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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운서 Sep 11. 2020

3주 차. 자기소개 잘하기(2)

단짠단짠 피드백(1) 자기소개 스피치 실습

3-2.  
 
자칭꼰대교수의 단짠단짠 피드백 (1) 자기소개 스피치 실습 
 


이번 강에서는 저희 뷰티매니저과 A반과 B반, 총 55명의 학생들의 자기소개 스피치에 제가 실제로 줬던 피드백들을 공통적인 몇 가지 문제들로 묶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자기소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내용에 대한 건 앞에서 얘기했으니 이 시간에는 온전히 스피치 스킬,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에만 집중해보려고 해요.  
 
저희 학생들의 문제점이지만 사실 스피치에 있어서 정말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시는 부분에 대한 분석과 개선 방향이 담겨 있으니까요. 여러분 각자가 갖고 계신 스피치에 대한 고민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 말하는 속도의 문제 (1) - 말이 너무 빠름 
 
-말이 빨라요. 말하는 속도 자체도 빠른데 한 문장 안에서도 쉬는 부분이 없어서 더 급하고 빠르게 들립니다. 오죽하면 내가 피드백 쓰다가 "숨 좀 쉬었으면 좋겠다..."라고 썼을 정도예요.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천천히 말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말이 빠른 사람들은 자기가 아무리 말 속도를 늦춰도 객관적으로 듣기엔 그렇게 막 느리게 들리지 않거든요.  
 
2. 말하는 속도의 문제 (2) - 말이 너무 느림 
 
-말이 기본적으로 느리네요. 스피치할 때 말 속도가 빠른 것보다는 느린 게 낫긴 한데...느려도 너무 느려요. 거기에 중간중간 "음..."하는 소리도 많이 내서 스피치 템포가 더 처집니다. 아무래도 템포가 처지면 듣는 사람들도 지루함을 느끼기가 쉬워요. 속도만 조금 더 빠르게 해도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3. 부정확한 발음 
 
-말할 때 턱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받침 발음이 잘 안 들려요. 입을 옆이 아닌 위아래로 더 움직이는 연습을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가장 큰 단점은 '발음'입니다. 사탕 같은 것 물고 발음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소리까지 더 답답하게 들립니다. 말을 할 때 입술을 움직이면서 입 앞쪽을 여는 느낌이 아니라 턱을 더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발음하면 발음 자체도 좋아지고 소리도 더 시원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ㅅ'발음이 많이 새는 편이에요. 영어의 th발음에 가까운 발음이 나네요. 고치는 방법은 사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ㅅ'을 발음할 때 혀가 어디에 닿는지 파악해봐요. 이에 가까이 닿을수록 th발음이 나고 혀를 입천장 쪽에 가깝도록 뒤로 빼서 발음하면 확실히 덜 새게 됩니다.  
 
4. 어린이 같은 말투(아투) 
 
-콧소리가 있어서 귀여운 느낌이 기본적으로 있는데 "에게에~, 데요오~" 이렇게 어절 끝이 올라가서 말이 전반적으로 더 귀엽게 들립니다. 말에서 중요한 부분은 '~다', ~요' 같은 끝부분이 아니라 그 앞의 내용들이잖아요. 근데 끝부분의 음이 올라가면 의도치 않게 그 끝부분만 들리게 돼요. 앞의 내용들이 죽고. 그러니까 어절 끝이 올라가지 않게, 그러면서 음을 끌지도 않도록 말을 평평하게 펴면 좋겠습니다.  
    
-말할 때 "해가주구우~", "그래가지구우~", "맞는 일인지잉~" 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귀여운 음색과 곁들여지면서 구연동화 같은 느낌도 주네요. 이제는 조금 더 전문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스피치를 해야 하니까 공적인 자리에서는 "해서.", "그래서.", "맞는 일인지." 이렇게 말끝을 끌지 말고 깔끔하게 끝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비격식체(해요체) 
 
-오늘 한 스피치는 다른 친구들과 교수인 제 앞에서 한 공적 스피치잖아요. 그런데 스피치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말이 다 '~요'로 끝나더라고요. 비격식체인 '해요체'보다는 말끝을 격식체, 그러니까 '-습니다'로 더 많이 끝내주면 훨씬 더 전문적인 느낌이 나는 스피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시선처리 
 
-스피치할 때 눈이 무척 빨리 왔다 갔다 하면서 움직입니다. 그러다 보니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가 많아요. 고개가 올라오다가 바로 내려가는 식으로 말이죠. 고개를 확실히 들어서 앞을 봐야 합니다.  
 
앞을 자주 봐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려도 괜찮아요. 한 문장을 말할 때 짧게 여러 번 앞을 보는 것보다 원고를 보다가 문장 마지막쯤 안정적으로 길게 앞을 한 번 봐주는 게 훨씬 더 좋은 시선처리입니다.  
 
-시선 처리할 때는 꼭 고개까지 같이 가줘요. 앞에 볼 때 고개는 원고 쪽에 있는데 눈만 추켜올리거나 양옆을 쳐다볼 때 고개는 안 돌아가고 눈만 갈 때가 많더라고요. 그러면 의도치 않게 청중들은 스피처가 자신을 째려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스피치를 할 때 앞에 사람들을 볼 자신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 근처에 있는 몇몇 물건들을 정해놓고 그 물건들에만 시선을 옮기면서 스피치를 해도 괜찮습니다. 1대 1 스피치가 아닌 한 청중들은 자기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스피처가 사람을 보는지 물건을 보는지 분간할 수 없거든요.   
 
7. 내용과 표정의 일치 
 
-마지막에 어덕행덕('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의 준말) 얘기할 때는 그 내용에 맞게 웃는 표정으로 마무리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행복하게 덕질하자고 하는데 표정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본인이 말하는 내용과 그때의 표정이 맞아야 스피처와 스피치에 대한 신뢰가 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본인을 '웃긴 친구'이자 '푸근한 친구'라고 소개했는데... 따듯한 이미지와 말투라서 '푸근한 친구'라는 것은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긴장한 탓이겠지만 스피치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아서 사실 '웃긴 친구'라는 말에는 공감하지 못했어요. 본인이 말하는 내용에 맞는 표정을 꼭 함께 지어주세요.  
 
8. 제스처 
 
-제스처가 굉장히 커요. 그리고 또 많이 씁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스처만 보여요. 제스처가 가뜩이나 큰데 손을 한 번 펼쳤다가 바로 또 손을 내리고, 그리고 또 바로 올리고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조금 산만해집니다. 스피치 자체에 집중도가 떨어지게 돼요. 
 
-제스처가 되게 래퍼 같아요. 무척이나 빠르게 제스처가 바뀝니다. 그리고 말하는 내내 그 제스처가 쉬지 않아요. 손 움직임을 좀 자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제스처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많은 것도 문제예요. 
 
-다만, '너무' 잘해요. 그래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현대 스피치보다는 옛날 웅변 같은 느낌도 살짝 듭니다. 그걸 극대화시키는 게 제스처예요. 손짓의 움직임이 과한데 그게 또 주먹을 쥐는 것과 손바닥을 펴는 두 개의 제스처만 반복이 돼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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