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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운서 Dec 14. 2020

말 잘한다는 사람들의 아주 작은 비밀

7주 차. 말의 강조와 변화 (1)



뜨거운 여름, 운동장에서 줄을 잘 맞춰 서있는 학생들. 단상 위에서 훈화 말씀을 하시는 교장  선생님. 그리고 하나둘씩 쓰러지는 학생들.

과장이 살짝 섞여 있긴 하지만 학창 시절 때 한 두 번 정도는 봐봤던 모습이죠? 모든 교장 선생님들이 다 그렇게 지루하게 훈화 말씀을 하시진 않으셨겠지만요. 왜 그렇게 우리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기가 힘들었을까요, 단지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로 대표되는 교장 선생님의 그 훈화 말씀이 너무 길었기 때문일까요?

아닐 겁니다. 아무리 길다고 해도 유현준 교수, 설민석 강사 등 소위 '스타 강사'라 하는 사람들의 강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듣잖아요. 그렇다면 지루한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과 스타 강사들의 말의 차이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그 결정적인 차이를 'Variation', 즉, '말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훈화 말씀을 하시는 교장 선생님의 말 스타일부터 볼까요. 일단 강대상 앞에서 떠나시지를 않죠. 손도 강대상이나 마이크를 잡으신 상태로 거의 고정돼 계실 거고요. 무엇보다도 말씀하시면서 톤이나 속도, 크기의 변화 하나 없이 아주 일정하게 준비해오신 연고를 잘 읽으실 겁니다.

그러면 반대로 스타 강사의 말 스타일을 떠올려볼까요. 설민석 강사 한 명만 떠올려보더라도요. 일단 기본적으로 움직임이 크고 많죠. 그리고 말을 하면서도 톤이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속도가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목소리 크기가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면서 아주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말 잘한다는 사람의 아주 작은 비밀은 별 게 아니에요. 그 말 속에 '변화'가 있다는 겁니다. 말을 할 때 내용과 분위기에 따라 톤, 속도, 크기 등을 계속해서 바꾼다는 거죠. 거기에 중간중간 '쉼'까지 제대로 활용한다면 '달변가'라는 칭찬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을 겁니다.

이 변화를 하나 두고 안 두고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한 번 확인해보시겠어요?

"ㅇㅇ월 ㅇㅇ일 프레젠테이션 시작하겠습니다." (쉬지 않고 쭉 읽기)
"ㅇㅇ월 ㅇㅇ일 프레젠테이션 v 시작하겠습니다." (v에서 한 번 쉬고 읽기)

어떠세요? 같은 목소리, 같은 톤, 같은 힘, 같은 속도로 읽는다 하더라도 중간에 한 번 쉬는 것과 쉬지 않는 것의 차이는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크게 느껴집니다. 쉼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느낌 차이를 크게 줄 수 있는데 나머지 변화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스피처가 될 수 있겠죠.

사실 우리 모두는 평소에 편하게 대화할 때 이런 변화를 무척 잘 사용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친구한테 영업(?!)해본다고 생각하세요. 어떻게 얘기하시겠어요? 이 상황에서 책 읽듯이 단조롭게 얘기하시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열정을 가지고 자기도 모르게 다양한 말의 변화를 사용하면서, 때로는 침까지 튀겨 가면서 말하고 계실 걸요?

2주 차에도 말했지만 가장 좋은 스피치는 '자연스러운 스피치'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말하는 것처럼 하는 스피치요.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 보고 등을 해야 할 때 괜히 사람들 앞에서 하는 거라고 딱딱하게 굳어서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 내용을 딱딱하게 읽느라, 또는 암기해서 뱉어내기에 바쁜 스피치가 아니라, 딱 한 명과 대화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의 여러 변화를 이용해서 말할 수 있으면 되는 겁니다.

그럼 그 말의 변화들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잠깐 쉬었다가 다음 시간에 알아볼까요.




<자칭꼰대교수의 강의 노트 7-1>


#말의 강조와 변화

1) 말 잘하는 사람의 비결은 Variation, 즉 '말의 변화'이다.
2) 말의 변화는 '톤, 속도, 크기, 쉼' 등으로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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