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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Dec 08. 2016

머무는 눈길에, 눈꺼플의 떨림에, 어깨 끈의 스침에.

기욤 뮈소를 다시 읽다.

지난 2주일도 생각보다 더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책 꽂이에 오래 있던 책들을 정리했어요.

그리고 기욤 뮈소의 책을 한 칸에 다 넣었죠.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당신 없는 나는?
그 후에
종이여자
천사의 부름
7년후
내일
센트럴파크
지금 이 순간
브루클린의 소녀


2006년부터 기욤 뮈소를 읽기 시작했는데 10년동안 13권의 책을 썼더라고요.

한때, 책이 너무 빨리 나와서 기욤 뮈소는 천재구나. 기욤 뮈소는 글을 빨리 써서 부럽다.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기욤 뮈소의 책에서 잊지 못하는 것.

이야기의 소재도 있지만 

저는 레퍼토리에 어울리는 글귀라고 생각해요.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의 책들은 모두 생각조차 못했던 아이디어, 이야기, 그리고 반전이 담겨 있어서 제가 기욤 뮈소에게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책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중독성이 있어서 그냥 빨려들어가죠.


*이미지는 제가 찍은 사진, 알라딘에서 저장한 표지사진, 영화 소개 페이지에서 저장한 포스터가 있습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올해 기대작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있습니다.

뒤에 이야기를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첫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어요.

김윤석과 변요한이 2인 1역을 하는 이 영화 기대됩니다.


Flash back: 과거를 회상하다.


#1

구해줘 Sauve-moi (2006년)


"자네가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춘 거라네."


구해줘는 뉴욕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그들만의 삶을 보여주면서 한번에 다루기엔 좀 많은 주제들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사물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프랑스 소설 베이스에 미국 소설 특유의 잔혹함, 빠른 전개, 감각적인 요소들이 섞여있죠.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나하나 이어가는 것을 읽고 있다면 계속 놀라게 될 것입니다.


처음 구해줘를 읽는데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다 읽고 스스로 영화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렇게 기욤 뮈소를 기다리게 됩니다.


#2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Will you be there?(2007년)

"난 우리가 함께 보내는 순간들을 모두 머릿속에 저장해 놓거든. 단편영화처럼 말이야."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이건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책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욤 뮈소의 책을 영화로 보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이 책은 더 큽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은 남자가 30년 전에 자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이 담겨있죠.

기욤 뮈소의 특징이 여기서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1번 로맨스

2번 뭔가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미스테리

3번 눈 감고 그려질 정도로 영상미가 느껴지는 장면 구성

4번 빠른 전개입니다.

197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현재, 과거, 현실, 초현실이 서로 얽히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앨리엇의 고군분투를 우리나라 영화에서 변요한과 김윤석이 풀어내죠.


#3 

사랑하기 때문에 Parce que je t'aime (2007년)


"그리고 다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이야기에 계속 나 스스로 의심을 하고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엄청난 반전이 있죠.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상처를 입힌 사람과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서로 용서를 하고, 화해를 하면서 이겨내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장면 하나하나 너무 예쁘게 그려지고, 글을 읽는데 영화 몰입감이 느껴질 정도로 구성이 치밀하고 속도감이 있어요. 제목에 있지만 사랑, 사랑은 이 소설의 에센스에요.


#4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Je reviens te chercher (2008년)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운명이란 삶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구실일 뿐이죠."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는 지금까지 읽었던 기욤 뮈소의 책 중에서 읽으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운명을 믿게 하려는 느낌도 받았어요.

성공만 위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 20년의 삶을 버린 정신과 의사 에단의 삶이 담겨있는데요. 그동안 자신의 기반을 모두 그대로 두고 떠나서 우연한 만남을 하면서 어떻게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지 이야기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흠칫 흠칫 놀라는데 그러면서 이상한 곳으로 빠져들게 되죠.

운명에 대한 성찰과 자기가 생각한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해 담은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역시 숨 쉬기 힘들 정도로 박진감이 있고 결말에서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프랑스 소설 기법이 들어있습니다.


#5 

당신 없는 나는? Que serais-je sans toi? (2009년)


"그 누군가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고통을 주었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걸 깨달을 때 비로소 위대한 사랑이 시작된다고 했다"


당신 없는 나는?은 좀 우울했던 때, 마음이 허할 때 처음 읽은 책이라 오래 기억이 남아있어요. 

주인공 가브리엘의 인생에는 두 남자가 있는데요. 한 남자는 첫사랑, 다른 한 사람은 아버지죠.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남기고 떠난 두 남자가 갑자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나타나서 삶을 흔들어버리는데요.

