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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Dec 09. 2024

결혼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2)

왜 그들은 결혼에 실패하였는가?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1849


결혼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지난 이야기에서, 당신이 어렴풋하게 알고 있다고 착각하던 ‘이기주의’라는 개념을 새로 정리했다.


물론 자기만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큰 틀에서 ‘이기주의’라는 점에는 큰 다른 점이 없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말로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결혼’이라는 것에는 ‘나’가 아닌 ‘우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이기주의의 주체전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축구실력이 아무리 뛰어난 스트라이커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패스를 해주는 팀동료가 없다면, 그리고 상대편의 골을 제대로 막아주는 골키퍼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혼자서 매번 골을 넣고 승리할 수는 없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는 ‘결혼’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축구는 11명이나 되는 팀원이 어쩌면 제법 많은 플레이어가 뛰는 단체게임이지만, 결혼은 단 두 사람만이, 그것도 상대를 두고 골을 넣거나 점수를 얻어야 하는 게임이 아닌 두 사람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부터 외재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합심이 아니고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그들이 머리가 나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들이 수능점수가 낮아 제대로 된 명문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거나 I.Q가 낮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이 제법 똑똑하다고 착각(?)을 하는 헛똑똑인 경우가 많다는 특징을 보인다는 말이다. 그들은 상대방에게 절대 속지 않겠다며,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겠다며 자신이 제법 똑똑하다고 착각을 하지만 결국 그들은 ‘결혼’이라는 제도이자 게임의 룰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그 음식을 자신의 입에 넣기 전에 부모님에게 가져다 드려 맛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효(孝)’의 정신이다. 이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주장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시대가 너덜너덜해지다 못해 해질 대로 해져버려 그렇게 부모님을 먼저 생각하는 것을 고사하고 부모님에게 하루에 한 차례 전화를 드리는 것조차 인색해져 버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사람은 어떻게 바뀔까?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단 한시도 떨어져 있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데이트를 수시간이나 하고 들어와서도 밤새 전화하다가 해가 뜨는 것을 보고 다반사이고, 다른 나라에 있어 비행기를 수시간 타고 가야 하는 원거리 연애를 하면, 수백만 원의 돈을 들여 비행기를 타고 단지 얼굴 한번 보고 다시 돌아와 일상 루틴을 소화해야 함에도 그것을 거뜬하게 감수하는 것이 연애이자 사랑의 기본이다.

그렇게 사랑하고 죽고 못살아 결혼까지 골인하고 나서 이 짐승적 본능만이 왕성한, 헛똑똑의 결혼실패자들은 본능이 사그라 들어가는 것에서부터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자신의 본능이 식어 상대방에게 연애 때처럼 불타오르며 해주었던 애정공세를 하지 않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상대방에 그렇지 못한 것에 서운함을 강하게 느끼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둘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새로운 존재인 ‘부부’라는 것을 아주 쉽게 망각해 버리고 상대방이, 보다 헌신적으로 자신에게 100% 올인하지 않는다고 서운함을 느끼기 시작해서 심지어 징징거리다가 털푸덕 주저앉아 울기 시작한다.


징징거리고 울음을 터트린다고 하니 행여 여자에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는 헛똑똑이들이 있을까 싶어서 굳이 사족일지도 모를 설명을 덧붙이자면, 요즘은 여자보다 이런 철딱서니 없는 남자들이 훨씬 더 많다. 볼쌍사납게 나이도 적지 않은데 상의해야 할 엄마를 찾거나 어디서 뭘 보고 왔는지 제대로 가장노릇도 하지 못하면서 아내에게 현모양처를 찾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남자들이 적지 않다.


‘부부’는 남성과 여성이 한 팀을 이루어 만든 새로운 ‘하나’의 존재이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상대가 명확히 있거나 점수를 올려야 한다는 목표가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험난한 인생이라는 현실적인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그 문제를 혼자서가 아닌 둘이 하나의 팀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혼자서 사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서로 간의 약속하에, 사회적으로 공표까지 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낸 ‘팀’이다.


