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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왜 그렇게 게임을 잘하는 건가요?

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마. - 100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1943


문득 구글에 ‘why korean...’이라고 검색어를 넣어 많이 검색되어 나오는 내용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 사진에 나와 있다시피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한국 음식, 특히 매운 것에 대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한국의 드라마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도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한국인들이 젊어 보이는가에 대한 것도 있었고, 흰 피부를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이제까지 100개의 주제로 분석하면서 설명된 부분들이긴 했는데요. 그 사이에, ‘한국인은 왜 그렇게 게임을 잘하는 건가요?’라는 재미있는 질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E-SPORTS는 전 세계에 걸쳐 어마어마한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통칭 롤(LOL;League of Legends)로 불리는 게임을 해본 적은 없어도 페이커가 누구인지는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전 세계 게임 1위로 널리 국위를 선양해 왔습니다.


자신들이 즐겨하는 게임을 프로로, 밥벌이로 하는 프로게이머들의 게임 영상을 보면서 그리고 유튜브의 급격한 확산과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게임중계가 확산되면서 부동의 전 세계 1위로 프로 게이머계에서 그 위용을 뽐내는 한국인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구글 검색에 자주 검색한 용어에 등장할 정도로 프로게이머가 아닌 일반적인 한국인들조차도 게임의 상위랭커에 포진해 있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세계인들은 도대체 한국인들이 왜 그렇게 게임을 잘하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곤 합니다.


한국인이 게임에 특성을 보였던 역사는 90년대 스타크래프트가 시작이 아닙니다. 1981년 11월에 당시 총상금 5만 달러가 걸려 있던 아타리 월드 챔피언십(Atari World Championship)이라는 게임대회에서 여성부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여성 한옥수(Ok-soo Han)씨에서 시작됩니다.

상금이 규모만 보더라도 비슷한 시기 미국 전역에서 1만여 명이 참여했던 스페이스 인베이더 내셔널 챔피언십(The Space Invaders National Championship)의 우승 상품이 2,000달러 상당의 게임기였던 것을 비교하면 매우 높은 상금의 주목받을만한 E-SPORTS의 시초였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롤의 참가를 위해 한국 선수들에게 전용기까지 보내주는 특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시 참가자들에 대한 지원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시카고까지의 교통비와 60달러나 되는 대회 참가비는 개인이 부담했어야 했습니다.

한옥수 씨는 당시 아케이드 게임기로 6개월 동안이나 집에서 아타리에서 출시한 게임들을 연습하여 지역 예선을 거쳐 결승전이 열리는 시카고로 갔다고 합니다.


이 대회의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게임은 <Centipde>라는 게임이었습니다. 분리된 지네의 몸통을 쏘면 장애물인 버섯으로 변하는 이 게임에서 한옥수 씨는 3분 동안 53,220점을 기록하며 여성부에서 최종 우승하였고 4,000달러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그녀와 결승에서 마지막까지 대결했던 줄리 윈코프(Julie Winecoff)는 스스로 처참하게 패배했음을 인정하며 다시는 <Centipede>를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터뷰하기도 했죠.

전미 게임 대회에서 여성부 우승을 동양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를 한국인 여성이 우승을 했다는 사실은 당시에도 꽤나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이것이 게임계에서 보는 한국인이 게임을 잘한다고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작점이라고 보는 에피소드입니다.


굳이 이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옥수 씨가 이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집에서 게임기로 훈련(?) 한 시간이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훨씬 적었다는 점이죠. 그야말로 한국인들이 짧은 시간 내에 게임에 특화된 특징을 발휘하여 상위 랭커를 찍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기 때문인데요.


이른바 ‘스피드 런’이라고 불리는 전설의 용어. 바로 게임의 최단시간 클리어하는 플레이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시간을 줄인다는 것이 곧 최대한 실수를 적게 하고, 게임 클리어를 위한 최단거리를 주파해 내는 것임과 동시에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나 개발사들의 다양한 함정(?)을 모두 해결해 내는 것을 말하죠. 대개 게임사에서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을 들여 게임을 개발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게임을 완전히 클리어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곤 하죠. 그런데 그 기록들을 매번 아무렇지도 않게 깨버리는 상위 랭커들이 대개 한국인이기에 게임계에서는 한국인들의 민족적인 특성으로 게임을 잘하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이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가장 큰 이유로는 한국의 게임으로의 놀이문화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한국에서 PC방 문화가 자리 잡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렉이 걸리지 않는 최신 컴퓨터 시설에서 단체로 10대의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것에서 출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의 게임 선호 문화가 얼마나 그 인프라에 맞춰 발전하며 진화했는지를 짐작케 하는데요.


