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잡지 못하는 이유

물을 맑게 하기가 어렵지 더럽히는 것은 한순간이다.

by 발검무적
周有八士: 伯達·伯适·仲突·仲忽·叔夜·叔夏·季隨·季騧.
周나라에 여덟 선비가 있었으니, 伯達과 伯适, 仲突과 仲忽, 叔夜와 叔夏, 季隨와 季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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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미자편(微子篇)’의 마지막 장이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이 장의 경우, 그저 사람 이름만을 나열하고 있어 뭔가 가르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공자가 말했다는 표식인 ‘자왈(子曰)’조차 빠져 있어 공자가 한 말인지도 고증하기 어렵다.


그래서 주자는 이 애매모호하기 그지없는 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혹자는 “성왕 때 사람이다.” 하고, 혹자는 “선왕 때 사람이다.” 한다. 한 어머니가 네 번 출산하여 여덟 아들을 낳았다고 하나 상고할 수 없다.


다른 것은 몰라도 한 어머니가 네 번 쌍둥이를 출산하여 총 여덞명을 낳았다는 황당한 해설은 도대체 무슨 의미에서 넣은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참고로 그런 설이 나온 이유는 여덟명의 이름에 형제간의 장유(長幼)를 나타내는 백(伯), 중(仲), 숙(叔), 계(季)가 두 번씩, 짝을 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니 굳이 참고할만하지도 않은 억측일 뿐이다.


이 장의 내용을 보며, 뭔가 잘못된 편집으로 들어간 내용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을 위해 장자(張子)는 간략하게나마 다음과 같이 해설하였다.


“〈이것은〉 善人(선인)이 많음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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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周)나라에 선인이 많았다는 것만으로 이 장의 가르침이 명징해지지는 않는다. 주자역시 그런 생각이었는지 이 편을 총괄하여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다시 정리한다.


내가 상고해 보건대 이 편은 공자께서 三仁(삼인)과 逸民(일민) · 師摯(사지) · 八士(팔사)에 대해서 이미 모두 칭찬하시고 품평하여 차례하셨으며, 接輿(접여) · 沮溺(장저, 걸닉) · 丈人(장인)에 대해서도 또 매양 惓惓(권권, 연연)하여 인도해 주려는 뜻이 있으셨으니, 모두 쇠한 세상을 근심하는 뜻이니, 그 느끼신 바가 깊으시다. 진나라에 계실 적에 탄식하신 것도 이와 같다. 삼인은 간연할(흠잡을) 데가 없고, 나머지 여러 군자들도 모두 일세의 고상한 선비이니, 만일 성인의 도를 들어서 지나침을 제재하고 미치지 못함을 힘쓰게 하였더라면 세운 업적이 어찌 여기에 그칠 뿐이었겠는가.