처음부터 정리 되어서 부드럽게 읽혀지는 글이 아니고 정리되지 않아 어수선하면서 어느 순간 빨려들어간 나를 발견할 거에요. 책 읽으면서 다음 장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지? 얘는 이렇게 할거야 이런 생각들을 그냥 덮어버리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생각하는 것은 가능성을 열게 하는 키였어요.


#6 

그 후에 Et Apres... (2010년)


"이 작은 초의 불빛이 얼마나 멀리까지 퍼지는지 보라! 이처럼, 작은 선행도 이 적재적인 세상을 환히 밝힌다."


그 후에는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들어있어 조금 스릴러 같다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메신저, 임사 체험, 죽음의 예언, 사후 세계를 다루면서 그 가운데 있는 것 바로 삶에 대한 애착입니다.

화려한 커리어를 만들며 살아가는 네이선이 말로리와 이혼을 한 상처를 갖고 있는데 메신저라고 하는 가렛을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

저 스스로도 충격적이었어요.

죽음의 그 순간에 나는 무엇을 생각할까?

왜 사랑은 소중할까?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숨 막히게 긴장되게 만드는 서스펜스에 이야기를 그냥 뒤집고 또 뒤집는 반전이 있는 이 책에서는 성공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라고 가르치고 있어요.

죽음을 다루면서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기욤 뮈소의 이 책에서는 정말 강하고 더 강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7 

종이 여자 La Fille de Papier (2010년)


"정말로 진정한 친구는 새벽 4시에도 전화를 걸 수 있는 친구이다."


종이여자는 군대에서 읽어서 잊지 못하는 책입니다. 그 때 도서관에 다양한 책이 많아서 매일 책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었죠.

기욤 뮈소는 종이여자에서도 본능적으로 복잡한 이야기를 빠르고 술술 읽히게 풀어냅니다.

베스트 셀러 작가와 소설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 둘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어린 시절 경험을 살려서 3부작 책을 쓰고 베스트 셀러가 된 톰의 삶에 소설 속 인물인 빌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둘은 사랑을 하고 현실과 소설 그 속에서 우리를 환타지의 깊은 곳으로 끌고 가죠.

이 책을 읽고 나서 

제 삶이 내가 주인공인 소설이라는 것을 잠깐 잊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치밀한 이야기의 전개, 독특한 관계를 만들어버리고 또 다시 반전!

소설에 리듬을 넣어서 풍부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8 

천사의 부름 L'appel de l'ange (2011년)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앞서서 환타지에 스릴러까지 담긴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이야기했는데 천사의 부름은 급이 다릅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면서 또 감동 팍!

뉴욕의 JFK 공항에서 우연히 부딧친 남녀가 폰을 떨어뜨리고 실수로 서로의 폰을 주머니에 넣고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지금 이 글을 읽으면 좀 놀랄 수 있어요.

2011년에는 스마트폰이 있었지만 그렇게 퍼지지 않아서 폴더폰을 쓰는 분들이 많았으니까요.

스마트 기기를 소재로 하면서 행복은 우리의 의지라고 말하는 이 책.

시간의 흐름에 공간을 담아내고 다시 한 번 플래시백을 탁탁 터뜨리면서 책을 한숨에 읽게 만들어요.

책에서 3D로 읽힌다는 기분이 들죠.


#9 

7년 후 7ans apres… (2012년)

"두 사람 사이에는, 그들이 아무리 굳게 결합되어 있다 할지라도 깊은 심연이 존재하며, 사랑은 그 위로 아주 허술한 구름다리 하나를 걸쳐 놓을 수 있을 뿐이다."


7년 후는 로코입니다. 로맨스 코메디에 모험을 담아냈죠. 주인공들의 특유한 감성코드를 보여주면서 매력적이게 나오고요. 또 다양한 장소를 보여주면서 같이 여행하고 있다는, 같이 살고 있다는 상상을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요. 

아들의 실종사건을 직접 해결하려고 둘이 갈라선 지 7년 만에 만난 부부 이야기를 다루면서 경찰이 아니지만 그들만의 아이이어로 아들의 행방을 추적해가죠.

그러면서 서로 더 가까워지고, 사랑하게 되고,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 화해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되죠.

사랑 이야기가 메인 테마라 그런지 읽고 있는 제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10 

내일 Demain (2013년) 


“난 그냥 자연스러운 게 좋아. 잘 차려 입는다고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잖아.”


내일은 한 순간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네 살짜리 딸을 키우는 철학교수 메튜의 이야기입니다.

