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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Sep 24. 2016

내 작은 비밀, 데미안

이번 달, 헤르만 헤세의 글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이 책을 읽고 헤세의 책을 다시 읽고 있기 때문이죠.


데미안.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을 거예요.


이야기가 우리의 어린 날들과 비슷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죠.

1919년 헤르만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이 책을 공개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소년 싱클레어가 스스로 깨우치며 커가는 날들을 들려주고 있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어두운 무의식의 세계를 알게 되고 자신의 속, 내면을 알게 됩니다.


사실 이 책 데미안은 제1차 세계대전이 확대될 때, 독일의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많이 갖고 있었던 책이라고 해요.


어른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껍질을 깨고 현실의 세계로 나가는 우리들을 은유하는 책이고 어떻게 보면 통과의례처럼 읽히고 있는 책이죠.


처음 이 책을 접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4학년 때인가...

(집에 여러 출판사에서 만든 문학전집이 있어서 책을 일찍 접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사실 왜 데미안이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책을 만들었을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데미안이 출간되고 독일 사회에서 에밀 싱클레어가 헤르만 헤세라는 것을 찾아내죠.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누리꾼분들이 사건을 해석, 분석하고 답을 찾아가는 그런 과정을 그때 데미안의 기고문, 책으로 발견한 것이에요.


사실 누구든지 혼자서만 알고 있는 작고 소중한 비밀을 지키고 싶은 권리가 있는데 민낯 아니 속 마음이 드러난 것이죠.


이름이 공개되고 헤르만 헤세는 그의 책 데미안이 받은 폰타네 상을 반납하고 새로 발행되는 책에는 에밀 싱클레어가 아닌 헤르만 헤세 본인 이름을 넣게 됩니다.


이후 헤르만 헤세는 소중한 비밀을 지키고 싶어 질 때, 비밀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돌아와서.

왜 헤르만 헤세는 에밀 싱클레어 그리고 20대의 나이로 가장했을까요?


시대를 잘 생각해보면 됩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젊은이

20대

성장

방황

암울함

무서움

등등...


당시에도 지금 2016년 우리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을 다른 방식으로 소유하고 있던 것이죠.

태어나서 성장하고 꿈을 갖게 되고 실현하는 그 과정 언저리에 있는 20대의 젊은이들이 전쟁에 나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기약을 하게 됩니다.

또 전쟁이 끝나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그 젊은이들에게 마음 따뜻한 40대 아저씨의 정이 담겼다고 해야 할까요?


헤세는 이랬습니다.

잘 알려진 이름으로 젊은이들이 불신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이죠.


젊은 작가가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고민들을 담은 책을 선보이고 그 책의 내용에 나와 비슷한 처지의 주인공 그리고 그 역경을 이겨내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독일의 많은 젊은이들이 힘을 냈을 거예요.

또 이후 전 세계에 책이 퍼지면서 젊은이들의 상징과 같은 책이 되었죠.


데미안에 이런 이야기가 숨겨있었습니다.



22.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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