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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Jan 08. 2016

함께 한다는 것

따로 있던 시간보다 함께한 시간이 많은 분들을 만나고

길을 걷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게 되죠.

길거리에 나 혼자만 있지 않아요.


가게, 광고판 그리고 오토바이, 노점상보다 사람이 많이 있어요.


더 자세히 바라봅니다.

혼자 걷는 분도 있지만 함께 걷는 분들이 눈에 들어오죠.

그리고 

장소를 옮겨봅니다.


복잡한 번화가에서 살짝 제가 살고 있는 동네로 들어왔어요.


여기는 제가 번화가에서 본 풍경과 다른 풍경이에요.

중년의 부부, 노부부들이 많이 계시죠.

아침에는 학생들,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데,

오후가 되면 함께 장을 보러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요.

또, 친구들과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오늘은 함께 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짧게 해보려 해요.


따로 살았던 시간이 20년~30년이란 세월이었을 테고,

함께 한 시간이 20년이 넘은 분들이죠. 결혼하기 전 나이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분들도 많이 계시죠.

저희 엄마와 아빠도 그렇죠.


일상. 함께 하는 분들. @인천 계양구 계양대로

함께 낯선 도시에 와서 

어려운 시간, 행복한 시간, 괴로운 시간, 즐거운 시간, 슬픈 시간, 행복한 시간 그리고 다양한 시간을 함께 하셨을 거예요.


처음엔 겁 없이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함께 겪으며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현명해졌다 싶은 순간.

젊음이 보이지 않고, 주름이 보이고,

생각보다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하루를 함께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갖게 될 것이에요.


그런데, 잠깐 생각을 해봤어요.

우리 엄마, 아빠도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생각을 했죠.

엄마랑 아빠는 손 잡고 다니는데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그렇지 않고,

거리에서 본 분들도 손 잡고 다니시는 분은 적었고

젊은 분들은 잡고 다니고 그랬죠.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들이 있어서 그렇겠죠?


식사를 함께 하는 시간, 

드라마를 함께 보는 시간,

시장을 함께 보는 시간, 

함께 잠을 자는 시간 등등 함께 오래 해왔기 때문에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겠죠?


어제, 라디오를 듣는데 주제가 '엄마'였어요.

'엄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울컥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라디오에서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노래를 들으니까 더 울컥하는 거죠.

'아빠'라는 단어를 들어도...


오늘, 아님 이번 주 아니면 이번 달, 엄마 아빠와 함께 길을 걷게 되면 가운데 껴서 팔짱을 껴보거나, 손 잡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떨어져 다니신다면 손 잡아 드리는 것도 있고요.

아님 잠자기 전에 사랑한다고 한마디 전해드 리거 나요.


함께 한다는 것, 엄마와 아빠 둘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도 함께 하고 있잖아요.


예전에 아빠가 엄마에게 이런 말을 해줘서 하루 종일 울었던 적이 있어요.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시효 키운 시간보다 더 적을 것이라고, 더 열심히 돌아다니고, 더 열심히 놀러 다니고, 더 열심히 함께해야 한다고.'

엄마도 아빠도 울었고 저도 울었죠.


전 아빠, 엄마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는 것이잖아요.

순간 겁이 나더라고요.


하루하루, 일상의 그 순간,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분들과 짧더라도 이야기도 나누고 

사랑하는 분이 있다면 '사랑한다. 고맙다.'라는 말을 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일상의 밀도. 함께 한다는 것. 생각. 


2016.01.08.



https://www.youtube.com/watch?v=HW5HU6o1eMA

기억을 걷는 시간. 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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