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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Aug 02. 2023

채용비리가 감사원에 걸려도 '주의'만 받고 끝이라고?

니들이 이젠 검찰 흉내까지 내는 거냐?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1661


법조계에 일하는 이들은 모두 알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수많은 사실들 중에 한 가지가 있다.


검사가 비리를 저지르거나 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검사는 '옷을 벗는다'라는 방탄조끼의 개념과 같은 '의원면직'이라는 이름으로 그간 권력을 누렸던 검사직을 그만둘 뿐, 어떤 불이익도 없이 전관변호사를 개업하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대개 멀쩡하게 검사직에 있다가 개인 사정이 어쩌고 하면서 '의원면직'으로 검찰을 나온 이들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폭압과 업무 스트레스로 죽어나갈지언정 정말 특별한 엿같은 상황이 아니고서는 검사복을 스스로 벗고 나오는 경우가 없다는 걸 검찰내부의 자들은 물론 외부의 자들도 충분히 잘 알고 있단 말이다.


결국 극한의 스트레스로 그냥 그만두고 살 수 있음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언정 제 발로 걸어 나오지 않는 검사직은, 죽을 것 같아도 제 발로 6,7 급직을 때려치우는 그 흔한 공무원의 '의원면직'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왜 뜬금없이 검사의 방탄조끼를 언급하는가 생뚱맞은가?


어제 최근 내가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건, 외교부 산하기관 국제교류재단 채용비리건에 대한 사건에서 그 검찰을 코스프레하는 일이 버젓이 터졌기 때문에 그 선례에 해당하는 검새들을 언급하게 된 것이다.




지난번 채용비리 건으로 단독 보도를 했던 기자에게서 뜬금없이 카톡이 왔다. 감사원에서 8월 1일 자로 국제교류재단의 정기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기사가 나올 거라는 말이었다.

그 연락을 받고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정말로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

https://imnews.imbc.com/news/2023/politics/article/6509904_36119.html


그리고 감사원에서 공개했다는 문제의 감사보고서 전문을 입수해서 분석하기 시작했다.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재단의 임원급 책임자가 말했던 '정정당당하게 우리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라거나 '우리는 무자격자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개소리가 감사원의 정기감사에서 이미 올해 봄에 적발되어 그 답변서를 7월 말에 받았다는 내용이 분명히 적시되어 있었다.


보도자료에도 인용되어 있다시피, 감사원은 특별히 이번 공익제보를 통해 내가 문제를 제기한 사안으로 감사를 한 것이 아니라, 매년 있는 정기감사를 진행하였고, 국제교류재단의 정기감사결과 21년에 자격을 갖춘 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무자격자들을 선발하도록 부정한 선발과정이 적발되어 '주의'를 받았다는 내용이 매우 구체적인 사례를 표까지 첨부하여 설명해놓고 있었다.


여기서 새롭게 발견된 중요한 사실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외교부에서 재산공개 1위를 차지한 현 이사장이 재단을 대표하여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제 다시는 그렇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식적인 답변을 했다는 것.


둘째, 이 부분이 정말 핵심인데, 그 채용비리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에서 내린 결정이 '주의'라는 것이다.


'주의'란, 경고보다는 조금 윗 단계로 잘못이 명확하게 감사사실을 통해 밝혀져, 해당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국제교류재단에서는 '지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국가와 대학이어서 지원자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무자격자를 뽑았다'라는 궤변을 여전히 답변서에 달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구체적인 감사기록에 의하면, 그 어느 한 곳에서도 지원자가 미달된 곳은 없었고, 심지어 모든 자격을 갖춘 이를 떨어뜨리고 무자격자를 선발한 사례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음에도 '주의'로 이 감사를 끝냈다는 것이다.


'얘들이 검사 코스프레를 하나?' 하고 헷갈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 시점이었다.


