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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를 검색하다 발견한 단어. 연어가 이렇게 예쁜 단어라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부드럽고 상냥한 말. 연어
과연, 나는 얼마나 연어를 남에게 그리고 나에게 하고 사는 걸까. 마음이 쏠리는 사람에게, 그게 좋은 감정으로 기울어졌든 불쾌한 감정으로 기울어졌든 간에 나의 마음이 기울어진 게 분명하지만, 이 기울어진 마음을 표현하려 어떠한 "어(語)"를 사용하고 있을까.
혹시 투박하고 까칠한 방금 자른 나무토막 단면을 건네고 있을까?
혹시 메마른 사막 모래알 같은 단어를 모아 어린아이 투정 부리듯 모래먼지를 뿌리고 있을까?
또 혹시,
얼음장 같은 발바닥을 누군가의 겨드랑이에 몰래 넣어 놀래켰을까?
어느덧 바람은 따스해지고 노을은 늦어진다.
초록색의 온갖 세상만물이 눈을 뒤덮기 시작한다.
나의 발가락은 아직 차디 찬 겨울인데
무수히 많은 원자들은 따뜻함을 건네온다.
그림자는 빌딩 한켠에 기울어 있고
낯선 음률은 곧게 피어오른다.
연어는 나의 입에 물컹 씹힌다.
연어를 먹으면 연어를 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