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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ry는 PM Aug 18. 2024

24년 8월 17일

8월 중순 살아남기

1. 본가에 내려와 있다. 날씨가 정말 예사롭지 않다. 분명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앉아있었는데도 땡볕 밑에서 땀을 흘렸다. 나에겐 뇌병변 장애가 있는 사촌 동생이 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항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격주로 본가에 꼭 내려가는 데에는 이 녀석 때문도 있다. 나는 가족들에게 살갑게 구는 편이 아닌데도 나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촌 동생은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어디든 외출하는 것을 항상 손꼽아 기다린다.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비장애인처럼 표현이 불가능하다), 나와 외출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다. 사촌 동생과 외출하는 일은 사실은 매우 피곤한 일이다. 휠체어가 갈 수 없는 곳은 애초에 방문이 불가능하고, 언제나 사람들의 눈길을 받기 때문이다. 나는 사촌 동생이 그런 것들을 앞으로도 평생 인지하지 못하기를 바란다. 그저 내 차 뒷좌석에 앉아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웃음을 터트리는 날들만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무뚝뚝 할 테지.


2. 같은 팀원과 10월에 캠핑을 가기로 했다. 캠핑 사이트도 예약했으니 빈 약속은 아니다. 캠핑 장비를 아주 조금 사모은 상태지만, 1박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뭐든 시작하기 전에 전부 갖추고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니 언제나 맥시멀리스트적인 면모를 보인다. 지금 내가 필요한 것은 1박을 위한 야전 침대와 어두컴컴한 밤을 지낼 수 있는 LED 전등, 그리고 사이트에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도록 도와줄 캠핑용 멀티탭. 그리고 기타 등등... 그래도 너무 미치지 않기로 했다. 가서 동료 부부와 즐거운 시간 보내고 사진도 많이 찍고, 책도 열심히 읽다가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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