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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Sep 21. 2016

전신사진을 찍습니다.

전신사진을 찍습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찍고 싶었는데

뭔가 의도한 것처럼 찍혔어요.


삼각대를 들고 

아침 공원에 나갔습니다.

매일 아침 공원을 걷기 때문에 어디가 사진이 잘 찍히는지 알고 있었죠.


삼각대를 설치하고

아이폰 카메라를 켜고

10초 타이머를 맞추고 

사진을 찍습니다.


찰칵

찰칵

찰칵


그런데 주변에 학생들이 찍히는 거예요.


등교시간에 사진을 찍어서 그랬죠.


동네 공원은 중학교, 여고, 남고를 가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곳인데요.

저는 그 공원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10분 안에 찍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나갔는데

8시부터 8시 30분까지 등교하는 학생으로 공원이 붐빈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되었어요.

10년 전, 저도 그 등굣길, 그리고 공원을 지나가는 길을 다녔는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그땐, 일찍 가서 못다 한 공부 하느라 7시에 등교했거든요...)


처음에 삼각대로 찍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오지 않아서

학생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등교하느라 시간 없을 텐데 여기서 사진 두 컷만 찍어줄 수 있을까요?"

"사진 찍어주면 내가 친구들 사진 같이 찍고 인화해서 보내줄게요."


사진을 계속 찍습니다.

찰칵

찰칵


등교 마감 시간이 다가와 학생들은 학교로 갔고

이제 감도 잡혔습니다.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었죠.


찰칵


사진을 보며 참 그랬습니다.


운동을 계속하는데 살은 빠졌다가 차올랐다를 반복하고

오늘 오후에 동원훈련에 입소해야 하는데 전투복 벨트가 엄청 짧은 거예요.


그땐 허리둘레가 28이었는데

지금은 32~33이니... 말 다했죠.


이번에 훈련 가서 식사 제대로 못할 테니 살 빼고 와야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얼마나 빠져있을지


전신사진 찍기 끝


21.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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