중고 노트북을 샀는데 그 안에 여자 사진, 아이디가 있는 것을 보고 돌려주려는 메튜가 아이디 주인과 채팅을 하면서 서로 맞다는 것을 알게되고 찌릿찌릿한 감정의 교환도 있었고 서로 상처가 있었는데 이제는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싶어지면서 서로 만나려 했지만 엇갈리는 이야기를 합니다.

누가 거짓말을 했을까요?

아님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만난 인물들에게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었어요. 톡하면 터져버릴 수 있는 제 마음을 막 흔들터니 제가 좋아하는 키워드 공감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그러면서 감정을 잘 풀어냅니다.


#11 

센트럴파크 Central Park (2014년)

"확정적인 건 아무것도 없지만 확률이 높은 쪽을 택해야죠. 최선을 다해보고 결과를 하늘에 맡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센트럴파크는 형사와 범인을 등장인물로 해서 깊은 생각,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춰 풀어내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주인공이 황당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지고 꼬여버린 실을 풀어갑니다.

기억을 서로 맞추면서 사건을 접근하면서 반전이 나오고 또 각각의 캐릭터의 깊은 사연도 보이고 또 전문지식이 필요한 정신분석학, 과학수사를 되게 쉽게 다가오게 다룹니다.

어려울 수 있는 부분에서 개연성을 찾고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죠.

막연하게 시작된 이야기의 퍼즐을 하나하나 맞추면서 기욤 뮈소의 문제 해결에 놀랐습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뒤집어서 희망으로 바꾸는 주인공들을 통해 아무리 거친 운명이라도 사랑이 있다면 살아갈 가치와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합니다. 인간은 단 한번 눈빛이 마주친 순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존재고, 시련을 겪어본 사람만이 시련에 처한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알리스와 가브리엘을 통해서 들려주죠.

로맨스에 스릴러를 더해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가는 기욤 뮈소가 더 기다려지게 된 글이에요.


#12 

지금 이 순간 L'instant present (2015년)


"약간의 분별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랑도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사랑에 쏟아 부은 에너지가 얼마나 말고 적은지에 따라 사랑을 간직하기도 하고, 집착하기도 하고, 때론 잃어버리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은 판타지에 스릴러 그리고 로맨스가 담긴 작품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섞으면서 기욤 뮈소가 새로운 이야기를 꺼냅니다. 

주인공 아서가 등대와 집을 유산으로 물려받으면서 아버지에게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지 말라고 한 문을 호기심 가득하게 문을 열면서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24방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한 번씩 쐬어야 끝나는 저주를 받았고

1년이라는 시간을 아서는 1일이었고 24년 중에 1년에 단 하루만 땅에 있고 나머지는 우주를 떠돌아야했는데 그러면서 사랑에 빠지죠. 저주를 풀기 위한 아서 그리고 사랑을 오래 하고 싶은 아서.

아서의 모험을 읽고 있다면 이 책이 왜 겨울에 출간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만들어요.

옆에 귤 두고 귤 까먹으면서 따뜻한 이불 덮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거든요.

지금 이 순간은 과거의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 진 것이니까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생각하며 지금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은 나를 얽매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줍니다.

불평할 시간에 지금 이 순간을 집중하고 즐기라는 것이죠.


#13 

브루클린의 소녀 La Fille de Brooklyn (2016년) 


"자네는 분명 가장 중요한 사실을 숨기고 있어.”


브루클린의 소녀는 올해 12월 6일에 나온 책이에요.

서점에서 나온 것을 보고 바로 구매해서 밤 늦게 읽다가 잠들고 드디어 오늘 다 읽었죠.

이동하면서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내용이 얽힐 줄 알았는데

드라마 보듯 그냥 바로 스토리와 반전을 경험했죠. 

브루클린의 소녀는 기욤 뮈소가 얼마나 새로운 스타일로 글을 쓰려했는지 고민한 흔적입니다.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브루클린의 소녀를 쓰면서 스릴러 작가가 되었다는 기분은 저만 드는 것은 아니겟죠?

사랑은 모든 소설을 구성하는 원료라고 하는 기욤 뮈소.

소설의 중심 사건으로 '하인츠 키퍼 사건', '클레어 칼라일 사건'을 등장시키면서 아이 실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죠. 아이 때문에 목숨을 거는 부모가 나오고 성공을 위해 아이를 버리는 부모가 나오면서 읽는 내내 좀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꼭 그랬어야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죠.

가족이 나를 개개인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냅니다.

의혹을 풀어내면 또 다른 문제가 나오고 그러다가 반전이 나오고.


신선한 발상이 인상적인 기욤 뮈소이기에

이번에도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귤 한 봉지 사들고 집에 와서 

사두고 읽지 못한 책, DVD 보면서 연말 보내야겠어요.


07.1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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