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95

서울 경찰청 수사 심의와 감찰의 실상 - 14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309


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그런데 지금 경사님이 있는 그 경찰서 수사과장이 초동 수사했던 경사를 불러서 기자랑 통화하면서 물으니 그 경사가 이렇게 얘기를 했다네요? ‘아기를 던지려고 한 행위는 없었다’고. 그래서 기자가 어이가 없어서 다시 물었대요. 녹취가 다 되어 있는데요. 그랬더니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세요?”


“......”


“지금 경사님이 일하는 같은 직장의 수사과장과 그 곁에 불려 온 초동수사를 했던 경사라는 작자가?”


“모르죠, 저는. 뭐라고 했답니까?”


“그게 비디오는 아니잖아요.”


“하하하!”


경사가 자신도 모르게 교수의 웃음에 따라서 헛웃음을 터트렸다.


“음...”


웃음을 따라 터트린 것이 민망했는지 경사가 바로 목소리를 나지막이 깔며 숙연해진 척했다.


“이 정도 되면 <베테랑>이라는 영화에도 나오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고 이 정도 되면 경찰의 가오라는 거 바닥에 다 긁고 질질 끌고 다니는 거 아닌가요?”

“......”


괜히 전화해서 자신이 이런 곤란한 질문과 상황을 견뎌야 하는 경사가 몸을 비비 꼬는 것이 수화기 너머로 보일 듯했다.


“경사님이 듣기에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으세요?”


“네네. 아이고. 고생하고 계시네요. 아이고.”


“하여간 저는 그때도 안 경위에게 말했지만, 경찰들을 족치고 그 사람들의 옷을 벗기는 게 내 목적이 아니었잖아요!”


“네.”


“말 그대로 잘못된 행동을 한 정말 비인간적인 행동을 저지른 사이비 목사를 처벌해달라고 한 거 하나였단 말이에요. 그것도 내가 마구잡이로 처벌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사실에 입각해서 처벌해달라고 객관적인 증거들까지 모두 냈잖아요!”


“네.”


“그게 안돼서 지금 이지경까지 온 거란 말입니다.”


“네.”


“저는 아시는 것처럼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잖아요.”


“예.”


“아동학대죄와는 다르게. 지금이라도 자기가 잘못한 거 인정하고 민사소송이고 명예훼손이고 다 취하하고 그놈이 바닥에 대가리 박고 ‘저 지금 아동학대죄로 형사 처벌을 받게 생겼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라고 하면 그래도 용서를 해줘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으음....”


“이 지경의 꼴을 당하고 나서도 말이죠.”


“네.”


“안 경위님에게 안부 전해주시고 제 마음도 같이 전해주세요.”


“예. 어쨌거나 이렇게 통화했는데 잘 전해드릴게요.”


“다시 한번 실수 안 하게 경사님 이름 좀 메모하겠습니다. 성함과 직함이?”


“네. 저는 김석은 경사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 부분, 고발인 신분이 맞다는 그 취지에 대해서 그렇게 처리 좀 부탁드릴게요.”


원래 서로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었다는 듯이 교수가 다시 한번 본래 김 경사가 전화했던 목적을 상기시켰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렇게 정리하겠습니다.”


“네. 그 부분은 김 경사님이 잘 정리해서 올려주세요. 서로 오해가 없도록.”


“예. 아휴! 알겠습니다. 얘기 다 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에휴! 저는 사실 안 경위님이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저는 지금이라도 안 경위님께서 지금 목사를 불러서 조사하셨던 당사자잖아요. 그러면 사실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되지만, 지금이라도 그 목사를 불러서 이 덮어준 정황이 발각이 되어서 나까지 위험하게 되었다. 아동학대의 진상이 다 드러나면 정말로 심각해진다. 지금이라도 교수님에게 가서 빌고 모든 걸 용서해달라고 해라, 그리고 쓸데없는 소송 같은 거 얼른 취하하고 재물 손괴한 것도 다 배상하고 그렇게 수습해라,라고 하면 그 교수님이... 사실 경찰청 측에서도 곤욕스럽다고 하더라구요.”


“네.”


“관련된 경찰들이 너무 많이 나와버려서...”


“네네.”


“그런데 지금이라도 제가 경찰청 측에 모두 원만하게 처리하기로 하였으니 내가 제기했던 문제들 다 취하하고 접겠다고 하면 경찰청 측에서도 사실 말을 대놓고는 못해도 뭔가 좀 비슷하게 비추시더라구요. 원만한 합의가 되면 취하하고 원만한 방식으로 해결하실 의향이 있긴 있으신 거냐고...”


“어쨌거나 안 경위님이 지금 경사님의 상관이고 거기 팀장님이시니 잘 전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더운데 수고하십시오.”


“네. 들어가십시오.”


해당 녹취를 듣다가 내가 김 경사와 교수의 통화 이전의 대화가 하나 숨겨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황당한 내막을 다시 찬찬히 스킵하며 들었다. 결국 여청과의 김 경사는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에서 감찰부서가 아님에도 해당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하면서 사건을 은폐 왜곡하려고 했던 부분에 대한 것과 김 교수가 고발인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고인으로 돌려가면서 내사 수사인 것처럼 조작한 것에 대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자 그 부분의 수사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을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이 물어온 것이 김 경사가 전화를 한 주목적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의 핵심은 대략 이랬다.


“안 경위에 대한 진정이 왜 들어갔는지 아시고 전화하신 건가요?”


“아니요. 저는 그냥 그 부분을 물어보라고 하셔서.”


“누가요?”


“일단 특별수사팀에서 물어왔고, 안 팀장님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라고 하셔서...”


