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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Sep 27. 2016

풀리지 않을 강한 엔

플라자 합의를 생각해보기

1985년

G5 국가의 재무장관들이 플라자 합의를 마쳤습니다.

G5, 미국, 일본, 영국, 서독, 프랑스 이렇게 다섯 국가로 구성되어있었죠.


화폐전쟁을 읽고 그리고 경제 교과서를 읽으면

플라자 합의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말을 합니다.


플라자 합의를 하게 된 계기는 엔과 마르크화의 가치를 올려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일본과 서독은 당연히 반대를 하죠. 수출을 해야 살 수 있는 국가니까요.

하지만 미국은 보복관세를 하겠다고 경고를 하고 달러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힘을 씁니다.


사실 미국, 상황이 많이 급했을 것입니다.

냉전체제에 돌입되고 20년 넘게 적자였고 결국 1983년 채무국이 되면서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되었거든요. 무역수지의 적자를 해결하면 어느 정도 살아날 수 있었는데 당시 일본이 엄청 성장하면서 G2까지 올라오거든요. 미국에서 37% 정도 무역 적자를 발생시키는 일본을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엔화 절상을 위해 어떻게든 하려 했죠.


관계 악화

일본은 미국의 강요를 받아들입니다.

자위대 문제도 있고 무역 흑자로 미국과 관계가 나빠지기 시작했거든요.

실제 플라자 합의 후 240엔이 넘던 엔 달러 환율은 1년 뒤 150엔 가까이 올라가버리고 오늘은 100.5엔입니다.

엔화 절상 폭을 당시 전문가들은 15~25%로 봤는데 예측은 그냥 예측이 되었죠.


엔고 현상은 일본의 구매력을 더 강하게 합니다. 100엔으로 40센트짜리 콜라를 마셨다면 엔의 가치가 오르면서 80센트짜리 오렌지주스를 마실 수 있게 되고 미국 자산을 일본이 마구 마구 삼켜버립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자존심이 엄청 올라갑니다.

(여담인데, 2004년 잠시 인도에 있을 때, 우다이푸르의 어느 상인이 제게 말해준 것인데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에 일본인이 많이 왔고 2000년대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오고 있고 앞으로는 중국인이 많이 올 것 같다는 말을 했었죠. 맞는 말 같아요.)


니케이는 플라자 합의 그 후 3년 동안 3배 오르고 부동산도 막 가격이 올라갑니다.

버블 경제의 시작이 되었죠.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에 일본 정부는 대출을 제한하고 정책금리를 2.5%로 낮췄던 것을 3.5%로 올리면서 금융시장이 얼어버리고 부동산의 담보 가치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은행 대출은 부실 채권이 됩니다.

금융회사는 쓰러지고 대기업도 쓰러지고 구조조정이 시작되었죠.

그렇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됩니다.


미국 주도의 플라자 합의가 일본 경제를 짧은 순간에 침몰시켜버립니다


플라자 합의

왜 해야 했을까요? 그리고 원인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브레튼우즈 체제를 깨버린 1971년이 문제였습니다.

달러와 금이 같이 연동되어있던 것을 그냥 끊어버린 것이죠. 그러면서 세계경제가 흔들린 거예요.

미국이 사실 돈 쓸 곳이 정말 많았어요.

베트남 전쟁하느라 돈을 막 찍어내야 했고, 미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퍼뜨리기 위해서 달러를 글로벌화시키는 과정에서 돈을 더 찍어내면서 금 1온스의 가치가 35달러라는 것이 말이 안 되게 되죠.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석유파동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수많은 달러가 풀려있던 것을 조절할 필요가 생깁니다.

1981년에는 연방기준금리를 6%에서 19%로 올려버리죠. 

요즘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숫자 금리 19%

전 세계에 퍼진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원자제 가격이 줄고 물가가 돌아왔는데 심하게 올려버린 금리로 국채 가격이 막 떨어지고 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합니다.

숫자를 너무 크게 잡은 것이 레이건 정부가 갖게 된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왔던 것입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에어컨을 틀었는데 레이건 정부는 온풍기를 틀어버린...


금리가 많이 올랐기에 정부가 부담할 이자도 어마 무시해지면서 미국은 한방을 노립니다.


흔들기

수출 증가로 매년 고성장을 하던 일본을 미국 정부는 환율 개입이 과하다며 일본을 흔들어 버립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전의 환율 수준을 만들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정부 주도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낮은 엔화의 가치로 미국 말고도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보면서 미국을 압도해버립니다.

1987년에는 세계 50대 기업 중 미국 기업이 14개였다면 일본은 33개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엔화를 국제결제 통화로 사용하면서 미국을 자극합니다. 우리나라 말고도 아시아 국가들이 좀 있었죠.

달러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고 있는 미국 레이건 정부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다 모여!

G5 국가의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플라자 합의가 통과되었습니다.

일본인 손을 들어버린 것이죠.

미국은 일본이 엔화 절상을 하면 미국 의회가 관세 법안에 대해 거부를 할 것을 약속했고 일본은 엔화 절상이 되어도 충분히 버틸 것이라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미 달러화 가치를 내릴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고 대외 불균형 축소를 위해 재정·통화정책을 공조한다’

플라자 합의의 성명은 이 한 문장이었습니다.


목표 환율의 범위, 개입 전략 그리고 개입 규모를 미리 정해두고 6주에 걸쳐 실시를 합니다.

단기간에 미국 달러 가치를 10~12% 내리면서 6주간 180억 달러의 협조 개입을 하고 

미국과 일본이 30% 씩, 독일이 25%, 프랑스가 10%, 영국이 5%를 부담합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면 G5가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기로 합의합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은 재정 적자를 줄이고 물가안정을 목표로

독일과, 일본은 내수 확대를 목표로 경제성장모델을 수정합니다.


언제 풀릴까?

힘에 의한 환율 조정이 얼마나 큰 상처를 입게 하는지 보여준 결과가 바로 플라자 합의입니다.


일본은 계속 살아나지 못하다가 아베 정권의 노력으로 조금씩 경제가 숨을 쉬기 시작했죠.

엔화를 평가 절하하기 위해서 채권, ETF를 매입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요.

일본은행이 살 수 있는 국채도 줄어들고 있고 당장 쓸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결국 장기금리를 0%로 유지하고 단기 채권 금리의 차이를 벌려 놓는 것을 할 것이고요.

일본 정부도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쓰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힘으로 눌려버린 일본, 경제가 건강해지고 엔고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유럽처럼 마이너스 금리가 더 강하게 될 것 같은데 경제는 어렵네요.

올해만큼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없는데


아! 브렉시트 이후로 파운드화 가치가 많이 변했습니다. 1파운드에 1400원대에 거래되고 있더라고요.

올 겨울, 내년 봄에는 영국 여행 어떠신가요?


27.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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