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4년 3월 부로 수습딱지를 떼고 정규 사원이 되었다. 내 경력 중에 제일 불안한 마음으로 수습 기간을 보냈다. 두 번째 달부터는 거의 매일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그대로 마주해야 해서 멘탈도 많이 흔들렸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어쩌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과(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싸워야 했다. 기기도 전에 걸을 수 없고, 걷기 전에 뛸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 요 근래 몇 년은 정말 격동의 시기인 듯. 주변 사람들도 많이 변하고 환경도 많이 변했다. 진짜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이 느껴졌던 일들도 이제 전부 지난 일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역경이 찾아오면 그렇게 신세 좋은 소리 하기가 쉽지는 않지.
3. 일기나 글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못 쓰고 있다는 것에 가까우려나? 생각을 길게 하지 않은 지도 좀 됐다. 대신 책은 열심히 읽긴 했는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좀 시들해진 듯. 다시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을 쓰는 것도 에너지가 쓰이는 일이라 내키지 않는 날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다시 시도해 봐야지.
글을 쓰지 않으면 생각의 길이가 단적으로 짧아진다. 생각하는 힘이 약해지면 그 자리에 불안이 찾아와 뿌리를 내린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 누군가 '왜?'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우물쭈물하는 기분이 든다. 매사 자신 있게 결정을 내리고 싶고, 사사로운 것에 흔들리지 않고 싶다.
오늘은 이 정도가 한계인 듯.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