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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 Jun 28. 2021

Heathrow Airport

영국 생활2년 동안,2번 방문한 만남의 광장 히드로 공항

엄마를 2017년 영국으로 출국하면서 히드로 공항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만 3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게 됐다. 히드로 공항은 1929년에 작은 이착륙장으로 사용되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직후쯤인 1944년에 더 크게 발전돼 1946년까지는 '런던 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됐었다. 1966년에 다시 '히드로 공항'으로 이름이 변경되어 현재까지 전 세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국제공항 중 한 곳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런던에서 지내면서 맨 처음 인근 유럽 국가인 암스테르담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 표를 알아보면서, 공항은 국내에서 국외로 빠져나가는 거니까 당연히 '히드로 공항'을 통해 갈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런던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비행기로 대략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장시간 비행 시 인터내셔널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히드로 공항까지 굳이 갈 필요가 없었다. 그렇기에 유럽 여행을 여러 번 했었어도, 그곳에 자주 갈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2년 뒤 다시 마주한 히드로 공항


엄마가 타고 오는 비행기의 안전 착륙을 바라며, (빨리 비행장을 빠져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나 말고도 참 많은 사람들이 출구 쪽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저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도 누군가에겐 그렇게 비치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2년 동안 보지 못했던 엄마가 사뭇 더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영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날,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런던에서 이태리로 넘어갈 거라 다른 공항을 이용해 빠져나갈 예정이었다. 히드로 공항과는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기다리는 동안에 다양한 감정이 복잡스럽게 엉켜있었다. 곧 엄마를 보게 된다는 생각에 기뻤다가, 밉거니 힘들거니 해도 그래도 나름 2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정들었던 곳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갑작스럽게 울컥하는 마음도 들었다. 



2017년 6월에 처음으로 마주한 영국 히드로 공항


2017년 6월 22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23일 히드로 공항에 첫발을 내딛던 순간도 떠올랐다. 연고 하나 없는 곳에서 지내게 될 앞으로의 시간에 설레기보단 두려움과 무서움이 먼저 앞서던 순간. 공항 의자에 앉아 마중 나오기로 한 동생을 기다리며 피곤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펜과 종이를 들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히드로 공항을 기억하기 위해 손을 움직였었다. 2019년 6월 10일, 같은 곳에 서서 이곳을 드나들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반갑고 아쉬운 마음으로 히드로 공항의 풍경을 마음속에 저장해 본다. 






ⓒ2021. Rumi. All Rights Reserved. 

* 글·일러스트의 저작권은 루미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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