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을 통해서 보는 미국 중산층 사회의 변화 양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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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스파이더맨은 마블 캐릭터 중에서 유일하게 10대이다. 젊다 못해 이 어린 이미지를 너무 고집했기에 캐릭터의 변화가 없다는 비판마저도 받은 바 있다. 막장 시나리오로 유명한 ‘Sins Past’도 마블의 고집 때문에 생긴 스토리이다. 원래 기획에선 피터가 쌍둥이의 아버지였으나 피터가 너무 나이 들어 보일 거라는 이유로 노먼이 NTR한 것으로 바꿔버렸다. 그래도 이 희대의 NTR은 알고 보니 아니었다는 식으로 급히 이리저리 때워(?) 버려 설정을 폐기하긴 했지만, 이미 그것이 떡밥이라고 생각했던 마니아들에게는 욕이란 욕은 다 먹게 된다. 심지어 설정이 바뀐 것도 모르는 읽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전형적인 ‘Geek’, ‘Nerd’ 캐릭터이기도 한데, 이런 성향의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도 거의 최초라고 분석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덕후들의 특성상 미국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주 독자층이었던 ‘Geek’, ‘Nerd’ 성향의 대부분의 미국 덕후들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팬들의 충성도가 다른 마블 캐릭터에 비해 굉장히 높다.(이러한 오리지널의 설정 부분은 이전 TV시리즈나 기존 영화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가 최근 제작되는 영화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이후 리 론칭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예고를 보면 “세상이 바뀐 만큼 피터도 변했다.”며 삶의 두 번째 기회를 얻은 이상 과거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한 바 있다. 그래서 획기적인 성격의 변화가 이루어지는가 기대했지만, 결국 피터 본인이 회사를 공중분해시켜 버리는 파격적인 성과로 끝맺고 말았다. 거기에다가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시절 오토가 피터 이름으로 쓴 논문이 표절 판정을 받아서 기껏 얻은 잡지의 과학 섹션 일자리마저 잃어버렸으며 사기꾼 딱지까지 덤으로 얻어 상황만 더 곤란해지고 만다.
기본적인 성향은 온순하기 그지없고 착한 성품에 약간 소심한 면도 있지만, 가족이나 친구가 위협당하게 되면 그 누구보다도 과격해진 모습을 보인다. ‘What if’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살인까지 저질렀다. 메인 유니버스의 예를 들면, 베티가 강도에게 폭행당하자 완전히 뚜껑이 열려서는 뉴욕의 범죄자들을 하나하나 추적하며 베티를 폭행한 강도를 쫓는 집요함과 살벌함을 보여주었고, 플래시가 그린 고블린의 계략으로 중태에 빠지게 되자 그를 붙잡아서는 그가 행한 악행들을 생각하며 “죽여버릴 거야!”라고 정말로 무섭게 위협하기도 한다. ‘계속 살아가는 것이 벌이다.’라며 결국 죽이기까지는 가지 않는다.
‘시빌 워’ 이후 메이 숙모가 저격당해 생사를 헤맬 때는 저격을 지시한 킹핀을 바로 찾아가 복면을 벗고 스파이더맨이 아닌 피터 파커로써 죽도록 패준 뒤에 “만에 하나 숙모가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그때 다시 와서 널 죽여주마.”라는 일갈을 남기고 오기도 한다.
기존의 슈퍼 히어로는 악에 대한 ‘응징’이라기보다 바르게 ‘선도’하는 경향이 많았다. 절대적인 힘의 차이에서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뭔가 위에서 시혜하는 듯한 절대 신의 위치를 의미하는 듯한 구도가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은 일단 분노가 당시 10대의 심리를 ‘분노’라는 측면에서 매우 싱크로율이 높게 구현해냄으로서 인해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창조해냈다고 본다.
특히, 전술한 바와 같이, 본래의 캐릭터상 학교에서도 일진은 고사하고 일진들에게 큰 소리도 내지 못하는 Nerd캐릭터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슈퍼 히어로물이, 누군가 강력한 나만의 친구가 와서 도와주는 것을 꿈꿨다면 <스파이더맨>에서는 내가 원래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조차 모르던 그 힘이 분노를 통해 분출되고, ‘나도 화가 나면 너 정도는 그냥 제압할 수 있다’는 10대 Nerd 캐릭터의 상상을 구체적으로 구현해줌으로써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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