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괘씸죄> - 22

반격의 시작 - 2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048


“자아, 무슨 말인지 제가 직접 확인시켜 드릴게요. 옆의 남자분 이리 와보실래요?”


교수가 내 옆에 있던 피디를 불러 세웠다.


“자아, 보세요,”


마주 보고 뻘쭘하게 서 있던 피디의 팔을 잡고 교수가 말했다.


“이걸 잡아서 비틀려면 제가 정면을 보는 상태로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그러니까 180도밖에 안되거든요.”


마치 악수를 하는 듯한 자세에서 그가 손을 최대한 꺾어 보였는데 그 각도가 180도를 넘지 못하다는 점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돌아가지 않고 돌리려면 이렇게 제 팔을 한껏 위로 쳐들어야 해요.”


피디의 팔을 제대로 꺾기 위해 교수가 팔을 들어 올리자 그제서야 피디의 팔이 동영상에서 본 경찰의 모습과 같이 팔이 뒤로 꺾여졌다.

그래서 피디는 그 인터뷰를 따고 나오면서 바로 내게 모션캡처를 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모션캡처?”

“방송에서는 일단 보여지는 게 제일 확실하거든.”


영화에서나 쓰는 타이즈를 입고 몸에 방울을 붙이고 움직임을 세밀하게 찍는 기법인 모션캡처로 당시 있었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보이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여러 번 설명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 피디의 생각이었다.


모션캡처를 촬영하기 전에 그 분야의 전문가로 초빙된 남자가 사전에 간단하게 설명했다.


“모션캡처는 0.1미리까지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자신만만한 지휘아래, 두 사람의 모델이 타이즈를 입고 모션캡처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영상은 바로 모니터에 들어왔다. 정말로 경찰의 주장대로 그리고 영상에 나온 대로 경찰의 몸이 돌아가서 팔이 꺾이려면 김철 씨의 팔이 일단 허리 위로 올라와야 할 정도가 되어야만 했고, 그러려면 상체의 어깨가 위로 올라가지 않고서는 상대의 팔이 꺾여서 돌아가는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몇 번에 걸친 시뮬레이션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영식이가 분석해 준 영상에 보면, 김철 씨의 자세는 뒤와 옆이 나오는 것이기는 하지만 단 한 번도 어깨가 올라간다던가 자세가 굽혀져 있는 적이 없이 꼿꼿한 자세 그대로 서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손을 잡아서 비틀게 되면 상대방의 팔 쪽으로 빨려가듯이 자신의 상체도 그쪽으로 딸려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 자체가 전혀 보이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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