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HN SIHYO Sep 29. 2016

고향

그리운 고향

"할머니는 언제 고향에 가고 싶어?"

"엄마가 보고 싶을 때 가고 싶지."


올해는 매주는 아니지만 되도록 자주 할머니를 찾아뵙고 있습니다.


할머니와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고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다 보고 할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나왔습니다.


고향.

고향에 대한 의미가 많이 옅어진 요즘 고향에서 멀리 오래 떨어져 있는 할머니는 그 고향을 그리워했습니다.


인천에서 태어나

엄마와 함께 병원 밖을 나와서 아빠와 셋이 함께 살았던 동네도 인천, 작전동

동생이 태어나 함께 살았던 곳도 작전동

작은 집에서 조금 큰 집으로 옮겼을 때도 반 블록 떨어진 작전동의 한 아파트

삼촌과 고모가 들어와 살았던 그때도 작전동

유치원 들어오면서 이사해 들어온 아파트도 작전동

그리고 지금 쭉 살고 있는 동네도 여기죠.

작전동 찬가 아니에요^^

그만큼 이동을 멀리 하지 않고 한 동네에 오래 살아 제게 사실 고향의 의미는 크게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빠, 엄마는 용인에서, 괴산에서 서울로 올라 온 분들이죠.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가끔 어릴 때 살던 그 동네 가보고 싶다고 하셨죠.


이번에 조금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갈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내일(30일 금요일)이 되어야 확실해질 것 같아요.


할머니가 전라도의 풍경을 담은 영상들을 볼 때마다 친구들을 그리워했고 고향을 그리워하시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니 할머니와 같이 가보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아빠한테 말했죠.

(어제 브런치에 쓴 아빠와의 대화 끝 무렵에 말했어요)


"아빠 주말에 할머니, 이모할머니랑 같이 담양 갔다 오자"

"그럴까?"


이렇게 특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할머니와 이모할머니가 자주 전화하는 것을 들으면서 더 늦기 전에 두 분을 모시고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아빠도 저도 하고 있었고 아빠 혼자 가면 힘들고 피곤할 수 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생기니까 추진력이 생겼어요.


할머니와 이모할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10월 1일 토요일에 1박 2일로 담양, 남원을 다녀오자고 전했습니다.


어디 어디를 갈까...

할머니와 이모할머니께 어디 가고 싶은지는 당일에 듣기로 하고 

(이모할머니와의 에피소드가 엄청난게 있어서 친척들 모이면 그 이야기 하시는데 이번에 또 듣겠네요.)


제가 갔던 곳으로 코스를 만들었어요.

금요일 아침에 아빠랑 여행 코스 짜기로 했는데 아빠가 어떤 코스를 준비했을지 궁금하네요.


이번 여행 제가 쉬고 싶어서, 오랜만에 숲 길 걷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는데

아빠도 가고 싶었고

엄마는 그동안 못한 정리를 한다고 했지만 저는 알고 있죠.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루 종일 나눌 것이고 드라마를 엄청 볼 것이라는 것을

이렇게 네 가족의 10월 첫 휴식 계획이 만들어졌어요.


출처: 담양군청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흐리고, 비가 내릴 수 있다지만 

상큼한 가을을 즐기고 올 생각에 들뜨네요.


이번 주말, 하루 더 쉬는데 가까운 수목원 나들이 어떠세요?


29.09.2016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아빠와 이야기를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