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에 신박한 훈수 한 점을 더한다면...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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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는 정석(定石)이 공부해야 할 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을 만큼 그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어 왔습니다. 정석(定石)이란, ‘바둑에서 돌을 거의 두지 않은 초반에 귀, 변 등에서 쌍방이 최선을 다해 두었을 때 나오는 10여 수 내외의 일정한 형태를 공식화한 것’을 지칭하는 바둑용어입니다.
정석은 귀에서의 수비 측의 첫 착점 위치가 어디였냐를 기준으로 하여 화점, 삼삼, 소목, 외목, 고목 정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 분류에는 수많은 정석과 그 정석의 변화들이 포함되어 있고, 그 정석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연구되어 보완되면서 유행하는 정석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특히, 2019년 무렵부터 엘프고, 릴라제로 등 누구나 쓸 수 있는 고성능 AI들이 출현하면서 지금까지 쓰이던 정석이라는 것의 패러다임을 모두 바꾸어놓았다고 할 정도로 대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사실 바둑에서 돌을 어디에 놓더라도 자신의 전략이나 의도에 적절하다면 큰 상관은 없겠으나, 그래도 수십 년에 걸쳐 쌓인 기보(棋譜)들을 프로 기사들이 연구해 온 바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것이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인지, 그리고 그 루트를 따르지 않게 되면 어떤 응징 수가 있는지 등등을 연구하게 되면서 언젠가부터 공식처럼 굳어져 정석(定石)이라는 이름으로 전해 온 것입니다.
앞서 바둑실력을 늘리기 위해 고수들의 기보(棋譜)를 복기하면서 그 수의 의미를 몸에 익히는 방식을 설명한 바 있는데, 바둑의 초반에 이루어지는 자리차지하기의 정석은 그야말로 이제까지의 기술과 연구가 집약된 형태의 기보복기 학습의 첫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바둑 공부에 당연히 도움이 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겠으나, 오늘의 바둑격언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석을 배우기만 해도 두 점이나 바둑이 늘어난다는 말은 사실일까요?
최근 영화 <승부>로도 유명한 바둑계의 전설, 조훈현 국수는 소위 말하는 바둑의 신동이었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 바둑에 훈수를 두기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입단대회를 통과하여 세계 최연소 프로바둑기사가 되었습니다.
당시의 바둑은 일본 정석(定石)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는데요. 처음 정석에 대한 공부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조훈현 국수는 열한 살 때 일본으로 바둑유학을 가게 되면서 일본의 정석으로 똘똘 뭉친 원생들에게 무참히 깨지면서 기본기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는 군 복무를 위해서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9년간 일본의 천재들에게 흠씬 깨지면서 실력을 연마하여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는 33승 1무 5패의 기록을 세우며 일본기원이 선정하는 신인상까지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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