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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Sep 04. 2023

아직 정의는 살아 있다는 말, 함부로 하지 마라.

당연한 것을 말하는데 왜 굳이 정의가 튀어나와야 한단 말인가?

https://www.chosun.com/politics/diplomacy-defense/2023/09/01/SKFWTD2YOJFUDJIWWYHH2OYN7Q/

기레기 언론을 인용해서 불쾌한 이들이 있다면 먼저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

하지만, 저들의 논리로 사안을 보게 되면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부각하고 싶어 하고 어떤 난장을 유도하려고 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에 불쾌감을 꾹 참고서라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경우가 있다.


내가 글제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내가 거슬렸던 것은 저 사실도 사실이거니와 저 기사에 대한 코멘트로 나온 말이었다.


"정의가 아직까지는 살아있다."


법비들이 제 입맛에 맞춰 형량을 줄였다가 늘였다가 하던가 큰 그림을 그린답시고 1심에서는 실형을 때리는 척하고는 사람들의 분노가 사그라들고 관심이 식을 즈음인 2심에 가서 전형적인 집행유예로 유야무야 하는 것 등 전형적인 그들의 수법은 이제 어지간한 국민들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유죄가 나오면 판사의 성향을 문제 삼고, 자신이 무죄가 나오면 재판부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이라며 경의를 표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기본위의 끝판왕인 셈이다.


같은 법을 다루는데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면 그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법조계는 AI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쳐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내내 지우지 못하면서도 결국 그 결정은 자신들이 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비추며 국민들의 법감정을 비웃는다.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했더니 갑자기 집단항명수괴라고 하질 않나, 여럿을 특정할 수 없다는 블랙코미디 상황이 지적되자 항명으로 바꿨다. 그래서 그걸 강조하겠답시고 저 기레기는 헤드라인에 그 자극적인 말을 꼭 붙였다.


반국가세력이나 항명 등등 빨갱이를 외치던 저 역사 속의 시대로 역행하는 듯한 흐름이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다.

정의는 살아있다고?


물론 그런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겠다만, 너무도 버젓이 증거가 명백하고 그 결과가 뚜렷하다면(예컨대 군 검사가 우려를 표하며 초기 수사자료를 한 부라도 카피해서 그 자료가 인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두렵다는 표현을 쓴 것이 이 적확한 사례에 해당한다) 조금이나마 머리가 있는 자는 역사의 평가가 두려워서라도 정의에 위배되는 모순을 문서에 남기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경찰이 명백히 유죄인 사건을 제멋대로 덮어버리더라도 자기 결제라인에 있는 팀장과 그 위에 과장이 적당히 봐주는 상황일 때라야 가능한 것이지, 뒷돈 받고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당장 공중파 기자에게 들켜서 방송에 오늘 저녁에 터지는데 버젓이 퇴근 전에 해당 사건은 무죄의견으로 불송치하겠다고 결재서류를 내밀지는 못한단 말이다.


그것이 정의가 살아있다는 증거인가? 아니다. 그냥 너무도 뻔한 비리가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이들이 손절을 하는 것뿐이다. 해병대에서 대령까지 마냥 군바리 말고는 한 일이 없는 전 수사단장이라는 이가 갑자기 정치계에 뜻을 두고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를 하려는 블랙코미디를 찍으려는 허망한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면 멀쩡히 명령받아 수사하면서 감히(?) 아무런 문제도 없는 상관에게 혐의가 있다는 수사결과를 내밀 수 있었겠는가? 군대가 어떤 곳인데? 하물며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황당하게 죽은 젊은 해병의 사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중대한 사건조사에서?


그런데 그의 입을 틀어막아보겠다고 구속영장까지 친 저 위에 있는 자들도 딱하지만 거기에 구속영장을 수긍해 버리면 그 책임은 도대체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해 군사법원이라 한들 고민하지 않았겠는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적다고? 

지금 혐의가 그에게 있단 말인가? 그는 자신이 수사한 수사결과에 대한 보고를 위에 올리고 그것을 경찰에 이첩한 것 외에 특별히 문제 되는 짓을 한 일이 없다. 상관이 잘못한 범죄에 대해서 수사를 담당한 자가 그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서를 쓰고 그것을 경찰에 넘기면 항명이란 말인가? 무조건 말을 들어야만 한다고?


아직 진실을 모두 까발려지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다만, 그의 입을 틀어막아보겠다고 구속영장을 친 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그 구속영장을 기각시킨 이들이 대단한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너무도 당연한 상식을 가지고 당연한 행동을 했는데 정의롭다거나 훌륭하다는 말을 듣는 경우는 단 한 경우밖에 없다. 주변의 인간들이 너무도 쓰레기틱하여 도무지 인간을 찾아보기 어려워 모든 하향평준화 속에서 그저 평균만 해도 돋보이는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의미이다. 


요즘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학창 시절 보았던 똘이장군이 자꾸만 떠오른다.

이곳이 정말로 대한민국이 맞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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