이 장의 여덟명을 포함하여 미자편(微子篇)에 등장한 적지 않은 은자(隱者)들은 이름도 명확하지 않지만 이름을 보더라도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알정도로 알려져 있지도, 기록도 찾기 어렵다. 말그대로 일부러 숨은 이들이 이후의 기록에 상세히 자취를 남겼을 리가 없다는 점에서 그들에 대한 자료를 추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굳이 이 장의 원문에서 확연하게 알 수 있는 바는 주(周)나라에 이렇게 많은 선인(善人)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노나라의 악사(樂師)들은 세상에 도가 드러나지 않고 정치가 바르지 않게 돌아가자 모두 조국을 떠났는데, 주(周)나라에는 선인(善人)들이 이렇게 나열할 정도로 많았다는 점에서 대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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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앞서 공자가 추앙에 마지않는 도의 적통계승자, 주공(周公)에 대한 언급과 그에 이른 주(周)나라의 많은 선인(善人)들을 강조하는 서술만으로도 알아들을 사람들은 은미하게 알아들을 것이라는 표현방식이 아니었는가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난세(亂世)가 영웅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그 어려움을 타개할만한 영웅이 나타나 다시 혼란을 정리하고 우뚝 서게된다는 말인데, 이제까지 ‘미자편(微子篇)’에서 살펴보았던 은자(隱者)들의 정통적인 처세관에 비춰보면 완전히 반대가 되는 논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 도가 드러나지 않는 난세(亂世)라면 은자들의 논리대로 모두가 속세를 떠나 칩거해버리는데 그렇다면 난세를 정리하러 나타나는 영웅은 은자들의 욕을 먹어야 할 정치꾼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세상에 도가 드러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하여 공자같은 개혁자가 없는 것이 아니듯, 세상에 도가 드러나고 주(周)나라 때처럼 태평성세의 시대라 하더라도 분명히 사리사욕만을 챙기는 자들은 존재했을 것이다. 공자가 지적하고, 자신이 왜 그렇게까지 천하를 떠돌면서 자신의 가치와 함께 할만한 군주를 찾아 헤매였는지에 대해 항변한 근거는 바로 거기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경찰이 수백명이 인간 벽을 쌓고 불철주야 민생치안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도둑놈은 나오고, 심지어 인간 벽을 쌓고 자기 본분을 지켜야할 경찰들 중에서 도둑놈이 나온다는 사실이 공자가 지적했던 현실적인 비판이다. 겉으로 억압하고 제도만을 훌륭하게 마련하고 규제하는 것만으로 사회가 바로 잡힌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라는 설명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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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상황을 접하게 되면 인간의 본성은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 악하고 선하고를 떠나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면 편안하고, 자신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손해를 끼치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으면 바로 반응하는 동물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자가 생각하고 경험하고 가르치며 관찰했던 인간의 본성은 어디까지 잘못된 것을 보고 접하게 되면 편안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감정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식에 해당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어느 누구도 잔혹한 학교 폭력 장면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고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내 자식이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장면 자체가 불쾌감을 주고, 하다못해 길고양이에게 몹쓸 짓을 하며 괴롭히는 자들을 보게 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기본적인 의문이 발생한다. 앞에서의 사례처럼 학폭을 벌이고 친구를 벌레보다 못한 이로 만들며 괴롭혔던 이들이 정말로 변태이고 괴물인가를 생각해보면,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최근 벌어졌던 방송가의 헤프닝처럼 버젓이 아줌마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트로트를 부르던 청년이나,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와 깜찍한 춤을 추며 아이돌임을 재확인시켰던 여자 연예인들이 그닥 오래지 않은 과거에 그런 짓을 했던 이들임을 감안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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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은 바로 그들 역시 평범한 사람들 속에 묻혀 아무렇지도 않게 평범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들의 숨기고 싶은 과거가 드러나기 전까지 감쪽같이 그저 평범한 내 친구이라며 웃고 지내던 사람들이 나중에 그의 민낯을 알게 되었을 때 당혹스러우면서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할 정도의 혼란을 느끼는 것은 그들이 특별히 연기를 잘해서만은 아니다. 그야말로 그들은 과거에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그냥 장난으로 그런 것이다.’라며 정말로 감쪽같이 평범한 사람처럼 우리 속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


그뿐인가? 온갖 악행을 대놓고 벌이고 다니는 정치꾼들을 필두로 법비, 재벌2,3세들은 물론 도처의 악당들이 국민을 위한다는 둥, 국익을 위한다는 둥,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혀끝에 달고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겠다고 발버둥을 치며 서로 물고 뜯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을 반복하며 세상을 혼란으로 물들여간다.


공자가 자신의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군주를 찾아 세상을 주유했던 것은 그들이 부와 명예를 가진 나라의 주인들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이 가진 부와 명예를 나눠가지고 그것을 누리겠다는 개인적 사리사욕을 부린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런 간단하고 단순한(?) 목적이었다면 공자는 그렇게 평생을 불운하게 끝을 맺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


조금 어려운 궤변으로 오독(誤讀)할 이들도 있겠지만, 공자가 자기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개인의 영달이 목적이었다면 당장의 이익을 눈앞에서 보게 되면 바로 마음이 움직였을 수많은 당대 위정자들에게 그만한 퍼포먼스를 벌이지 못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공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파했고 그 가치를 알아봐주고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주군을 찾기 위해 헤매이고 또 헤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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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혹은 즐거움을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자들이 차마 그렇게 할 수 없게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시작형태로, 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바르게 가르쳐야 할 책임과 의무가 부모에게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하여, 행여 해서는 안될 잘못의 단초가 될 작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에도, 부모로서 따끔하게 자식이 더 큰 잘못으로 번져나가지 않도록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잘못을 꾸짖어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시작임을 역설하였다.


