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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Mar 23. 2016

키다리 아저씨를 읽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 키다리 아저씨.

오랜만에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었습니다.

거의 중학교? 고등학교? 그 이후로는 읽지 않았기에 책을 찾는데도 오래 걸릴 정도였습니다.


지난 월요일, 여자친구와 길을 걷다가 '키다리 아저씨'를 말했고, 책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고, 다시 읽어보기 위해서 책을 찾게 된 것이죠.



키다리 아저씨. Daddy-long-legs는 Jean Webster라는 작가가 쓴 소설입니다.

Jean Webster는 현대 미국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Mark Twain의 조카딸이에요.

Jean Webster는 대학시절부터 매주 칼럼을 쓰거나, 단편집을 써왔고, 여행을 하며 영감을 얻고 꾸준하게 집필을 합니다.

오늘 이야기하는 키다리 아저씨는 Ladies' Home Journal에 연재되었다가 단행본으로 출판되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제가 가끔 빨강머리 앤과 비교를 합니다.

앤은 캐나다에서도 정말 추운 마을의 시골에 살고 있는데 비해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주디는 뉴욕 가까이 사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오래된 사진첩처럼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고아 소녀와 부잣집 아들의 사랑이라는 우리나라 드라마로 볼 수 있을 법한 설정에도 오랜 세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애편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마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매력들 때문 같아요.


주디는 고아 소녀지만, 어려운 상황을 밝게 이겨내고 있었고, 행복했고,

키다리 아저씨는 미스터리했기에 이 둘의 이야기만 읽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웃게 되죠.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대학생활을 하게 되고,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주디는 사랑을 알게 되고, 시간이 흐르며 성숙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표현을 했습니다.


사실, 이 키다리 아저씨의 숨은 매력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누군가의 연애편지를 훔쳐보는 기분을 들게 하면서 가슴이 떨리게 하죠.

주디는 고아원을 나와 대학을 다니면서 새로운 생활을 하기에 새로움을 받아들이며 기대감, 설렘, 두려움, 행복 등등을 갖고 있는데 거기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자기를 도와준 스폰서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편지에 답장을 해주지 않아 원망을 하고 또 첫사랑의 감정을 보여줍니다.

맑다면 맑다고 할 수 있는 마음을 담아낸 편지를 읽어가면 주디에 반하게 되죠.


자세히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지만

키다리 아저씨, 어릴 때 읽었던 기억으로는 명랑소녀 성공기 같은 기분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복잡해지더라고요.


후원을 받았지만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력을 했고,

대학교를 졸업하며 후원받았던 것을 갚으려 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19세기 말, 20세기 초 미국의 여성들이 그려지는...


가벼운 마음을 갖고 설렘 설렘 하기 위해 읽었던 키다리 아저씨에서 뭔가 묵직한 펀치를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젠 그 책을 그냥 읽지 못하고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겨서 그런가 봐요.


다음엔 빨강머리 앤도 다시 봐야겠어요.

마크 트웨인도.


23.03.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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