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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승남 Jul 12. 2018

책 내용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까?

지적 성장을 위한 북러닝 11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에 등장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보면 희망이 생긴다. 나도 저렇게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고, 우리 회사도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면서 큰 폭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성공사례를 모아 놓았기 때문에 나도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보통 자기계발서, 경영서는 성공한 개인 혹은 기업의 사례를 나열한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 즉, 성공의 원인이 되는 행동, 방식, 법칙 등에 관해 서술한다. 이렇게 되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책에 정리된 내용처럼 그대로 따라 하면 나도, 우리 회사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성공사례와 나는 처한 환경이 다르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을 통해 성공하는 기업의 사례를 연구하였다. 이후 위대한 기업을 연구했던 짐 콜린스는 본인이 위대한 기업 사례로 소개한 기업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을 출간했다. 위대한 기업도 세월이 흐르고, 경영환경이 바뀌고,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업도 환경이 바뀌면 이렇게 되는데 업종, 규모, 문화, 경쟁상황 등 모든 것이 다른 기업이 타 기업의 성공사례를 따라 한다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기업의 실패 원인이 각양각색이듯, 성공 원인도 다양한 원인이 해당 기업과 연관되어 시너지 효과를 냈을 것이다. 따라서 성공사례에서 공통점을 찾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으며, 이를 다른 기업이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더더욱 실효성이 없다. 


둘째, 원인과 결과가 불분명하다.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인 프릭 버뮬렌은 그의 저서 “비즈니스의 거짓말”에서 역의 인과관계에 관해 이야기했다.


수익이 저조한 기업은 수익이 더 나은 시장을 찾기 위해 활동 영역을 다양하게 넓힌다. 즉, 이런 기업이 하나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수익이 저조해 진 후에 나타나는 현상이지, 수익을 떨어뜨린 원인이 아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어떤 기업이 한가지 분야에서 큰 수익을 거두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오로지 거기에만 매달린다.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핵심 활동에 집중하는 것은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 성공 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 비즈니스의 거짓말, Page 203 


보통의 경영서는 기업이 활동 영역을 분산시키기보다, 자신 있는 한가지에 집중해야 수익이 극대화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프릭 버뮬렌의 주장처럼 저조한 수익 때문에 활동을 다변화했을 수 있고, 이익을 거뒀기 때문에 거기에만 집중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경영서에서 말하는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개인의 성공 사례도 마찬가지다. 1966년 스탠퍼드 심리학과 월터 미셀 박사팀은 4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시멜로 실험을 했다. 먹음직한 마시멜로를 접시에 놓고, 아무 때나 먹어도 되지만 엄마가 올 때까지 마시멜로를 안 먹고 있으면 한 개 더 주겠다고 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살핀 실험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마시멜로 실험’은 ‘인내심=미래의 성공’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으며, 많은 자기계발서에 인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뉴욕대, UC 어바인 공동 연구팀은 같은 실험을 한 결과 자제력은 미래의 성공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기준으로 자제력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며 다양한 능력의 개발을 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 원인과 결과가 보는 관점에 따라 뒤바뀔 수도 있고, 연구 방식에 따라 달라지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제의 원인을 개인 혹은 개별 기업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한국노동연구원(2018년 3월 18일 발표)이 펴낸 ‘비정규직 고용과 근로조건’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기준 15세 ~ 24세 청년 가운데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율이 51.2%라고 한다. 과반수의 청년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20 – 30대 비정규직 비율 또한 이보다 낮지만 35.7%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무조건 절반은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이 바뀌거나, 무역분쟁이 발생하거나, 급격한 환율 변동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을 개별 기업이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영법칙이나 기업 문화만으로 거대한 파고를 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책에서 소개하는 성공사례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각자가 처한 환경이 다르고, 원인과 결과가 바뀔 수도 있으며, 개별 기업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도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효과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일단, 따라서 해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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