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동네 카페
청소부 아주머니 1: 저.. 저.. 저기 봐봐여
청소부 아주머니 2: ..에?
청소부 아주머니 1: 소나무.. 저기 둥글에 모여있는 소나무여~
청소부 아주머니 2: ...
청소부 아주머니 1: 소나무들도 뭉쳐서 둥글게 있으니까 참으로 예쁘네~ 오모.. 이쁘당
테이블에 둥글게 모여 앉아 있는 청소부 아주머니들 그리고 관리인들.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는 소녀 같은 청소부 아주머니 1의 목소리가 공간 틈사이를 채운다.
청소부 아주머니 2는 창밖 소나무를 등지고 에어컨을 쐬면서 카페사장님의 분주한 걸음을 지켜본다.
청소부 아주머니 1: 야 진짜 예쁘다~ 뭉쳐있는 게 사람 같네.. 역시 뭉쳐야 이쁘다니까 사람처럼
청소부 아주머니 1의 말소리는 조용히 흐트러지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폭염주의보에 인기척 없던 이 카페에는 오늘 갑자기 북적북적해진다.
내일이 복날이란다.
그래서인지 이곳저곳에서 온 직장인들의 티타임 시간이 한층 한층 겹겹이 쌓여간다.
차가운 물방울이 맺힌 유리잔을 손가락 등으로 살짝 만져본다.
"앗, 차거!"
이 동네, 참 정감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든다.
생기 있는 감정들이 손가락부터 천천히 몸 전체에 퍼진다.
뻐근하게 굳어있는 근육들이 느슨해지고, 날카롭던 신경들이 뭉퉁그레 희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