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갖는 의미 분석 - 1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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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에서, 벌쳐는 자신의 의도가 아니었지만 나단을 죽이게 되었고, 이 시건은 피터와 메이 숙모가 벌쳐를 증오하게 된 가장 큰 계기이자 벌쳐의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여러 사건 이후에도 빌런스러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던 벌쳐는 어느 날 항상 사용하던 전자 장치에 너무 긴 시간 동안 노출되어 생기는 부작용으로 암 진단을 받게 된다. 더 이상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벌쳐는 메이 숙모를 찾아가 나단 루벤스키 사건에 대해서 사죄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물론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상처가 너무나 컸던 메이 숙모에게 퇴짜만 맞고 쫓겨난다.) 그렇게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나서야 자신이 저지른 죄들에 대해서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참회 역시 오래가지 못한다.
상대방의 젊음을 뽑아내어 자신에게 옮겨낼 수 있는 기계를 갖게 된 벌쳐는 여러 인물들의 젊음을 뽑아내면서 대머리 노인에서 젊었을 때의 머리카락까지 다시 자라는 회춘의 기적을 겪게 된다. 당연히 시한부 인생의 원인이었던 암까지 자연스럽게 치유되어 다시 강력하기 그지없는 빌런의 길을 걷게 된다. 물론 모든 것이 다시 수포로 돌아가면서 대머리 노인으로 돌아와 버리는 허망한 결과로 끝나 버리고 만다.
이 구조는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의 욕심을 빙자하여 지나친 욕심을 낸 자는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이솝우화에서나 볼 법한 플롯 구조를 갖는다. 일종의 실험이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기존의 다른 히어로물에서도 많은 빌런들이 등장한 바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그들이 진정으로 참회하고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스파이더맨의 캐릭터와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이후 설명할 빌런들도 그렇지만,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은 특히나 빌런이 되게 된 이유와 사연이 있다. 물론 모든 빌런들 중 사연 없는 녀석이 어디 있겠는가만은 스파이더맨이 다른 마블의 히어로와 다른 것처럼 그 안의 빌런들도 그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최초의 빌런으로서 벌쳐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스파이더맨의 피터가 그랬던 것처럼 벌쳐는 자신이 개발한 기계에서 나온 방사능과 유사한 영향력으로 인해 괴력을 갖게 된다. 사실상 벌쳐에게 초능력이라곤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저 괴력을 가진 노인이라는 의미만으로는 스파이더맨에게 위협적이 될 수가 없다. 하지만 그에게는 스파이더맨에게 없는 비행능력이 있다. 그리고 본래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전자 공학에 대한 뛰어난 지능까지 모두 더해지게 되면서 그가 초인을 가진 이보다 더 강력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는 스파이더맨이 비행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취약점에서 나온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긴 한데, 단순 초능력에 의한 비행능력이 아닌 과학기술을 활용한 기계적 능력을 빌렸다는 점에서 그의 인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그저 괴력만 강조하더라도 빌런으로서의 존재감이 작지는 않았을 텐데, 그의 특징을 이렇게 규정한 것은 처음부터 그러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후 벌쳐는 빌런 오울 밑에서 활동하며 블랙&레드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리모델링에 성공하고 깔끔한 뉴 패션으로 돌아오는데, 정작 화려해진 외형과는 달리 블랙캣에게도 제압당하며 오울이 내린 임무까지 실패해버리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난 상처를 얻게 된다. 상처 때문에 한때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다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언제부턴가 상처 없는 말끔한 얼굴로 다시 등장한다.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의 역사를 반복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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