안 경위가 직접 김 교수에게 전화 거는 것이 얼마나 걸렸으면 그렇게까지 했는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사건 재수사 때문에 제가 갔을 때 저에게 중양서 현관에서 사무실까지 길 안내해주신 분이죠?”


“네. 맞습니다.”


“안 경위님이 이 사건을 어떻게 왜곡했는지 모르시는 거군요.”


“네? 왜곡이요?”


“이 사건의 관건은 목사가 자신의 아이를 물건처럼 던지려고 했다는 아동학대 행위가 다입니다. 그런데, 당시 그 사안에 대해 내가 진술했고, 심지어 진술조사를 모두 마치고 내가 안경위님에게 물을 때 경사님도 자기 책상에 있었어요.”


“네. 상황은 기억이 나는데 정확하게 뭐라고 하셨는지는....”


“그럴 수 있죠. 제가 안 경위님에게 ‘만약 아이를 던지려고 했다는 범죄행위에 대해서 피의자가 부인하거나 딴소리를 하는 거면 당시 녹취 증거를 낼까요?’라고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안 경위님이 녹취된다는 사실은 모르셨는지 바로 ‘초동 수사관의 수사기록도 검토했는데, 수사관도 그렇고 피의자도 그렇고 그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그런 증거는 제출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대답해주신 거예요.”


“아, 그 대화를 녹취를....”


“네. 그런데, 나중에 사건이 북부지검에 넘어가서 어떻게 되었냐고 했더니 검사실에서 어이없는 결과를 알려준 거예요.”


“네? 어이없다고 하심은...?”


“안 경위가 수사결과보고와 자신의 의견을 제출하길, ‘말다툼을 하는 상황에 아이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정서적 학대 정도만 인정된다고 보아 가정법원에 보호처분을 해달라’고 보냈다는 거예요. 아이를 던지려고 한 행위가 어떻게 ‘그전부터 아기를 현장에 안고 있었다’로 바뀝니까?”


“에?”


김 경사가 자신도 모르게 어이없는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면서 사실을 얘기하고 항의를 했더니 검사실의 계장도 검사도 자기들이 제대로 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미안하다면서 협조를 하겠다는 거예요.”


“어떤 부분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거죠?”


“지금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에 구체적으로 진정이 들어간 그 부분이에요. 내가 진술조서 마지막 장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쓰세요,라고 한 부분에 이 사건은 내사사건이나 인지사건이 아니라 내가 경찰청 본청에 난리를 쳐서 겨우 재수사를 하게 된 사건이니 나는 정식 고발인 신분이다,라고 밝힌 걸 무시하고 넘겼다는 그 부분이요.”


“아!”


“내가 그렇게 문건에 증거를 남겼는데도 안 경위는 물론이고 검찰에서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넘겨서 나한테는 통지가 안 오고 그렇게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던 사실이 나중에 걸린 거 아닙니까?”


“음, 그러네요.”


“그런데 이렇게 전화를 주셨으니까 경사님도 여청과의 수사관이니까 하나만 물어볼게요. 아기를 던지려고 한 행위가 형사처벌을 받을만한 중차대한 범죄행위가 아닙니까?”


갑자기 훅 들어온 김 교수의 질문에 김 경사가 긴장하고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행위가 정말로 형사처벌도 받지 않고 가정법원에 보호처분으로 판단할 정도의 경미한 범죄행위입니까?”


“하아!”


“하하하! 왜 한숨을 쉬시는지 알구요. 제가 굳이 답 안 들어도 됩니다. 게다가 같은 사무실의 상관이고 강력팀 팀장이라는 분의 수사였는데 경사님이 뭐라고 또 말을 하겠습니까?”


“에휴!”


김 경사가 뭐라 대꾸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한숨을 연달아 내쉬었다.


“그런데 검사실에서 그러는 거예요. ‘통상 저희들은 아이가 죽거나 뭔가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은 경찰에서 수사한 내용이 그렇게까지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사건도 많다 보니 그냥 도장을 찍어서 보내주게 된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그렇게 당당하게 설명을 하는 검사실의 검사나 계장도 어이가 없지만, 그런 사정을 뻔히 알고서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고 들었던 안 경위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렇게까지 했는지 내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네네.”


“어이가 없어서 내가 바로 안 경위한테 전화를 했어요. 안 경위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발각이 된 게 놀랍긴 했는지 화들짝 놀라면서 전화를 받습디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무죄라고 한 거 아니잖아요. 잘못했으니까 벌주라고 해서 벌줬으니까 됐잖아요.’라고 합디다. ‘저 좀 그만 핍박하세요.’ 그게 20년 이상을 경찰 조직에서 경찰로 일했던 여청과 강력팀 팀장이 할 소리입니까?”


“흐음, 네.”


“그래서 다시 사회부 기자들하고 고발 프로그램 피디들이 경찰청이랑 경찰서에 연락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심지어 안경위와의 대화 녹취에는 현장조사 직후 자기 입으로 ‘아기를 던지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초동 수사관이나 피의자가 인정하고 있어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지 않습니다.’라고까지 했으니까요. 그런데 아기를 던지려고 했다는 사실은 쏙 빼놓고 지워버린 채 뜬금없이 범죄행위가 축소되었습니다,라고 했더니 경찰청 본청에서 화들짝 놀라서는 전면 재조사하겠습니다, 라면서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에 다시 배당되어서 무려 세 번째 아동학대 수사로 입건이 된 겁니다.”


“아이고, 그거 참!”


어떤 의미에서인지 한 마디로 축약할 수 없을 지경의 감정이 녹아든 탄식이 김 경사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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