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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Feb 02. 2016

그리다. 일상을. 그리고 순간을.

느슨해지기 쉬운 잠깐 쉬는 시간을 생기 있게 만들어 주기.

그림,

오랜만에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캔버스 하나 두고, 시간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리고 페인트로 덮어버리고 또 그리고를 반복하곤 했었어요.


이번에는 전에 제가 했던 그림보다는 다르게 해보려 해요.



사진이 발명이 되기 전에는 그림이 '기억을 저장하는 장치'로 유용하게 기능을 대신했죠.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기억을 선명하게 다시 생각해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꿈같은 일이에요.

사진은 또렷하게 눈으로 본 그대로 기억을 해낼 수 있지만

그림은 사진과는 다르게 기억을 하게 만들죠.


그림.

단순한 기록이 아닌 운명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그리는 경우도 있고,

표현을 위해 영역이 꾸준히 넓혀져 왔어요.


단순한 재현이 아닌, 단순한 기록이 아닌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그런 도구가 되었던 것이죠.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서 그림의 의미, 범위가 넓어지고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며

그 시대의 이성을, 감성을 그리고 상상을 담고 있고 관심 있는 주제를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많은 화가들이 힘을 써왔어요.



그림.

사람과 사물, 동물, 풍경, 문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을 하며 예술이라는 영역을 이끌어 갔죠.

예술 그림은 우리가 일상에서 그리는 그림과 어떻게 다를까요?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것 같아요.

일상에서 그리는 그림.

예술 그림.


하루에 몇 번씩 주위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일이 쉽고 흔해진 2016년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든 내 기억이든 사진을 찍는 것이 당연해지고 주기적인 일상이 되었듯.


사진이 없던 그 시절에는 그림이 그런 기능을 했겠죠?


예술이라고 하는 그림들은 기록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 같아요.

기록한다는 것, 정말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과 생각을 담아내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그림.

일반적이었다가 어느 순간 기득권의 취미가 되었고,

다시 일반적이 되어 대중의 생활로 스며들어 전시 관람이라는 것이 취미가 된 요즘.


'내가 표현하다'라는 것을 생각해볼 만한 것 같아요.


그래서 크지는 않지만 작은 스케치북을, 얇은 붓을  사 왔어요.

어떤 분들처럼 아! 잘 그렸다! 할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많이 그려봐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그동안 봐 온 작품들도 읽고, 읽은 도록도 많고,

한 것 많다고 잘한다고 잘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갖고 있고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그림을 통해서 표현해보고 싶어요.


순간을 기억해내고

생각을 표현하고

기억을 나누기 위해서 그립니다.




02.0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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