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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Nov 12. 2017

장자를 카페에서 만나다.

이번 달은 철학책을 많이 읽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제일 읽고 싶었던 이유는 마음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그렇듯

저도 회사를 나와서 4개월 취업준비를 해보니 

매일 반복되는 

1. 지원할 기업 스크리닝, 리스트업, 스케쥴링

2. 스케쥴에 맞춰 자기소개서 작성과 지원

3. 운 좋게 서류 합격된 기업의 다음 전형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마음이 불안정해졌습니다.


다행히 

저는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편인데요.

1. 주말농장을 했습니다. 

고구마를 심었고, 고추도 심었고, 깨도 심었죠.

새벽에 나가서 작물들을 돌보고 키웠더니 고구마만 20kg 상자로 10박스 이상 수확했습니다.

2. 해수탕을 갑니다.

거의 15년 넘게 2~3주에 한 번씩 해수탕에 가서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를 반복하며 뭉친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줍니다.

3. 모임을 나갑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인사이트 토론 모임에 나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풉니다.


이렇게 잘 관리를 해도 

다시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자리에 앉아 문항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다시 불안해지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철학가, 대가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장자를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책 이름이 '카페에서 만난 장자'입니다.


우선, 이 책을 쓴 왕방웅 교수는 대만에서 40년 넘게 노자와 장자를 깊게 연구한 국학의 대가입니다. 장자 우언의 글자와 행간에 숨겨진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로 유명한 분입니다.


장자

농부이면서 한학자였던 외할아버지께서 많이 이야기해주셔서 익숙하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장자를 읽게 되면 복잡한 생각이 단순해지고, 스스로 어떤 문제에 빠져있고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책에 집중하게 되면 직접 왕방웅 교수가 강연하는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책 제목처럼, 카페에서 읽으면 너무 술술 읽히더라고요.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했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부담감을 줄여주고 지금 이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해석으로 가득차있습니다.


장자의 사상하고 학설은 그동안 수많은 철학가 그리고 정치인 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정리를 해서 풍부한 자료가 있습니다.

또 우언을 통해 철학적 이치를 전달하고 있죠.

이 책에서는 장자 사상 중에서 내편의 7편, 그리고 외편의 추수편, 잡편의 천하편에 대한 왕방웅 교수의 해석을 기본으로 우리가 많이 들어 온 공자, 맹자, 순자, 한비자의 사상과 이론 그리고 많은 학자들의 해석과 이론을 바탕으로 해설해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낯선 고전을 편하게 읽히게 해석을 했고 또 어렵게 다가 올 수 있는 문장을 쉽고 상세하게 해석해주면서 오래된 장자의 사상이 지금도 변함없고 나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하루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장자를 다 읽고 나니까 다른 분들의 해석을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수천 년을 여러 사람들이 접하면서 그들만의 해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점과 공감할 수 있는 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제가 경험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경험해보고 싶어진 것이죠.


장자도 그렇고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철학 책들이 한 번에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고 여러 번 읽고 또 읽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3시간 정도 장자와 왕방웅 교수와 대화하듯 책을 읽으면서 4개월 동안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면서 생긴 좌절감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처음 회사를 들어갔던 날, 처음 창업했던 날을 생각하면서 나도 다시 할 수 있고 더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가끔, 서점을 가거나, 도서관에 갔을 때

장자, 맹자, 공자와 같은 고전을 읽으면서 대가와 해설가 그리고 나와 삼자대화를 하듯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만난 장자' 이 책을 첫 시작으로 하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곧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새로 책을 빌려올 것인데요.

이번에도 장자를 빌려보려고 합니다.


무리하게 읽지 않고 제가 읽을 수 있는, 소화할 수 있는 선에서 재미있게 그들과 담소를 나누고 싶거든요.

따뜻한 아메리카노나 차를 마시면서 말입니다.


11.1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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