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익숙했을 시간이 있습니다.
평범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 말이죠.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익숙한 시간들이 낯선 시간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 밤은 제게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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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0분
퇴근시간이 되어습니다.
오후 5시 35분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를 하고
퇴근을 합니다.
네.
저는 광화문으로 갑니다.
퇴근했는데도 해가 떠있다는 것,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발걸음이 너무 가볍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오후 7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마음 가볍게 어딘가를 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곳에 간다는 것이 행복하게 합니다.
오후 6시 40분
광화문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와서
피자 먹으러 갑니다.
오후 6시 45분
피자 집에 사람이 많습니다 ㅠㅠ
다음에 먹으면 되고
자주 먹는 곳이기 때문에
카페를 찾아갑니다.
오후 6시 50분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낯선 동네의 그 커피를 마셔봅니다.
광화문에 왔는데 오후 7시가 안되었다는 것이 제게 큰 행복이었나봅니다.
금요일 밤
제가 좋아하는 동네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낯선 동네의 커피를 차갑게 마시고 있고
읽고 싶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오후 8시 20분
영화를 봅니다.
오후 10시 30분
영화가 다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고
관객은 모두 나간 그 시간
혼자 조용하게
영화를 보며 받은 감동을 작은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금요일 밤
행복의 절정은 아마 영화를 다 보고 감동을 받아 박수를 치던 그 순간이었을까요?
아니에요.
오후 10시 40분
차가워진 공기, 그리고 그립던 그 등불, 찻길이 저를 끌어당깁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와 열차가 있는 서울역까지
걸어가봅니다.
요즘
매일 듣고 또 들으려고 하는 재즈 앨범을 들으면서
돌아가는 그 길이 너무 좋았습니다.
가끔,
이렇게 나와야겠습니다.
비타민도 먹고요.
05.02.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