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두 단어.
1.
나의 글과 사진, 그리고 포트폴리오.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을 정하고 나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브런치 계정에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도 내 포트폴리오의 일부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데 막막했다.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미루고 걱정했던 중, 갑자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일이 생겼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어 한참 고민하다가 100일 글쓰기에 나를 밀어 넣은 것처럼 이번에도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매일 쓰는 것처럼, 이번에도 일단 완성이라는 것을 해보기로 말이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고군분투했다. 나와의 싸움이었다. 기획을 하고 레이아웃을 잡고 글을 쓰고 정리해둔 사진을 붙여서 결국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내 첫 포트폴리오 작업물이라니! 완벽하지 않지만, 글도 초고를 쓰고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는 것처럼 이 작업물도 앞으로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더 괜찮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내 머릿속에서만 구현되었던 아이디어를 눈으로 보이도록 만들고 나니까 나 스스로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역시 글이든 사진이든 편집이든,
무언가를 만드는 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에겐 이 단어가 동력인 듯하다.
2.
그리고 피드백.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할 무렵의 난, 나의 알 속에 갇혀 있었다. 바깥으로 나오기 두렵고 무서워 나는 그 작은 공간 안에서 끄적이고 찍었다. 그래도 버릴 건 하나도 없는 듯하다. 그때 썼던 글과 찍어둔 사진을 요즘 들추어보면서 사용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알을 깨고 나와야 존재가 드러날 텐데 알 속에만 있으니 나는 그저 알이었다. 알을 깨고 나와서 훨훨 나는 이들을 부러워하기만 하고 정작 나의 알을 깰 노력은 잘하지 않는. 그중에 하나가 내 작업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그때는 더 유리멘탈이었는지 나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도 힘들었고 나의 글과 사진도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알을 깨고 나온 지금은 나와 내 작업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게 덜 무서워졌다. 겸손한 마음으로 피드백을 요청할 때 나는 그때 한 뼘 자란다. 그리고 받은 피드백으로 나와 내 작업이 객관화가 된다. 수정을 한다. 그렇게 여러 뼘 자란다.
그래서 이번에도 후다닥 만들어낸 포트폴리오로 두 명의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다. 내가 보기에도 갑자기 만든 거라 허접했지만 피드백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들은 지혜롭게 내 작업물에 대해 피드백을 주었는데 그러면서 한 명은 본인의 시간을 할애해서 수정을 도와주었다. 그 친구가 실력 발휘하니 어머, 내 포트폴리오의 질이 한층 높아졌다.
마감 덕분에 작업물을 완성했고,
피드백 덕분에 퀄리티가 조금 좋아졌다.
와 이거 재밌는데?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에서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하고 나아질 수 있는지 비결을 알아낸 느낌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그 무언가를 더 잘 만들려면,
피드백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