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행동을 먼저 하라?!

실행하고 나서 굳이 말을 하라는 의미는 또 무엇인가?

by 발검무적
子貢問君子, 子曰: "先行其言, 而後從之."
자공이 군자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말한 것을 실행하고 그다음에 말이 행동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

그간 학습의 효과 때문에 설명하지 않아도 눈치챘겠지만,

<논어>에서 공자의 답변은

언제나 질문자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그 부분을 일깨워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주는 것이다.


범 씨의 주석에 의하면, 자공은 아마도 실행력이, 말에 비해 부족했던 모양이다.

공자의 기준으로 그랬다는 것이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수준이 아니었다.

자공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했던 인물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공자 제자들에 대한 열전에 대해 써둔 원고를 풀 때 그 이야기는 따로 하자.)


이 문장은 자세히 읽어보면 어폐가 있다.

그래서 위의 사진번역을 올린 것인데,

원문의 번역과 위 사진의 번역의 차이를 잘 조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문장이 '먼저 행하라'라고 의역이 되어 있다.

고문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굳이 말하지도 않고 행하라는 말을 하려면

'그 말'이라는 단어를 적지 않고 생략하면 되었을 것이다.

고문은 불필요한 것을 주저리주저리 넣지 않는다.

하물며 고문의 기본서 <논어> 아닌가?


'그 말'이라 함은,

실제로 발화하여 공표하는 것만을 의미함이 아니다.

스스로 기약함을 포함한다.

허풍과 허세 역시 포함한다.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공표이자 공약일 수도 있다.


핵심적인 방점은,

그것이 실행되기 전의 상태라는 것이다.


즉, 무언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지 말며

'지켜질 것'이라고 말하지 말고 '지켰다'라고 말하라는 의미이다.

''이라는 의미에 대해

<논어>에서, 공자는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이유는 그것이 세간에서 '그 따위'밖에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래의 단어가 갖는 의미가 부정적일 수는 없다.

모든 것은 사용하고 생각하는 인간들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고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이 고정적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그 흔해빠진 '공약'이라는 것을 필두로

그들의 세치 혀에서 나온 모든 말과 약속이 그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할 때

구차해지는 사람들의 허망한 약속이 그러하다.


요즘 뉴스를 보면

참 많은 녹취가 등장한다.

핸드폰의 버튼 하나면,

아니, 자동설정으로 그 모든 말은 녹음이 된다.


대화가 실시간으로 녹음되는 것은 물론이고

CCTV를 통해 모든 행동까지 녹화가 된다.


경찰, 검찰, 행정직 공무원에서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녹취가 나오기 전까지

명확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자신의 범죄를,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 녹취가 나오고

동영상이 등장해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고

어떤 실수를 했는지

부인하고 거짓말하며 면피하려 든다.


윗글의 '그 말'은 꼭 무언가 말을 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아도

약속된 것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

그러기로 한 것은

모두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말한다.

그렇게 하고 나서 말하라고.


나도 모르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허세를 부리고

과장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수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무리 늦었어도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인정하고 사과하라.

그리고 바로 고쳐라.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시정하려는 이에게

칼을 꽂겠다고 달려드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기 싫다면

좀 더

지금보다 신중하게 또 진중하게 행동하라.


말로 설명을 듣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우

설득은 훨씬 더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