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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Jan 13. 2016

바다와 하늘을 함께 바라보다.

제주의 바다와 하늘이 담고 있는 의미

이번에 제주에 와서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은 장소는 

해안도로입니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은 호텔이겠죠.

바다와 하늘 보고 잠자러 제주를 왔기 때문이에요.


제주, 많은 분들이 힐링을 위해서 옵니다.

네, 맞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고(제주 시민이 아니라면)

들리는 것은 

바람소리, 파도소리... 가끔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곳이죠.


조용히 길을 걷다가 어디 엉덩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바위에 앉아 바다를 보고 하늘을 보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난 힐링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닌데,

갑자기 눈물이 또르륵 흘렀습니다.

그리고 막 웃음이 났습니다.


너무 피곤했는데 뭔가 제가 평소에 느끼는 것과 다른 것 이었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일에, 사람에 지쳐있다가 제주로 온 분이 많아요.

저는 왜 울었을까요.

그동안 잠을 잘 못 잘 정도로 가려움에 지쳐있다가

숨 크게 들이 마시고

우리가 푸르다고 하는 것들만 보면서  마음속 깊은 데가 가벼워져서 그런 걸까요?


제주 와서도 잠을 잘 못 자고 있지만

평소에 어깨 위에서 떨어지지 않던 곰 여섯 마리는 떨어진 것 같아요.

오후 3시부터 졸려운 하루입니다.


여러분은 제주에 와서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에피톤프로젝트의 유채꽃 들으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 공연입니다.


바다와 하늘을 같이 바라보다.
바다와 하늘을 같이 바라보다. 파도가 크다.
망고 주스가 그렇게 맛있다는 곳에서 바다와 하늘을 같이 바라보다.
조그만 항구에 들려 바다와 하늘을 같이 바라보다.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나만의 아지트에서 갈대가 부딧치며 내는 소리를 들으며 바다와 하늘을 같이 바라보다.
해안도로에서 잠시 멈춰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늘과 바다를 같이 바라보다.
초원과 지니어스 로사이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다.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창을 바라보다.
숲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사실 제주는 육지와 다르게 

생존의 끝에 있는 섬이에요.

이 곳에 오는 분들은 모두 다 생존의 끝에 서게 되죠.


다음에 더 이야기를 하겠지만


제주도민들에게 바다는  먹고살기 위해 몸을 던져야 하는 곳이죠.

파도가 얼마나 크게 치던 들어갑니다.

자식들은 같은 일을 하지 않고 서울 가서 살기 원해 물질을 한번 더 하는 그런 바다죠.

파도는 바람이 만들어 냅니다.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불면 파도는 더 세고, 지붕은 낮겠어요.

바다로 아낙네들이 나가 물질을 하면

남편들은 선착장 끝에 담배 하나 물고 서서 긴장을 하며 있습니다.

혼자서는 못 살기 때문에 그렇죠.

정말 봉사하기 힘든 곳입니다.

하지만 살기 위해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파도가 잔잔하면 물질을,

그리고 평소엔 감자, 당근,  쌀농사를 하며 살죠.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자기 자신을 가꿀 시간조차 없었던 해녀들의 손에 꼽히는 가꿈.

다 같이 하는 뽀글뽀글 파마

그리고 분홍색 옷

...

그리고 육지에서 자신들의 하루에 지쳐 제주로 온 분들도 

새로운 생존을 위한 벼랑 끝으로...


생존을 위한 곳이기에 주위를 둘러보면 건물에 공통적인 특징이 보입니다.

돌을 쌓아 만들거나

노출 콘크리트로 만든 건물.


노출 콘크리트...

외관을 예쁘게 해서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공간 안에 들어왔을 때, 마음 놓고 잠을 자고 생활할 수 있기만 하면 되고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기에 

집, 생활시설들이 단순한 공간 제공을 위한 건물은 노출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죠.


노출 콘크리트 건물들을 보면 

저는 뭔가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누군가는 가벼워진다 하지만

제주사람들이 그동안 생활해 온 것을 생각해보면

신경 쓸 시간 없이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바다와 하늘을 걱정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과 영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제주.


마음 편해지기 위해 왔다가 마음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집에 가면,

제 일상으로 돌아가면, 

더 치열하게 살아갈 거예요.


Queen과 David Bowie가 함께 한 몬트리올 현장 그대로 담은 Under Presure 무대.


정답없는 시도를 꾸준하게 해야겠어요.

Everyday is, no correct answer, for attempt.

20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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