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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식도 맘대로 못하면서 어디 남의 자식을 고치겠다고

당신이 할 수 없는 일로 고민하지 마라.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1953


아무리 나이가 먹었어도 결혼을 하지 않으면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없다고들 한다. 결혼을 했어도 자식을 보지 않았다면 온전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다고들 한다. 결혼을 하고 이혼을 했어도 철이 들지 않는 이들이 발에 차이는 시대라고들 한다.


시대와 상대를 막론하고 이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자가 자신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 느끼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른바 ‘성격차이’이다. 이 애매모호하면서도 넓은 범주를 펼쳐놓은 개념에서 보면, 30여 년이 넘도록 각자의 집안 분위기와 자신만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를 가진 성인 둘이 만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우린 너무 잘 맞아~!’라고 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부터가 모순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당신이 지금 헤어짐을 생각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 역시 사소한 것에서부터 가장 중요시하게 여겼던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겠으나 결국 당신이 원하는(?) 혹은 원했던 그 기대치가 구현되지 않았기에 상대방이 그렇게 따라줄 것이라는 기대가 깨져버렸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조금 솔직하게 말해보자. 당신은 서른이 넘도록 자기 스타일이라고 추구하며 살아온 당신의 배우자가 당신이 원했던 그 이상적인 스타일대로 따라주며 당신만을 챙기고 위하고 존경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했단 말인가? 그것은 그야말로 당신만의 착각이자 오만이고 말도 안 되는 이기주의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당신은 늘 입버릇처럼 말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그저 남들처럼 돈 벌어다주고, 남들처럼 강남에 아파트 사고 상가 사고, 애들 결혼할 때 즈음에 아파트 사줄 정도로 살고, 매주말마다 둘이서 적당한 곳에 가서 맛있는 외식하고 일 년에 한두 번은 정기적으로 해외 여행하며 바람도 쐬어주고, 당신의 취미생활에 맞춰 함께 그렇게 은퇴 후 노년을 즐기는 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이 그렇게 어려우냐고.


하나씩 쪼개서 살펴봐라. 당신이 ‘남들처럼’이라고 하는 그 남들이 도대체 어디에 사는 누구길래 그렇게 사는지 냉정하게 살펴봐라. 당신 말처럼 그것이 그렇게 흔한 일이라면 누가 미쳤다고 멀쩡히 어린 새끼들을 다 죽이고 가족모두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할 것이며, 돈 좀 가지고 있다며 부모가 더 많이 물려주지 않는다고 존속살인을 하고 짐승임을 자처할 것이란 말이냐?


무엇보다 근본적인 전제부터가 틀려먹었다는 얘기로 당신의 망상을 지적하기 전에, 가장 기본부터 살펴보자. 당신이 낳은 자식들조차 당신이 원하는 훌륭한 성적으로 세계 명문대학에 턱턱 들어갈 정도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사춘기를 빙자하며 부모에게 막말하며 대들기 일쑤인데, 당신이 낳은 새끼조차 당신의 마음대로 조절하고 키워내지 못하면서 서른이 넘도록 다른 분이 낳은 남의 새끼를 당신의 마음대로 조정하고 당신의 마음에 들게 맞추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쉬울 줄 알았더냐? 그거야말로 도둑놈 심보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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