가장 성장의 동력이 활발할 시기의 10대, 게임의 변화정도에 빠른 반응과 순발력 있는 판단력을 요구하는 상황에 맞춰 한창 학습능력이 팽창할 시기의 10대가 집중하고 빠져들게 되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대비 당연히 그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갖추게 됩니다.


중국이 부동의 바둑 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데에는 피라미드 구조로 볼 때 엄청난 바둑을 지망하는 학습능력이 최대치가 될 10대 혹은 그 이전의 어린 나이의 아이들 후보군이 투툼하고 그 층에서 이겨서 올라온 최강자의 실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들이 시각적인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데 유리하다는 생물학적 정보도 무시할 수는 없죠. 거기에 더해 독창적인 문체 해결 능력과 전략적인 사고 능력에 특화된 한국인의 특징은 그 능력이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여 정점에 놓이는 10대에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서 더 확장됩니다.

여기에 게임이나 놀이에 진심인 한국인의 승부욕을 또한 빼놓을 수 없죠. 결국 게임은 승부가 나기 마련이고 PC방에서 주로 하는 단체전으로 하는 게임의 경우 한국인들의 승부욕은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극단적인 메시지로 치닫게 됩니다. 이것은 앞서 살펴보았던 상대적인 가치와 늘 성적을 기준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에 익숙한 서열문화와 융합되면서 게임의 상대보다 상대 우위적 가치를 점유하고 있어야 자신이 하는 행위와 자신의 가치를 고양시킬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굉장히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직접 뛰지 않는 월드컵 경기에 직접 뛰는 선수들보다 더 흥분해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평상시 축구의 룰조차도 잘 모르고 있는 여성들까지 그 승부욕의 도가니에 온몸을 던지는 것은 그러한 한국인의 특징을 아주 잘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에 진심인 한국인들의 특징에 걸맞게 한국의 게임산업 역시 상위랭커에서 리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적인 게임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이 기다리는 게임을 출시하고 개발하는 과정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게임유저의 상위 랭커에 한국인들이 관심을 그만큼 쏟아주고 진심으로 대하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게임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게임을 개발할 수 없고, 게임을 많이 해본 진심인 유저만이 게임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당연한 논리는, 한국의 게임업계가 전 세계의 상위 업계에 올라서는데 상당한 역할을 해주게 됩니다.

K-POP이 정점을 유지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체계적인 연습생 시스템에 있다는 사실처럼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은 엄격한 훈련체계를 통해 한국인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전략, 치밀한 팀워크, 실시간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다양한 과정들을 시스템화하는데 이릅니다. 그 결과 전 세계인들이 경악할 정도의 획기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내게 된 것이죠.


재미있는 일화 중에, 한참 플레이스테이션의 축구게임이 전 세계와 한국에 인기를 휩쓸 당시 한국의 남자 연예인들이 우연히 미팅을 갖게 된 일본 플레이스테이션의 축구 게임 개발팀과 축구게임 내기를 해서 그 개발팀을 이겨버린 일은 아직도 연예계에서 전설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한때 유저들의 현질에 의존해서 PC용 MMO RPG 게임에만 안주했던 안일함으로 고생했던 한국의 게임업체들도 이제 콘솔 시장을 비롯해서 다양한 게임의 장르 확장을 통해 전 세계 게임 주류시장의 탈환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PC용 게임에서부터 스마트폰 게임에 이르기까지 어떤 게임 든 학업에 장애를 입혀가면서까지 진심으로 게임에 몰입해 왔던 한국의 젊은이들의 희생(?) 아닌 희생이 있어왔습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거나 게임 제공하는 서버자체가 느리면 아예 폐기되어 버릴 정도의 냉혹한 게임 유저들의 시장에서 한국의 빵빵한 인프라는 결국 한국인의 특징에 부합하기 위해 빠른 것을 최고로 추구하였고, 누구보다 빠른 처리와 피드백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게임계에 상위랭커의 국적을 한국으로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승부욕이 강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루지 못한 점수와 경지에 오르기 위해 독창적 문제해결능력을 발휘하고 팀전에서 끈끈한 팀워크를 통한 전략적 사고를 구현하면서 그 어떤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에도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오랫동안 집중력을 발휘하는 한국인.

게임이야말로 한국인을 구분할 수 있는 바로미터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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