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청 수사 심의와 감찰의 실상 - 11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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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그 앞에 얘기한 것이 대맥이라고! 대맥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어요?”
발검 무적의 말에 젊은 경사가 갑자기 체한 사람처럼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면 핵심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죠? 핵심이 되는 내용이라는 말이에요.”
발검 무적은 찬찬히 그를 가르치듯 말해주었다.
“네에.”
“핵심이 되는 내용은 수사 은폐 왜곡이 있었고, 그것을 그렇게 수사한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 ”
“네에.”
“수사이의제기팀의 임 경위라는 조사관이 그걸 바로 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진실을 그냥 덮었다. 그 얘기인 거예요.”
“네에. 네에.”
비아냥거리는 듯 들리기 딱 좋게 경사가 두 번이나 긍정의 대답을 길게 늘이며 던졌다.
“이게 핵심이었어요, 내 감찰 요구의 내용 중에서 말이죠.”
“네, 그러니까...”
발검 무적의 말을 막으며 경사가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발검 무적이 자신의 말을 끊지 않고 이어나갔다.
“그 근거로 잘못을 인정했다고 공문서에 적시한 그 내용이 있기 때문에.”
“아, 네.”
“실제로는 이 잘못이 첫 번째 문장에서는 없다고 당당하게 적어놓고는 마지막 문장에는 의율 적용을 잘못 적용한 과오가 발생했다는 표현이 모순적으로 한 장의 문서에 들어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상식적으로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이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공문서가 맞냐구요? 초등학교만 졸업한 사람이 읽더라도 그건 이상한 부분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하는 거예요, 지금.”
“.....”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거예요. 수사를 축소 왜곡시켜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해야 하는 건 당시 조사관이던 임 경위의 의무였고 정 경사가 그 업무까지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동의를 해줬단 말이에요.”
“예.”
“그런데 당시 조사관이던 임 경위가 과오가 인정된다고 쓴 내용은 명확하게 공문서의 형태로 남아 있단 말이에요. 오케이 그렇다면 앞에 분명히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 걸 진실을 은폐 왜곡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무슨 돈을 먹었는지 금품 향응을 얼마나 제공받았는지 그 이유까지는 알 수 없지만,”
“네네.”
“그 의율 적용을 모욕죄로 보고 뜬금없이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빼내 준 그 잘못에 대해서”
“네에.”
“본래 고소한 취지대로”
“네에.”
“바로잡아야만 하는 책무는 임 경위에게 있단 말이에요.”
“아, 알겠어요, 그러면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제가 지금 기록을 전체 다시 가지고 와서 보면서 얘기를 할게요.”
“그러면 내가 5분 기다리고 있으면 가져와서 전화를 주시겠어요?”
“5분 좀 더 걸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요, 그럼. 내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가져와서 다시 나한테 전화를 줘요.”
“네네.”
“혹시 전화번호 다시 불러줄까요?”
“아니요. 다 가지고 있습니다. 기록에 있으니까 전화 제가 바로 드릴게요.”
귀찮다는 듯 정 경사가 순순히 기운 빠진 목소리로 발검 무적의 적극적인 추궁을 사전에 커트했다.
그리고 10분 여가 흐르고 정 경사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고, 잠시 한숨을 돌린 발검 무적의 전쟁은 계속되었다.
“이게 보니까요. 모욕죄로 검찰에 올라가긴 했는데 다 불기소로 처분이 되었기 때문에 그냥 수사이의제기에 대한 부분도 그렇게 처리가 된 것 같아요.”
마치 새로운 이유를 발견한 것이기라도 한 것처럼 정 경사가 말했다. 개소리였다. 당시 종로서에서 검찰에 멋대로 송치하자마자 발검 무적이 수사이의제기팀에 발 빠르게 문제를 제기했던 것도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 떨어져 버리면 경찰에서는 검찰의 핑계를 대면서 사건을 덮으려 들었다.
경찰의 수법은 시대가 흘렀음에도 언제나 똑같았다. 자신들이 누구보다 매번 경찰의 수사지휘를 받거나 송치했을 때 반응을 경험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어떻게 올리면 어떻게 처리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대단한 사건도 아닌 경우 특히나 무혐의나 증거 불충분의 의견으로 수사보고서를 올려 송치하게 되면 10중 8,9는 자연스럽게 도장만 찍어 자신들의 의견을 인정해주기 마련이었다. 정말로 골치 아픈 고급 변호사가 끼어들거나 그런 건인 경우에는 아예 그런 수작을 걸지도 못했다. 이미 변호사들이 그 수법과 방향을 알고 그들에게 먼저 약을 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지도 않고 본래의 규정대로 처리하는 경우, 굳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종로서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발검 무적이라는 고소인의 태도 자체가 달랐다. 정작 당사자도 아니면서 굉장히 집요하게 문제를 지적해왔고, 무엇보다 잘못된 틈을 비집고 바로 수사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서울청 수사이의제기팀에서도 뭐라 말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의 임 경위라는 자는 버젓이 발검 무적에게 이렇게 말했던 거였다.
“일단 검찰에 넘어갔으니 검찰에서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고 나서 이야기하죠.”