올바른 가정에서 올바른 부모에게 올바른 교육을 받으며 자란 자식이 어긋나는 경우는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 시대에 공자는 고사하고 진정한 어른이 있는가를 생각하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시대의 어른이라고 할만한 이는 그 어느 분야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다. 분명 어딘가에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주변의 배우는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가는 사람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없다고 그저 부정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대부분 세상에 가장 중요한 가치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덕이 성대하던 주(周)나라처럼 여덟명이나 되는 이름도 유명하지 않은 선인(善人)을 나열할 정도였어도 결국 그 끝은 언제나 그렇듯이 쇠미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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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는 지금,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자들의 홈페이지를 보면 우리 주변 세상 좋은 일은 그들이 다 하고 다니고 지역구의 궂은 일들은 모두 도맡아서 해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당신의 지역구 의원을 당신이 직접 공적인 장소에서 아무렇도 않게 본 적이 있던가? 본래 대의 민주주의란 내가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내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직업적인 정치인이 대신하는 것이 그 취지이다. 심지어 지역구라는 이유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을 당신이 사는 지역에서 그 자가 배지를 달고 있는 4년이 되도록 제대로 코빼기조차 보지 못했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물론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이웃이 있는 것처럼, 워낙 공사다망하신 분이니 만날 수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작 정말로 당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곤란한 일을 겪어 정치적인 항의를 통한 해결이 필요한 민원사안이 발생했을 때 그에게 연락하고 찾아갔는데도 만날 수 없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가 바빠서 대신 만나주었다는 지역구 사무실의 보좌관이라는 사무국장이 알겠다고 끄덕이며 신경쓰겠다고 하고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는 상황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여의도 정서에 당신도 이해한다면서 고개를 끄덕거려줄 것인가? 그런 자들이 다시 선거철이 오면 사무국장이 아니라 후보 자신이 다시한번 4년동안 당신을 짓밟고 무시해도 될 권력과 부를 달라며 목이 터져라 떠들어대고 먼지가 자욱한 사거리에서 폴더 인사를 하며 추악한 미소를 띄우며 하트를 날리는 꼴이 이해가 되느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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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한 국무총리라는 자가 본래의 의도를 망각한 채, 제주도에 여러 가지 IT 발전을 약속하는 선거용 공약을 내놓았다는 보도를 접하며 나는 그것이 그의 말실수도 그의 망발도 아닌 진정한 속마음이고 고심 끝에 대통령의 연설문을 지시대로 대독한 결과물이라고 판단하였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이들의 가족친지, 후손들이 모인 추념식에서 당신들이 사는 지역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대독하면서 아무런 영혼도 없었을 국무총리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현장의 그 많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이비 목사에게는 찬양의 말을 내뱉던 빨간당의 최고의원이라는 자는 대통령이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해당 행사가 급이 떨어지는 행사였다는 망언을 연이어 내뱉고, 정부에서 남는 쌀을 매입해주는 대신 다이어트하는 여성들을 포함한 국민들이 밥 한 공기씩을 다 비우는 운동을 대신하자는 헛소리 역시 빨간당의 여자 최고의원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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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도가 행해지지 않는다고 은거하듯 외면하고 욕만 하기 전에 그들이 왜 나라를 그 지경으로 좀 먹는지를 생각해보면, 대의 민주주의의 개념에 입각해 보건대, 그들이 그럴 수 있게 만들어준 당신이 갖는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다행인 것은, 그 책임에 대해 4년에 한번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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