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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운서 May 02. 2021

소개팅을 성공하려면 자기소개를 하지 말자.


이것저것 많이 쓰는 블로그와 다르게 스피치 이야기만 주로 쓰는 브런치의 특성상 검색 유입을 자주 확인하지 않게 되는데요. 가끔씩 보다 보면 심심찮게 '소개팅 자기소개'라는 키워드로 제 브런치 글을 읽으러 오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아마 소개팅 자기소개를 검색해서 <자칭꼰대교수의 스피치 강의> 3주차. 자기소개 잘하기 글을 읽게 되실 것 같은데 그러면 실망하고 돌아가시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요. 연애 칼럼이나 유튜브 제안도 꽤 받고, 실제로 연애 상담 유튜브도 제작!(만 하고 결국 세상에 빛은 보지 못했던)까지 해봤던 사람으로서 오늘은 한 번 소개팅에서 자기소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저도 같이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안나운서의 소개팅에서 자기소개 잘하는 법.

-하지 않는다!!!



아니, 소개팅에서 자기소개 잘하는 법을 알려달랬더니 처음으로 나오는 게 자기소개를 하지 말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그 어색한 카페에서 자기소개를 쭉-하는 건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아요.


"저는 한국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서 지금 상숑전자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는 김남자입니다. 연봉은 세후 5천 정도 되는 것 같고 전세 살고 있어요. 가족은 부모님 두 분 다 계시고 밑으로 여동생 둘 있습니다."


...20년 정도 전 자기소개 같죠? 소개팅이 아니라 선자리 같죠? 그런데요. 요즘도 소개팅 첫 만남에서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이러한 자기소개의 가장 큰 문제는 내용도 내용인데 저렇게 쭉 다 말하면 이 사람이 궁금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혼자 말을 다 해버려서 계속 대화를 이어갈 여지도 주지 않았고요. 


그래서 제 생각에 첫 만남에서의 자기소개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냥 둘 다 딱 자리에 앉으면 "안녕하세요, 김남자입니다."까지만 딱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아주 가벼운 칭찬 정도 한 마디 더 하면 분위기에도 훨씬 도움이 되겠죠.


그러면 그다음에 어떡하냐고요? 질문을 해야죠. 만약에 사전 정보가 없다고 하면 정말 가벼운 것부터, 하지만 실례가 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나이를 먼저 묻는 건 요즘은 살짝 실례될 수 있으니 "혹시 무슨 일 하세요?"정도 물어보면 좋죠. 또 상대가 이렇게 물었을 때 바로 답을 하기보다 "음, 어떤 일할 것 같아요?" 라고 반문을 한다면 게임처럼 좀 맞혀보고 하면서 분위기가 좀 더 좋아질 수 있겠죠.


그리고 요즘엔 아만다나 글램 등의 소개팅 어플을 이용해서 소개팅들을 많이 하니 아주 기본적인 정보들은 서로 알고 나가잖아요? 그러니 괜스레 카톡만 하다가 실제로 얼굴 처음 봤다고 어색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것보다는 원래 알고 있던 정보들을 바탕으로 궁금했던 것들을 준비해서 잘 질문하면 훨씬 더 좋겠죠. 


질문의 힘은 대단합니다. 취조 질문이 아닌 한 관심을 갖고 해주는 질문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오히려 저 같은 경우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대화하면서 저에게 질문을 하지 않으면 "이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하고 생각하면서 그 관계를 정리하기도 해요. 첫 소개팅 자리는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질문을 통해서 상대가 마음껏 자기 매력을 편하게 어필할 수 있게 해 준다면 분위기는 물 흐르듯이 잘 흘러갈 거라 믿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단답형으로 끝낼 수 있는 질문을 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요. 소개팅을 잘하기 위해 '소개팅 자기소개'를 따로 준비하는 것보다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좋은 질문을 준비하는 게 훨씬 더 소개팅에 도움이 될 거라고 정리해봅니다. 잊지 마세요. 잘 준비한 질문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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