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라켓을 다시 잡는데 20년이나 걸렸습니다.
20년.
엄청나게 길고 긴 시간이죠.
다시 치기 시작한 지 4~5달 정도 되었는데
조금씩 기량이 올라가고 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 이후로 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세부터 다시 잡아야 했고
몸이 잊고 있었던 테니스 습관을 깨우치는 것보다 새로 배우는 게 더 나을 정도였어요.
매일 유튜브를 통해 테니스 코칭 영상을 봤고 시간이 있을 때 스포츠 채널을 통해 테니스 중계를 보며 배웠습니다.
테니스를 그만두고 시작한 볼링.
그리고 다시 시작한 테니스
이 두 운동은 제게 의미 있는 운동입니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바로 이 것 때문이죠.
내가 원하는 대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테니스와 볼링이었어요.
일을 하건 공부를 하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버텨내야 하는 고난의 과정들이 펼쳐지는데
볼링과 테니스는 바로바로 내가 잘 하고 있다는 것, 잘 해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실패
실패를 해 본 사람이 다음에 무언가를 할 때 더 잘 해낸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어요.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도 해 본 사람이 다음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또 성공할 수 있고 그 성공하는 과정에 어떻게 해야 실패를 하지 않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더 잘하려고 하죠.
제겐 이 두 운동이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잘 하고 있다. 나는 성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었어요.
사업을 정리하고
3개월 인턴을 마치고
처음으로 입사지원서를 쓰고 있는 4개월
어쩜 더 길어질 수 있겠지만
'불합격되었습니다.'라는 연락을 받을 때마다 스스로 힘이 빠지고 다시 글을 쓰는 것이 힘들었는데
그때 시작한 테니스가 엄청난 힘이 되어줬습니다.
지금은 정말 못하고 있는데
치는 것은 하니까
조금 더 치고 더 치고
그리고 내가 보내고 싶은 곳에, 내가 원하는 자세로 공을 보내게 되니까 운동으로 위로받게 된 거죠.
더 중요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하고 또 하면 더 나아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다음 달에는 공을 칠 때, 더 정확해지면 좋겠어요.
30.09.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