부부라는 이 새로운 형태의 팀은 경제활동을 혼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소출을 위해 노력하고, 사랑의 결실로 아이를 낳아 자신들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부모’라는 새로운 존재로 격상(이것이 왜 격상인지에 대해서는 따로 후술 할 기회가 있을 때 상세히 설명하기로 한다.)된다. 물론 불임이라던가 불임이 아니더라도 두 사람만의 사랑으로도 더 나은 부부로서의 삶을 채워나갈 수 있다고 여겨 딩크족을 자의나 타의에 의해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천 사람이 있으면 천 사람의 삶이 있는데, 그중 어느 것이 우등하고 어느 것이 열등하다고 규정지을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부부라는 한 팀을 이루고서 자신이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팀킬을 벌이는 일이 빈번하고 그 결과의 99%는 이혼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문제가 밖에 있어도 둘의 힘을 합쳐 노력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둘 간의 팀킬이 발생한다는 것은 대개 감정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감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실제적인 이혼의 사유에 절반이 넘는 기본적인 배경에는 그놈의 ‘돈 문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골은 언제나 말에서 빌미가 된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그 반대급부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그 말이 시작이다. 말은 당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배설하라고 하는 표현의 도구가 아니다. 말은 표현도구 중에서도 듣고 있는 상대방을 두고 하는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심리상태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혼자서 떠들어대는 말은 혼잣말이 아닌 혼잣말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감정의 골을 후벼 파서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당신을 내던지게 된다. 


혼자서 살 때도 가족이나 친구와 혹은 학교나 회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감정적으로 부대낄 수도 있다. 하지만, 함께 삶을 공유하는 ‘부부’는 가족이면서도 가족 아닌 묘한 관계이기 때문에 혼잣말처럼 배설하는 말하기는 결국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마는 팀킬의 주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똑똑한 사람은 말이라는 표현행위가 상대방의 행동화를 촉구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행위임을 안다. 잠시라도 못 보면 아쉽다고 그 목소리라도 듣겠다고 밤을 새워가며 전화기가 뜨거워질 때까지 들고 있다가 결혼을 한 상대방이 어떤 기분상태인지 혹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힘든 일을 겪고 있는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지 등등을 먼저 읽어내는 관심과 배려를 보인다면, 그리고 상대방이 그 힘들어하고 짜증내하는 것을 덜어내 주려는 배려심이 기본적으로 작동한다면 자신의 기분이 먼저라고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게 된다.


이렇게 설명하면, 그걸 누가 모르냐고 할 사람들이 버젓이 자신이 힘들고 자신이 짜증 나고 자신이 불편한 부분을 상대방이 먼저 알아달라는 잘못된 이기주의적 심보를 내세우며 상대방에게 소홀하게 생각하고 멋대로 내지르는 말과 행동들이 팀킬을 하게 된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이니까 내가 보고 싶다고 열몇 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비행을 통해 날아와서 내 얼굴만 봐도 행복해하던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아파서 콜록대는 내색만 보여도 당연히 난리가 날 것처럼 약을 챙기고 손을 잡고 병원을 가자고 해줘야 당연한 게 아니냐는 착각을 심지어 과감하게 입 밖으로 당당하게 내뱉는 순간, 그 뜨거웠던 사랑‘했던’ 감정들은 급속한 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헛똑똑 한 사람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들이 똑똑하다며 정신과 의사나 변호사를 찾아가 쓸데없는 돈을 버릴 준비는 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아직은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당사자라고 할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읽고 챙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도리어 이 헛똑똑이들은 자신의 이기주의에 입각하여 당장 상처받고 헤어짐을 생각하게 된 자신을 위로해 줄 자신의 편(그것이 과연 진정한 편인지도 모르면서)이 되어줄 사람을 찾는다. 가까운 친구랍시고 술 한 잔 하자고 불러내서 자신만이 피해자인 양 눈물까지 질질 짜면서 결혼생활이 이렇게 거지 같은 것인 줄 몰랐다고 대성통곡까지 한다.


아니다. 결혼생활이 거지 같은 것이 아니라 지 감정만 귀하고 상대방에 대한 마음은 읽을 생각도 하지 못한 헛똑똑이들이, 팀 내에서 팀킬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된 문제해결의 키를 모색해내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병신 같은지를 인증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가 생긴 당사자간의 해결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수만 번 강조해도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문제를 두 당사자가 정말로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가 있는지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그 마음과 의지가 있어도 내내 서툴게만 접근하고 헛발질만 해서 똥볼을 차서 엇나가게만 만들면서 서로의 탓을 하는 것은 아닌지를 사전에 점검하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부분이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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