어이가 없었다.
“만약 불기소 처분이 나면 그대로 사건을 덮겠다는 의도로 그 발언을 받아들여도 좋다는 의미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면 수사이의제기팀의 역할과 의미가 뭐요? 수사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바로잡아 달라고 하는데, 어차피 검찰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아줄 테니 기다려보자? 결국 검찰에서 바빠서 이것저것 살피지 못하고 그냥 넘어갈 걸 요행히 바라고 기다리자는 거 아닙니까?”
“......”
핵심을 찝힌 임 경위라는 자는 제대로 대꾸하지 못했다.
결국 임 경위의 그 이상한 버릇과 사고방식을 그의 팀장인 여자 팀장에게 항의하고 바로잡아달라고 난리를 치고 난 뒤에서야 느기작거리며 그는 조사를 하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검찰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신의 결과를 내놓지 않다가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의 도장을 찍어주자마자 아무렇지도 않게 그 문제의 말도 안 되는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었다.
“내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어이가 없는 말이 모욕죄가 각하되었기 때문에 명예훼손죄도 각하될 가능성이 많다. 이거는 정말로....”
“제가 그런 식으로 말씀드렸던 거는 맞는데요.”
“네, 그런데요?”
“그렇게 말씀드린 건 맞구요. 여기 있는 워딩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아까도 그대로 읽어주셨는데?”
“그랬나요? 하하!”
“뭐라고 되어 있는지 읽어드릴까요, 하고 읽은 게 그 내용이었어요.”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결론은 같은 게 되는 거예요.”
“네에.”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수사하는 게 경찰이 해야 할 일인데,”
“네에.”
“그 부분에 대해 조사나 수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조사한 조사관이 갑자기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분명히 다른 죄라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경사가 답답했는지 자신이 발검 무적의 말을 막고 결론을 내리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자꾸... 말이 빙빙 도니까 제가 결론지어서 말씀드리면요.”
“네에.”
“종결에 대한 이유는요. 임 경위가 최초 수사했던 경찰에 대해서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해 의율 적용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상 과오에 해당되기 때문에 주의조치를 한 거구요. 그건 확인이 되었구요. 임 경위의 판단에 따르면 모욕죄에 대해서 언급이 되고 명예훼손에 대해 재수사해야 할 만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거예요. 그래서 내사종결이 된 거예요.”
발검 무적은 이렇게 당당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정 경사가 어이가 없었다.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했는데,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대해서 판단하지 않고 수사하지 않아 놓고 갑자기 모욕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둔갑을 시켜 면죄부를 준 초동 수사관에 대해 수사이의를 담당하는 수사관이 그 잘못은 인정된다고 과오가 인정되어 대단한(?) 구두 경고를 줘놓고서는 결정적으로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해서 수사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는 결론이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은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은 동의한다는 식으로 확정적으로 말했다.
“그렇게 기록상으로는 확인이 되었습니다.”
“네에. 그건 아까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그게 잘못된 게 아니라는 말인가요?”
발검 무적은 다시 한번 그의 말에 재차 확인의 질문을 던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뭐 더 말씀드릴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죠?”
“자꾸 그 이유에 대해서 빙빙 말이 도는데 말씀드릴 게 없구요. 이 처분행위에 따르면요. 뭔가 사정이 변경될만한 요인이 있거나 할 경우에 담당 검사와 보강해서 직접 다시 재수사를 하던지 해야 하는데,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해버린 거잖아요. 아니면 담당 검사가 보완을 지시했어야 하는데 그냥 불기소 처분에 도장 찍은 거잖아요.”
경찰이 늘 자신들의 잘못을 돌리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자신들을 지휘해야 할 검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처리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절차상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는 변명이었다.
이 부분의 녹취를 듣는데, 문득 최근 경찰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해 반대하며 머리를 밀고 자신들의 수사 자율권을 억압한다는 둥 총경 회의까지 자처하며 정의의 수호자인 양 굴었던 것이 떠올랐다. 수사 종결권을 가져오면서도 검찰이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그 부분을 견제해야 한다고 하는 이유로 먹을 개밥그릇을 차지하려고 으르렁거리던 그들이 이미 이전부터 검찰의 생리를 이용해가며 자신들에게 쏟아질 비난의 화살을 늘 돌리는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었다.
“어떻게 하고 싶어 하는지 잘 알겠어요.”
발검 무적이 말을 돌렸다.
“네에?”
무슨 말로 다시 화제를 전환할지 두려웠던 정 경사가 되물었다.
“내가 재감찰을 요청을 할게요. 지금 정 경사의 소속이 어디죠?”
“감찰 수사계입니다.”
“서울경찰청 소속이죠?”
“네. 맞습니다.”
“그러면 상위 조직이 경찰청 본청이 맞죠? 그러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그 조직 안에 있으니까 더 잘 아시겠지만, 동일한 건에 대해 정 경사에게 맡겼던 이 건의 핵심이 검토되지 않고 누락된 채 그... 피 감찰 대상자인 임 경위에 대해서 비리를 덮어주고....”
“풉!”
비아냥거리듯 그가 웃음소리를 억지로 만들어냈다.
다음 편은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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