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누가 캔디라고 들어봤나?
“함양 곶감이라고 알아? 야~ 이 곶감은 말야~ 옛날 임금님이 먹던 거라고, 곶감 중에 탑이란 말이지, 달콤하고 사르륵 녹아서 혓바닥에서 없어진다고. 냉장고에 얼렸다가 내와서 먹으면... 흠, 그래! 아이스크림이나 다름없어~ 아이스크림 저리 가라야! 그 하겐다스던가? 쨉도 안된다고.. 흐흫”
왜인지 아버지는 함양곶감의 홍보대사가 된 것 같다. 그 누구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부모님 집에 들렀다가 배 한가득 채우고 가방 한 가득 이것저것 주어 담아 집까지 낑낑대며 모조리 들고 오는 딸입니다. 이런 불효..라고는 하지만 이게 참 기분이 좋습니다. 케케묵은 추억 속의 앙탈들을 모조리 꺼내 화르륵 부은 느낌이랄까요. 오늘도 열심히 주어 담은 딸 덕에 부엌 신은 또 투정을 해 댑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살겠다는 이 집주인은 왜 이리 자꾸 들이 붇는지... 잠잘 날이 없군...
곶감을 하나 둘 창문턱에 올려두고 쓱싹쓱싹 광나게 닦은 부엌에서 이 집 딸은 또 무언가 만들려고 하나 봅니다. 누가 캔디와 곶감의 조합은 어떠려나?
[곶감 누가 캔디 만들기]
재료: 마시멜로우, 분유, 곶감, 크래커, 버터
1. 버터를 프라이팬에 두르고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시멜로우를 넣는다.
2. 마시멜로우가 어느 정도 녹았을 때 분유를 넣고 뒤적인다.
3. 불을 끄고 마시멜로우를 조금 집어 올려 동글동들 굴렸다가 납작하게 만든다.
4. 얇게 썬 곶감을 올려두고 동글하게 만다.
5. 3시간 후 반으로 잘라서 포장하면 끝!
이 맛이란... 달달한 누가 캔디 속에 곶감의 맛이 아주 쬐금 들어간 맛이랄까요? 비주얼은 어딜 봐도 합격! 누가 캔디랑 곶감의 조합은 새로우나, 혁신적인 맛은 아니라 쬐-끔 속상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만들어진 것을.. 매번 성공할 순 없는 노릇이니.. 실패의 맛도 뭐 그럭저럭 먹을만하군여.. 오늘의 실패를 축하하며 곶감 누가 캔디를 먹어치웁니다. 쫄깃~쫄깃~달~달하네요~
불효녀는 다시 곶감을 잡아들고 꽁무늬부터 한 입 베물고 또 한 입 베물고 부엌을 어슬렁 거린다. 베문 자리에 촉촉한 감의 속살이 영롱하게 삐져나와 탱글 거리다 갑자기 뇌에 종을 쳐댄다. (에잇! 곶감은 그렇게 먹는 게 아니라고! 아빠의 가르침을 그새 또 잊었나?! )
‘곶감 홍보대사’ 아버지의 말씀을 빌려보자면..
“곶감은 말야, 꼭지를 요렇게 엄지와 검지로 잡은 담에 다른 한 손으로 곶감 꼭지 바로 아랫부분을 잡고 쭈욱~ 찢으면서 먹는 거란다. 요렇게~ 요렇게~ ㅎㅎㅎ”
“아하, 장조림 먹는 것처럼요?”
“...”
전생이 있었다면 난 뭘 하며 살았을까? 절대 수라간 상궁은 아녔길 바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목이 달아났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