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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May 01. 2017

독일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인도

인도, 

제 고등학생 시절의 일부를 보낸 곳입니다.



인도에서 목격한 경제성장은 놀랄 정도였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이렇게 길고 긴 화물 열차들

이렇게 밤인데도 시끄럽게 빵빵하면서 운전하는 화물트럭들

이렇게 넓은 공장들

이렇게 복잡한데 문제없이 돌아가는 딜리버리 서비스들...

수많은 장면을 목격하고 돌아와서

인도에서 보낸 날들을 정리하면서 쓴 책에 

이런 말을 썼었습니다.


"우리나라 어떻게든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고 대비하지 않으면 인도한테 금방 추격당하겠다."


아시아의 용이라고 우리나라, 일본, 홍콩, 싱가포르가 훅훅 크던 IMF 이전.

그리고 시간이 흘러

BRICS라는 키워드가 곳곳에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일컬어 BRICS라고 했었죠.


경제 급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도가 5년 내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를 했습니다.


인도의 종합주가지수가 팍팍 올라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경제대국들을 하나하나 제치고 올라간다는 이야기나 나오다니.


인도를 다녀온 지 10년이 지나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기분이 이상합니다.


전 세계가 힘들어도 경제가 흔들리고 있어도 인도와 중국 이 두 나라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경제성장을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세계가 힘들 때, 영국, 독일, 프랑스는 경제성장을 못하고 있었죠.

그 결과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4번째 경제대국이라는 말은 의미가 큽니다.

식민 종주국이었던 영국을 제치고 유럽 경제 대국인 독일까지 넘길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IMF에서 인도 경제가 앞으로 5년 간 연평균 9.9%의 이상 GDP 성장을 이어가게 되면 2022년에는 독일, 영국을 추월하겠다는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당연히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우선, 인도에서는 세금 제도를 정말 새롭게 틀을 바꿔야 합니다. 또 지하경제도 없애야 하고, 부실자산도 하나 둘 정리를 하고 생산성을 개선하는 등 해야 할 것도 많죠.

인구가 많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자리 확대를 하고, 몇몇 대기업들과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늘릴 수 있게 경제정책을 마련해야 하고, 계속 만들고 있지만 터무니없이 부족한 인프라도 더 많이 늘려야 합니다.


작년에 인도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고 뇌물과 같은 것도 없애고 인터넷 기반 결제를 늘리기 위해서 화폐 개혁을 해버렸는데요.

500루피와 1000루피를 없애버렸다고 합니다.

(인도 여행 갔을 때 500루피를 환전해서 갔던 기억이 나네요.)


고액권들을 없애면 어느 정도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가 경제대국 반열에 올라가기 위해서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작업들을 보면 지금 당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7월부터는 주마다 다르게 시행되고 있는 부가가치세를 전국 단일 부가가치세로 통합해서 한다고 하는데 올해 초부터 시행한다고 했던 부가가치세 단일화 작업을 3달 미뤄서 하는데 아직 해야 할 작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과연 3달이 지나서 적용이 잘 될까 걱정이 됩니다.


인도에서 은행에 갔는데 통장에 입출금 내역을 도트 프린트로 찍어주는 것이 아니고 손으로 써주는 것을 보고 정말 취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런 곳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약한 금융시스템에 부가가치세를 도입해도 공공재정이 안정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요?



블룸버그의 보도자료를 보고 놀란 것이 있었는데

은행권의 부실대출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채권은 이미 정크 본드 수준이라고 하는데 부실대출도 심하고 채권도 불안정한데 단일 부가가치세를 도입했을 때 금융시스템이 과연 잘 버텨낼지...


채권의 건전성이 최악인 상태에서 기업에 대출을 잘 해주지 않을 거고 기업 투자도 활발해지지 못하겠죠.


1인당 노동생산성도 너무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 노동 기구에서 발표한 자를 보면 인도의 1인당 생산량이 4000달러 수준이고, 독일은 8만 달러 수준이라고 하는데 생산량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과연 독일을 제칠 수 있을지...


인구가 많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중국보다도 못한 1인당 생산성이 지금보다는 더 많이 올라가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1인당 생산성, 인도 국가 채권의 건전성, 투명한 경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조세 운영, 선진 금융 시스템 도입 등 먼저 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언젠가는 해낼 것이고 지금 갖고 있는 미션들이 하나 둘 성공하면 더 무섭게 인도 경제가 치고 올라갈 것입니다.


28.0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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