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97

서울 경찰청 수사 심의와 감찰의 실상 - 16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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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2021년 여름이 그렇게 지나가고 더위가 한풀 꺾일 즈음 발검 무적에게 수사 심의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임 조사관이라는 자의 4년 전 부정을 비롯하여 이번 사건에도 임의로 강력계 형사에게 전화를 해서 압력을 넣으려던 행위에 대한 감찰 요구 담당이 정해졌다는 연락이 왔다.


언제나 그랬지만, 그들은 자신이 새롭게 사건에 배당을 받은 담당자라고 연락을 하면서도 묘하게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것을 꺼렸다. 그리고 그들의 패턴은 늘 똑같았다. 두 달여의 정해진 기한을 모두 사용해서 마감이 되어 늦어진다는 채근을 받기 직전에 적당히 자신만의 결론을 내리는 식이었다.


물론 김 교수가 여러 차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미 서울 경찰청 소속의 수사 심의계와 수사 감찰계 문제를 제기해왔었지만 직접적으로 스승인 발검 무적이 나서는 것은 처음이었다.


“제가 담당을 배정받은 최규호 경위라고 합니다.”

“네. 이번이 벌써 이 감찰과 수사 심의로 몇 번이나 제기된 건인지 알고 계시지요?”


단도직입적으로 훅하고 발검 무적의 질문이 들어갔다.


“예. 일단 확인을 했습니다. 자세한 사안에 대한 조사나 자료까지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요.”

“네. 확인 다 하시고 중간에 단 한 번도 연락 없다가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서 조사하지 못하고 그냥 넘겼습니다, 라는 식으로 대강 넘기면 또 문제를 제기할 테니 한 가지만 지켜주시죠.”

“네?”


뜬금없는 그의 제안에 경위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은 자료도 보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최소한 수사를 하고 조사를 하고 사안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후에 제멋대로 결론내고 툭 던지는 짓 하기 전에 반드시 전에게 유선으로 자신의 의견이 정리된 상태에서 통화를 한번 해주세요.”

“네?”

“내가 지금 법령을 위반하라는 것도 아니고 뭔가 나를 위해 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정상적인 조사라면 감찰건으로 문제를 제기한 민원인에게 사안에 대한 결론을 공식적인 문건으로 툭 보내기 전에 통화 한번 하자는 것이니 이상한 요구도 아니잖아요?”

“아니, 그게... 그러니까....”


그들이 곤란해하는 이유를 발검 무적은 잘 알고 있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제멋대로 공문서의 형태로 자신의 결론을 날려버리면 일반 시민들의 경우에는 그것도 공문서랍시고 공권력에 눌려서 그것에 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점을 그들은 아주 잘 알고 이용하고 있었다. 물론 발검 무적 같은 독특한 파이터의 경우는 일반인과 달라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끝까지 그들의 잘못을 추궁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문서로 뭔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들이 마치 상사에게 결제를 받듯 민원인에게 자신의 결론을 사전에 말하고 그것에 대해 민원인의 반박을 받는 것은 그야말로 총알 밭에 몸을 내던지는 짓임에 다르지 않았다.


사실 그들이 당당하고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면 친절한 민원봉사에 해당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경찰 조직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자들이 불법을 행했거나 사건을 덮어주었거나 문제가 되는 행동을 했을 때 그들의 행동은 한결같았다. 막아야 하는 것이고 덮어야 하는 것이며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결백을 주장하는 것에 동조해야 했다. 도대체 그렇다면 조직 내의 감사조직 혹은 감찰조직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따져 물었지만 공허한 메아리만이 돌아왔다.


“저희들은 언제나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하고 저희들의 감사나 감찰에는 한 점 부끄럼도 섞여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2주일의 시간이 지났을까, 아침저녁으로 사뭇 후덥지근한 공기가 사라졌다고 느껴졌을 무렵 그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제가 뭐 특별히 다른 이유가 있어서 전화를 드린 것은 아니구요.”

“사안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다 파악을 하신 거죠?”


쓸데없는 감정 소모전을 하지 않기 위해 발검 무적이 결론부터 가르며 나갔다.


“아, 네. 뭐 일단은.”

“자아, 그럼 사안이 간단한 것도 이미 파악을 하셨겠군요. 물어봅시다. 결과 통지 보고서에 저희가 수사를 한 결과 이전 수사를 했던 사람의 수사가 이런이런 잘못과 과오가 발견되어 징계를 내리게 되었습니다.라고 통보를 해주실 거 아닙니까?”

“...”

“여보세요?”

“말씀을 해보십시오.”


이미 마음의 준비라도 한 사람처럼 심드렁하게 경사가 툭 던지듯 말했다.


“예. 그럼 그 통보를 해주는 문건에 문단 첫 문장이 ‘이 사건을 검토한 결과 수사상 과오가 발견되지 않아 사건을 종결합니다’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문서의 결론이 ‘수사상 과오가 발견되어 징계 조치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끝나요. 이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그렇게 A4 딸랑 한 장도 다 채우지 못한 공문서에 모순된 내용이 앞뒤로 되어 있다면 그건 문제가 되는 게 맞는 거죠?”


발검 무적이 또박또박 한 자 한 자 지적하듯 읽으며 물었다.


“저는 그런 얘기를 하려고 전화를 드린 게 아니구요.”

“내가 오늘 진지하게 사건을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 나는 사실관계 하나만 확인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한 건데, 얘기가 길어지네요.”

“그러니까요, 저는 그냥 사건에 대해서 파악했고 주요한 사안에 대해 의문이 나는 것을 질문하려고 전화했는데요.”


최 경위는 억울하다는 듯이 자신의 말을 풀어나갔다.


“수사를 함에 있어 사실관계의 파악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최 경위는 나와 생각이 다릅니까?”

