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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돈으로 월급 받아가며 지들 배 채운데 혈안인가?

국민대신 감시하라는 임무는 어디에 내팽개쳐두고...

by 발검무적

국정감사 시즌이 막을 내렸다.

매년 10월이면 이루어지는 국정감사지만, 여당은 정부와 연계해서 방어전으로 야당은 정부의 무능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


그래서 9월 즈음부터 국회의원실 보좌관들은 자기 의원실에서 파낸 특종을 언론과 연계하여 새롭게 잡아냈다며 그것을 기사 마무리에 의원의 인터뷰로 끝내는 방식의 보도자료를 만들어내기에 안간힘을 쏟는다.


다 좋다.

이유야 자기가 국회의원 재선되기 위해서건 어쨌건, 의원은 물론 보좌진 8명 모두가 국민혈세로 월급을 받아먹고사는 이들이니 당연히(?) 국민혈세가 말도 안 되는 돈잔치로 낭비되는 것을 지적하고 만약 그렇게 제 주머니를 채운 자들이 있다면 그것을 적발하고 지적하고 돈을 토해내도록 만들면 목적에는 부합한다고 인정해 줄 만도 하다.


그런데, 정작 더 큰 이익을 보겠다며 국민을 대신해서 공공기관 및 공기업 그리고 국민의 돈으로 영위하는 사기업에 이르기까지 국회의원에 대관업무 담당관까지 두고 있는 이들과 형님동생하면서 돈독한 사이로 악어와 악어새로 공존공생하며 서로의 이익을 만족시키는 것은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비리이고 범죄이다.


국정감사의 먹잇감(?)으로 민원제보를 통해 들어온 네타중에서 자신들의 비리나 비위행위와 엮이지 않은 것을 골라내고 그중에서 가장 의원실을 돋보이게 하는 것들을 끄집어내는 것이 보좌진의 능력이고 그들의 가장 큰 소임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여의도를 스쳐지나기만 했던 이들이라면 모두 잘 알고 있다.


정승이 죽으면 그 상갓집은 파리가 날리지만 정승집 개가 죽으면 그 상갓집은 온갖 화환과 문상객으로 장사진을 치게 된다.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는 작자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지적을 하고 국민혈세가 탕진된 부분을 지적해도 부족할 상황에 지들끼리 욕을 했네 안 했네부터 이미 감옥에 들어가서 사형일지 평생 감옥에서 썩을지를 재고 있는 계엄수괴 부부에 비리 에피소드를 캐면서 그따위 네타를 국정감사랍시고 떠드는 정신 나간 국회의원들과 보좌진이 적지 않음을 우리는 목도한 바 있다.


자신의 자식을 국회 보좌진으로 삼고 인친척을 보좌진에 심어서 용돈도 아니고 국민혈세로 그들의 배를 불려 왔던 것을 관례라고 고개 쳐들며 떠들어대던 정신 나간 국회의원들이 있었고, 여전히 있다.


자기 딸의 결혼식 날짜를 유튜브를 보고 알았다는 말이 국민 눈높이 상식에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스무 살에 독립해서 정치하느라 서로 관여하지 않아서 일일이 결혼을 챙기지 못했다는 말도 나는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런 국회의원의 딸이 국정감사 기간에 결혼식을 국회의사당 내에서 한 것이 심각한 문제인지는 또 별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미묘한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그것을 대단한 비리인 양 지적한 빨간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기자출신이라는 점과 그 의원실의 보좌진이 국회의원의 딸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은 실소를 머금게 하기에 충분했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104


이 사실이 보도되자 쪽팔려서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어도 모자라 빨간당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의 딸과 보좌관의 결혼식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네 어쩌네 헛소리를 계속해서 시전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국정감사의 타깃(?)을 수집하거나 일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은 보좌진이 준비하고 선별(?)하여 그 결과물을 스크립트로 만들어 의원에게 올린다. 그렇다면, 피감기관에 해당하는 자들, 국회에서 대관업무를 하며 그들에게 로비를 해야 하는 것이 주 역할인 자들은 국회의원이 무서울까? 보좌진이 무서울까? 어떤 문제가 있어도 보좌진이 그건 문제가 아니니 의원에게 보고할 사안조차 아니라고 덮어버리면 국회의원이 그 사안을 들여다볼 여지는 없다.


보좌진보다 해당 상임위의 안건에 더 깊이 공부하며 보좌진을 리드하는 국회의원은 내가 머리털 나고서 결코 본 역사가 없다.


스무 살에 독립하여 엄마와 마치 의절이라도 해서 제대로 관계가 없다는 듯이 말했던 과방위 위원장의 딸은 실제로 알고 보니 엄마가 의원으로 재직하던 때에 보좌진이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엄마에게 부담되고 연계되는 것이 피차에게 싫었다면 굳이 국회의사당 내의 결혼식장을 잡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합리적 의심의 근거가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심각한 이해충돌이니 어쩌네 떠들어댔던 빨간당의 국회의원이 제 보좌진이 버젓이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터임에도 불구하고 파란당 국회의원 딸의 결혼식은 이해충돌이고 지 의원실 보좌진의 결혼식은 문제가 없단다.


만약 과방위 의원실의 보좌진이 아니라면 어느 미친 통신사와 방송사에서 화환을 보내 결혼식을 축하하는 일을 벌였겠나?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그나마 잘리기 전에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을 때 결혼을 국회 내에서 해야 남는 장사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나?


화환이 얼마인데 화환만 보내고 축의금은 보내지 않았을까? 그것이 과연 기업의 공금으로 이루어졌을까? 아니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불되었을까?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기업과 언론사에서 아무런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공금을 써가면서 국회의원 딸이나 국회의원 보좌진의 결혼식에 화환과 거액의 축의금을 보낸단 말인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아들이 결혼식을 한 사실에 대해 마치 돈 장사라도 했다는 것처럼 대통령이 축의금 장사를 하려고 계좌번호를 모두 돌렸네 말았네하는 가짜뉴스가 한동안 기정사실인 양 광화문 알바 노친네들을 통해 퍼졌더랬다.


부모가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자녀가 결혼식을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부모가 사회적으로 정점에 있을 때 자식을 결혼시키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것을 부정부패로 몰 수는 없다.


내용이 부실하기 그지없고 라면냄비 받침으로 쓰기에도 허접한 책을 내놓고 출판 기념회라는 이름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국회의원들의 관례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 구태로 없어지기엔 우리 사회가 아직 발전해야 한 여지가 한참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자식이 국회의원실 보좌진으로 혹은 인턴으로라도 들어가서 그것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데 엄빠 찬스로 들어간 것이라며 자랑하는 개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들이 바로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고 가족이고 친지이며 바로 당신이다.


다들 그렇게 산다며 적당히 챙기고 비리를 눈감아주고 자연스럽게 공범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사회를 좀먹는 것이 결국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어 어느 순간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불살라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제 몸이 타들어가기 전까지 알지 못한다.


돈이고 권력이고 그렇게 탐하고자 하는 것들이 부정한 무리들로 인해 아무렇지도 않게 향유되고 도리어 그것이 자랑거리이고 부러움의 대상마저 되는 사회가 아무렇지도 않게 존속될 것이라 나는 믿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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