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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okjoo Mar 24. 2016

작은 우주

아름다운 우주가 한 사람 안에 있었다.

내 친구 혜정이는

며칠 전 내 생일에

우리 엄마 선물을 보내왔다.

어머니 고생하셨어요.


몇 해전 혜정이가 호주 유학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우리 친구들이 그녀를 병문안하러

사고 다음 날 호주에 갔었다.

괜찮니.


내가 고등학교 때

내 친구 송이 생일에 송이 어머니께 편지를 썼다.

어머니 감사해요.


송이 어머니는

108배 기도 중에 나의 기도도 빼놓지 않으신다.

번뇌를 버려라.


내 친구 인영이는

내가 지금의 신랑과 연애 때 이별했던 날

혼자 있을 나에게 새벽 2시 찾아왔다.

널 안아주고 싶어.


나는 그녀의 아버지가 혼자 집에 계셔야 할 때

나의 큰 아이를 업고

김밥을 싸서 가져다 드렸다.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내 친구 지선이는

어느 날, 내게 소포를 보내왔다.

우리 아이들 간식거리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아서.

그녀는 선물을 보내며 내게 편지를 썼다.

오히려 내가 고마워.


나는 지선이에게 한 권의 책을 보냈다.

짧은 편지와 함께.

너와 나는 빨간 머리 앤과 다이애나야.

나와 펜팔을 할래?


친언니 같은 미호 언니는

봄 햇살이 좋은 날

내게 두 잔의 커피 교환권을 보내왔다.

친정엄마와 좋은 시간 보내.


나의 친정엄마는

아이 둘을 키우는 미호 언니가 반찬 할 시간이 없을 거라면서

시금치나물과 조개젓을 무치고 멸치 볶음을 했다.

네 식사도 거르지 말거라.


나의 예전 직장 동료 티파니는

청첩장을 보내며 보고 싶다는 편지와 함께

우리 아이들 옷을 소포로 보냈다.

마음에 들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녀의 결혼식에 가기 전날

그녀에게 네 장의 긴 편지를 썼다.

은은한 사랑을 하며 살아요 티파니.


나의 직장 원장님과 사모님은

반년 동안 있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우리 아빠의 장례식에서

나와 함께 울어주었다.

내게 기대어 울어.


나는 눈이 펄펄 오는 날

그들을 생각하며 만두를 만들어 육수와 함께 직장으로 가져갔다.

우리는 교무실에서 다 같이 양반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아

나의 만둣국을 함께 끓여 먹었다.

또 있으니 많이 드세요.


내 친구 태규는

애들레이드에서 3개월 만난 유일한 한국 친구였는데

몇 년 후 내 결혼식을 위해 일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진심으로 결혼을 축하해.


그가 늘 나에게

내 글이 자신의 심장을 쿵쿵거리게 한다며 글을 써보라고 해서

나는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첫 글을 쓴 날, 나는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처음 읽어주었으면 좋겠어.



얼마나 많은 마음들이 오고 갈까?

한 사람이 하나의 인생을 사는 동안.


아이를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인생을 사는 데에는

온 우주가 필요한 것 같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온 마음이 다해 있었다.

가끔은 서로 모자라고 부족해도,

그들 사이에서

늘 어설픈 건 내 쪽이었지만,

그 순간순간만큼은

나 또한 온 힘을 다해 온 마음이었다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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