“아니,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게 기본이 되는 건 맞는데요. 선생님께서 저에게 그걸 물으시면...”

“아니 사건을 수사한 초동 수사관이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고소장을 버젓이 놔두고 갑자기 모욕죄로 벌할 수는 없다고 무혐의 처분을 해버렸습니다. 말도 안 되는 잘못된 수사에 대해서 수사이의제기를 신청했더니 ‘수사상 과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단정 내리면서 시작한 수사결과 통지서에 결론이 되는 문장에 ‘수사관이 의율 적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오가 인정되어 징계 조치하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건 모순이 아니냐고 묻는 게 내가 최 경위를 곤란하게 하는 건가요?”

“으음....”


묵직한 신음과도 같은 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


‘곤란할 것이다. 곤란해야 사람이지.’


발검 무적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와중에도 어떻게 해서든 꼼수를 부리고 말장난을 통해 이 상황을 빠져나가려는 최 경위가 안 되는 머리를 데굴거리며 굴리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니까 제가 전화를 드린 이유는....”

“이봐요. 최 경위. 내가 지금 최 경위의 말을 막거나 말을 못 하게 하는 것도 아니었고 내가 질문을 하는 중이었어요. 그리고 나는 질문을 했고 아직 답변을 못 들었어요. 최 경위 개인정보와 관련된 질문도 아니고 내가 진정을 한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물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왜 대답을 하지 못하지요?”

“그러니까 제가 전화를 드린 이유는 그런 것에 대해 답변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최 경위는 최대한 발검 무적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다짐이라고 한 사람처럼 자신의 말만을 앵무새처럼 되뇌며 중얼거렸다.


“네. 그러니까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나 질문은 하세요. 단, 내가 지금 먼저 물었잖아요. 그러면 상대방이 질문한 것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답하고 나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게 맞잖아요. 그게 기본적인 대화의 예의잖아요, 안 그런가요?”

“틀린 말씀은 아닌데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러니까....”

“그러니까...?”


발검 무적이 자신이 던진 질문에 한한 답변이라면 얼마든지 할 말을 해보라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 그의 말에 토를 달아주었다.


“제가 전화를 드린 이유는....”

“이봐요!”


발검 무적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


“......”

“자신이 맡은 수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를 했다고 하길래 얘기를 듣다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확인을 마쳤냐고 물었어요. 내가 수사상 기밀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물은 것도 아니고 가장 기본이 되는 사실관계에서 문제점을 파악했느냐고 물었는데 그게 그렇게까지 대답을 회피하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면서까지 난리를 피울 일입니까?”

“으음...”

“그냥 말 그대로 사실관계만 파악하자는 게 다입니다. 내가 특별히 어렵게 판단한 것도 아니고 분명히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리고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잘못된 거라고 말하는데, 임 조사관이라는 사람이 그게 문제가 없다고 넘겼어요. 그래서 지금 그걸 다시 감찰하는 사람에게 묻는 겁니다. 일단 공문서잖아요. 수사결과 통지서라는 게. 아닌가요?”

“그건 그런데...”

“그래서 그 수사결과 통지서의 모순이 잘못된 게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오늘 전화를 드린 이유는 그런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것 봐요, 지금 내 인내심 시험해보자는 겁니까? 좋습니다. 경위님이 오늘 시간이 괜찮다면 오늘 나는 이후 시간을 이 대답을 듣는데 모두 쏟아부어도 되니까 이 미친 데자뷔 같은 반복 상황을 즐겨볼까요? 해당 수사결과 통지서가 모순이고 만약 그게 맞다면 수사과오가 인정된다고 적고 의율 적용을 잘못해서 징계까지 내렸다고 써놓고서는 의율 적용을 잘못해서 빠져나가버린 범죄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러니까 제가 오늘 전화를 드리게 된 이유는....”

“오호? 정말로 끝장을 보자는 거군요. 그래요. 다시 물을께요. 감찰을 담당하는 수사관의 입장에서 그게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보는 겁니까?”

“저는 그런 얘기를 하려고 오늘 전화를 드린 게 아니고....”

반복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어차피 이 무식하고 어리석은 최 경위라는 자는 이 작은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 모든 것을 뒤집고 덮어버리는 결론을 내리려는 자신의 계획에 아주 큰 차질이 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아무리 개판 5분 전의 경찰 감찰이라고는 하지만, 사실관계에서 잘못을 인정해놓고 결과에 또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문제가 되지 않고 과오라고 하는 점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적는다는 것은 자신의 이름으로 적을 수사결과보고서에까지 남겨 이후 문제로 지적받는 흑역사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강했다.


“최 경위님. 상관이 누굽니까?”


그의 강한 상념을 깨고 발검 무적의 다른 질문이 흘러들어왔다.


“예?”

“계속 이런 말장난으로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도 응해줄 수는 있는데 너무 단순 무식하게 녹음기 틀어놓은 것처럼 이렇게 응대한다면 차라리 내가 최 경위의 상관에게 이 사실관계를 대신 물어봐줄게요. 그리고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하는 것조차도 대답을 거부하는 수사관에게 이 사건을 계속 이 사건을 맡기는 게 좋을지도 함께 상의해볼게요.”

“제 상관이 누군지는 제가 말씀드릴 의무 같은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뭐 하나 시원스럽게 답변해주지 않겠다는 거네요?”

“만약 알고 싶으시다면 정보공개 청구를 하시던가 알아서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정말 끝까지 이렇게 할 거라는 거죠?”

“따로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내가 직접 경찰청 본청에 전화해서 확인할게요.”

“네. 그럼 전화 끊겠습니다.”


그렇게 근 한 시간을 넘게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조차 거부한 최 경위는 질문의 감옥에서 쾌재를 부르며 벗어날 수 있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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