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운서 Sep 16. 2020

4주 차. 말을 잘하는 사람?(1)

'좋은 사람'이 '좋은 스피치'를 한다.


 '요식 사업으로 성공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두 명의 스피처가 스피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명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고 다른 한 명은 바로 접니다. 둘 중 한 명의 스피치만을 들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누구의 스피치를 들으실 건가요? 이 문장을 쓰면서 저 스스로도 어이가 없네요. 당연히 백종원 대표의 스피치를 들어야죠.  
 
그런데 왜 백종원 대표의 스피치를 듣는 게 당연한 걸까요? 모르긴 몰라도 스피치는 그래도 제가 백 대표님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잘하지 않을까요? 요리 대결이나 식당 점검이라면 몰라도 말로 먹고 산다는 저의 스피치가 훨씬 더 나아야 하잖아요. 
 
여기까지 오셨을 때 고개를 끄덕거리고 계시면 안 됩니다. 낫지 않아요. 제가 백 대표님보다 '말' 자체를 수백, 수천 배 더 잘한다고 가정할지라도 결코 백 대표님의 스피치보다 제 스피치가 더 나을 수 없습니다. 왜냐고요? 주제가 '요식 사업으로 성공하는 방법'이잖아요. 저는 이 주제로 스피치를 하기엔 결코 좋은 스피처가 아닙니다. 좋지 않은 스피처가 하는 스피치는 당연히 좋지 않은 스피치가 되겠죠.  
 
그렇다면 백종원 대표는 왜 저 주제에 있어서 '좋은 스피처'일까요. 그 이유는 세 가지로 풀어드릴 수 있습니다. 바로 '능력', '열정', 그리고 '신뢰성'으로 말이죠.  
 
첫 번째, 백종원 대표는 요식사업에 대한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요? 또 한 번 의미 없는 질문을 했네요.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를 말할 필요도 없이 그의 그림이나 사진이 크게 있는 식당의 간판을 우리는 곳곳에서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죠. 그렇기에 '요식사업으로 성공하는 방법'을 말해주기에 그는 충분한, 아니 넘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 백종원 대표는 요식 사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인가요? 2017년 SBS 연예대상에서 그는 '공로상'을 받았는데요. 수상소감에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지, 잘하는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좋아하는 일을 노력해서 잘하는 일이 되게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있다.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요리하는, 또 요식사업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그러한 모습이 방송 활동 초반에 그가 인기를 끄는 데 크게 한몫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능력이 있다는 것도, 열정이 있다는 것도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있나요? 우리가 누군가를 '신뢰'하는 데 있어서는 '선의'가 전제되어야 하죠. 백종원 대표는 과연 요식 사업으로 성공하는 법에 대해 청중에게 선의를 갖고 말을 할까요? 힘든 자영업자들을 도와주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설명할 것도 없이 그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전인 2013년부터 자영업자들을 위한 강의를 해오고, 유튜브에 자신의 노하우를 무료로 아낌없이 공개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는 것은 그의 선의를 충분히 보여주죠. 그렇기에 그의 스피치에는 자신의 말을 듣는 청중들이 정말 요식업으로 성공했으면 하는 선의가 담길 것이고, 그 선의로 인해 청중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백종원 대표의 스피치를 가정해서 좋은 스피처의 조건, 능력과 열정과 신뢰성 이렇게 세 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는 이 세 가지를 스피처의 '공신력'이라고 합니다. 이 공신력을 갖춘 스피처가 결국은 좋은 스피처라는 거죠.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요식 사업으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스피처로 왜 저를 선택하면 안 되는지도 공신력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단 능력! 저는 이 나이에도 라면 하나 제대로 못 끓일 정도로 요리 솜씨도 없고요. 사업 역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열정! 음, TMI지만 사실 저는 체구와는 달리(?!) 음식을 먹는 데 그렇게 큰 즐거움을 느끼지도 않아요. 신뢰감! 음, 이건 있다고 하죠. 청중들에 대한 '선의'는 있을테니까요. 총점을 매긴다면 공신력의 세 가지 요소 중 아무리 잘 봐줘도 저는 신뢰성 하나밖에 갖고 있지 않은 겁니다. 결국 저는 저 주제에 한해서는 결코 좋은 스피처가 될 수 없다는 거죠. 
 
어? 그럼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기지 않나요? 생겼으면 좋겠는데...한 번 생각해보세요. 공신력의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좋지 않은 스피처가 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세 가지 중에 여러분에게 가장 걸리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대부분 비슷한 답을 하겠죠. '능력'이요. 
 
여기에 대한 답은 저는 "노력도 능력에 들어간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과제로 하는 발표, 면접, 회사에서 하는 프레젠테이션 등 실제로 우리가 스피치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그 주제에 대한 권위 있는 전문가여서 스피치를 해야 하는 상황은 많지 않죠. 그럼 우리는 능력이 없으니까 결코 좋은 스피처가 되지 못하는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말하는 겁니다. 노력하면 돼요. 찾아보고 공부하면 됩니다. 내가 말하고 있는 내용을 단순히 외워서 하는 게 아닌, 제대로 이해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는 거죠. 노력하는 사람이 그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잖아요. 
 
좋은 스피처가 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좋은 사람이 되시면 됩니다. 공신력, 즉 능력과 열정, 그리고 신뢰성까지 갖춘 좋은 사람이요. 좋은 사람이 하는 스피치는 당연히 좋은 스피치가 되겠죠? 


 
 


<자칭꼰대교수의 강의 노트 4-1>


#좋은 스피처(공신력이 있는 스피처)의 세 가지 조건 
 
1) 능력 
2) 열정 
3) 신뢰성 

매거진의 이전글 자칭꼰대교수와 특'별난' 제자들의 이야기 셋.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