버젓이 원래 합격했어야 할 자격을 갖춘 이가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격이 안 되는 무자격자를 선발했는데, 국가 기관을 감사하는 감사원에서 감사과정에서 그 사실을 모두 적발했음에도 '주의'를 주었다고?

그러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붙었어야 했는데 떨어진 그 자격을 갖춘 이의 불이익은 누가 책임질 것이며, 무엇보다 지금까지도 그 무자격자는 국민혈세로 비행기 타고 그 아내와 한국을 공짜로 왔다 갔다 하고 자격도 안되는데 대학교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환수는 고사하더라도 당장 중지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냔 말이다.

대기업에서 자격이 안 되는 자기 지인을 슬쩍 들여 고용해 놓고 그것이 적발되었어도 다음 선발에서부터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하고 부정채용된 이는 그대로 월급도둑을 하고, 그 부정선발을 주도한 자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서 일을 하게 해 주나?

당신이 대기업 총수라면, 아니 당신이 그 대기업의 감사실 담당자였다면 그렇게 일처리 하나?


무엇보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

어제도 썼지만 이 사건은 이제 형사처벌의 영역인 경찰수사 중인 사건이고.

감사원의 정기감사와는 별개로 특별조사국의 특별조사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국제교류재단의 임원이라는 피의자는 경찰서에 소환되어 와서는 '이건 잘못된 것이 없다'라고 하질 않나, 보도한 기자에게 반론보도내용으로 '작년에 이미 4개월 동안 외교부 본부의 특별감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부정과 비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확인받았다'라거나 버젓이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방송보도에 대한 반론보도자료라며 '해당 보도는 모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피상적인 오해에서 온 오보이다'라고 한 말이 모두 깨져버리는 반증이 된다.


국가 감찰기관인 감사원의 정기감사에서 명백히 무자격자들에 대해 부정하게 선발하여 어찌 되었든 '주의'라는 징계를 받지 않았나? 게다가 답변서에 해당 재단의 우두머리인 이사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그런 잘못이 나오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인정하지 않았냔 말이다.


그러면 당연히 수사하는 경찰은 땡큐일 수밖에 없다. 

결국 어떤 의율적용을 통해 그들을 기소할 것인가, 그리고 어디까지 기소할 것인가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기가 막힌 것은, 이미 봄에 정기감사에 적발되었고, 그 문제에 대해서 7월 말에 재단 이사장의 명의로 답변서가 나가면서 해당 부정에 대해서 인정하고 앞으로 시정하겠다는 답변까지 했는데, 임원이라는 자가, '우리는 무자격자라는 용어사용에도 동의하지 않고, 우리의 무죄를 정정당당하게 밝힐 수 있다.'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냔 말이다.


감사원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사실관계를 모두 밝혔음에도 '주의'??

이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란 말이냐?


게다가 감사원은 내가 직접 이 건으로 감사를 요청했던 작년 가을, 이미 상위 기관인 외교부에서 감사 중인 사안이라 감사가 중복된다며 감사자체를 거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외교부 감사가 눈 가리고 아웅 식, 자기 식구 감싸기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번 정기감사에서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논리상으로 라면 이제 4개월간이나 특별감사를 하고 아무런 부정이나 비리가 없었다고 밝힌 외교부 감사관실의 이들이 직무유지죄로 석고대죄를 할 타이밍인 것이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에 내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이 곧 담당이 정해지고 시작될 거라 한다.

논리대로라면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한번 들여다보고 확실하게 문제였던 사안에 대해 좀 더 깊이 메스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어제 감사원의 보고서를 받아쓰기 보도했던 모든 매체의 기자들에게 내가 더 깊이 있는 제보를 해주겠다며 메일을 돌렸다. 어느 한 기레기도 내게 회답을 주지 않았다.


그게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보고서 내용을 보니, 국제교류재단의 주요 재원은 외교부에서 국민들이 여권을 만들 때 받는 기금을 모아서 그 기금으로 운영된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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