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갖는 의미 분석 - 2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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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저드의 개인적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에서도 <스파이더맨>을 전체적으로 장악하는 주제의식은 그대로 반영된다.
리저드는 ‘No Turning Back’의 Part I인 <Amazing Spider-Man> #688에서 재등장하게 되는데, 스파이더맨과의 전투 끝에 뱀파이어 모비우스가, 리저드가 죽인 아들 빌리 코너스의 시체에서 채취한 코너스 가문의 DNA로 만든 치료제가 주입된 뒤 전기 충격을 받고 커트 코너스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리저드 본인은 물론, 스파이더맨도 우려하던 대로 커트 코너스의 인격은 이미 사라진 상태라 몸만 인간인 코너스로 되돌아온다. 자신을 인간의 몸속에 가둬버린 호라이즌 연구소 직원들과 스파이더맨에게 복수하겠다고 날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리저드 혈청을 만드는 과정 중에 호라이즌 연구원들 사이에 잠복해 지내면서 그들이 재미있게 지내는 것을 보면서, 다시 괴물로 돌아가는 것을 주저하고 망설인다.
이후 연구원들이 코너스가 주입한 혈청 때문에 도마뱀으로 돌아가버렸지만 모습만 바뀌었을 뿐 전처럼 포악해지지 않는다. 이것은 당시 미국 사회의 일반적인 범죄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데, 결국 리저드의 악행의 근본은, 도마뱀이었기 때문이 아닌, 전부 인간이었던 코너스 본인이 가지고 있던 악하고 결핍된 부분들이 문제였단 결론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스파이더맨에 의해 잡혀 감옥에 갇히지만 리저드의 모습으로 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은 인간 코너스의 인격이 주도를 잡으며 중심을 잡게 된다. 하지만 이미 그의 해태에 분노한 스파이더맨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난다.
리저드가 인간의 악하고 약한 본성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며, 결국 동물적인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으나 조절하기에 따라 다르다는 모습을, 괴물의 모습이면서 인간의 이성을 갖춘 형태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근거는 이후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에서 등장. 스파이더 슬레이어의 탈옥을 막기 위해 온 제임슨 시장과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이 감방을 둘러보던 중 전에 오토(스파이더맨)가 잡아넣은 벌쳐, 부메랑, 스콜피온과 같이 수감되어 있었다.
스파이더 슬레이어가 자신의 미니 로봇들로 풀려나고 벌쳐와 부메랑, 스콜피온이 그의 로봇들로 인해 강화된 장비와 함께 풀려나서 스파이더맨을 공격하는데 리저드는 혼자 계속 잡혀 있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스파이더 슬레이어가 감옥 전체의 전기를 끊자 풀려나고, 스콜피온에게 공격당하는 제임슨 시장을 혼자 구해내는 극적인 상황을 리저드가 그려낸다. 즉, 외모는 완벽히 리저드이지만 내면은 커트 코너스의 인간으로서의 선한 성격이 제대로 완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이러한 스파이더맨의 선과 악에 대한 철학적 배경은 이후 빌런에게도 일종의 법칙처럼 적용한다. 예컨대, 스파이더 그웬이 활동하는 평행세계에서는 피터 파커가 리저드로 각성하게 된다.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중 그웬이 도와주지만 자신을 여자에게 도움이나 받는 한심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그 열등감에 리저드 혈정을 개발하고 복용해 리저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난동을 부리던 중 그웬과 싸우다 혈청의 영향으로 죽는다. 앞서 설정된 리저드의 원인은 인간에게 있다는 기본 설정을 재확인해주는 에피소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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