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청 수사 심의와 감찰의 실상 - 18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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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네.”
팀장인 서 경감은 그저 수긍하는 짧은 반응 말고는 다른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최 경위가 어제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와서는 ‘이 사안에 대해서 조금 알아볼 게 있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라면서 전화를 먼저 걸어온 거예요. 그래서 반갑게 받았어요.”
“네.”
“나는 속이 타들어가서 내가 전화해서 항의를 할까 했었는데 바쁘시기도 하겠지만 내가 괜한 진상짓한다는 인상을 받기가 싫어서 전화도 못하고 참고 기다리고 있었던 참이었던 말이죠.”
“아, 예.”
“그래서 반갑게 예의를 갖춰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네.”
“거기까지 좋았는데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아, 예.”
“지금 서 팀장님이 대답하신 것처럼 그 사람은 심지어 담당자잖아요. 그리고 사건을 배당받았다면서 나한테 연락을 한지 이미 두 달이나 지났잖아요.”
“네. 그렇죠.”
“사건에 대해서 살펴보다가 제가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라고 했으면 가장 핵심이 되는 지금 내가 문제 삼고 있는 그 비리 수사관이 작성했다는 사건 결과 통지서. 한 장도 채 채우지 않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서 전화를 하는 게 맞다고 봅니까? 아니면 보지도 않고 그저 수박 겉핥기로 자기가 알고 싶은 것만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다는 게 옳습니까?”
“일단은 말씀대로라면 당연히 전자가 맞습니다.”
서 팀장은 다소 힘 빠진 느낌으로 선선히 발검 무적의 말에 동의했다.
“예. 그런데 이 사람이 전화를 해서 한다는 소리가 우물쭈물하기 시작합니다. 얘기하는 거 좋습니다.라고 하고 내가 한 가지만 먼저 여쭙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서 팀장님과 아까 통화 시작하면서 물었던 그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을 먼저 물은 겁니다. 그런 모순된 내용이 딸랑 A4 한 장을 채우지도 못한 공문서에 앞뒤로 들어가 있다면 그게 모순된 것이 아니냐? 그게 잘못된 수사결과 통지서가 아니냐? 그 부분만 먼저 물은 거예요. 문제의 발단은 거기서 시작하는 겁니다. 이것은 논리적 모순이거나 자기부정 혹은 문제 아니겠습니까?라고 말이죠.”
“......”
“그랬더니 숨소리만 내면서 아무런 대답을 안 하고 입을 다무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본 사안도 아니고 사안을 파악하기 위한 벌어진 사실관계, 공문서가 버젓이 있는 사안인데 왜 그거를 대답을 못하십니까?라고 추궁을 하고 물었더니 한다는 대답이,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제가 오늘 전화를 드린 이유는 이 사안에 대해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를 드린 겁니다.’ 이 말만 무한 반복을 하는 거예요. 사람 물 먹이듯이.”
“......”
“화가 났지만 이를 악물고 얘기를 했어요. ‘제대로 가정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예의를 갖춰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방이 질문을 하면 그 질문에 대해서 먼저 답변을 하고 그리고 나서 내 얘기를 하는 거라고 저는 배웠습니다. 최 경위님도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라고 했더니 또 가만히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숨소리만 내면서 대답을 안 해요. 그래서 ‘지금 이 통화는 처음부터 모두 녹취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행위를 하는 건 마치 감찰을 하고 있는 최 경위가 마치 비리 경찰이자 피 감사 대상인 임 조사관에 대해 보호하겠다고 자기 식구니까 처벌을 받지 않게 하려고 공범을 보호한답시고 묵비권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가 있습니다.’라고까지 설명을 했어요. 이러지 말아 달라고 정중히 부탁을 했어요.”
“으음....”
“그랬더니 다시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거예요. ‘제가 오늘 전화를 드린 이유는 뭔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그걸 여쭤보려고 전화를 했습니다.’라고. 상대에게 이죽거리듯이 말이죠. ‘제가 전화를 오늘 드린 이유는 제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려고 한 것이지 선생님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하려고 전화를 드린 것이 아닙니다.’라고 비아냥거리듯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당신을 취조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 사안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고 당신이 먼저 전화를 해왔고, 그렇다면 이 사안을 파악하는 데 있어 가장 주요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묻고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설명을 했어요. 팩트체크부터 해야 무슨 판단을 할 거 아닙니까? 그렇게 답변해달라고 한 거예요.”
“으음...”
서 팀장의 입장에서는 뭐라 자기 의견을 꺼내기도 곤란한 대화 내용이 이어졌다.
“그랬더니, 끝까지 버티더니만 그 상황을 한 시간이나 끌고 갑디다. 한 시간 넘는 그 통화는 모두 통화가 되었구요.”
“그러면... 교수님. 제가 좀 실례되는데...”
서 팀장이 못내 그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여겼는지 말을 끊으며 자신의 의견을 밝힐 태세를 보였다.
“네.”
“저랑 통화하시는 것도 대화잖아요, 중간에 말씀을 좀 끊고 제가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예. 그러시죠.”
“일단은 명칭상은 직업을 제가 알게 되었으니까 그냥 교수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건 편할 대로 하셔도 됩니다.”
“교수라는 직업이 직업을 영어로 표기할 때부터 프로페셔널리스트에 해당되는 직업 아니겠습니까?”
“예.”
나름 대화의 기술이라고 서 팀장의 자기 나름의 특유의 원활한 대화기법인 듯한 것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법을 공부하신 분이라 그러신 지 말씀을 아주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잘하시네요.”
“네.”
“뭐 지금 말씀해주신 거 두 분의 대화였지만 뭐 제삼자의 입장에서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니까 일목요연하게 딱 정리가 될 정도로 이해가 다 되었습니다.”
“예.”
“다만 이제 제가 여기서 드릴 말씀은 교수님은 지금 하시는 업무도 저희 쪽과 아주 무관한 분도 아니시고, 그리고 말씀도 아주 논리적으로 잘하시는 분이세요.”
“예.”
“그런데 사실은 저희가 법을 다루지만 교수님처럼 조리 있게 말하지도 못하고 명확하게 다 법률을 파악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직원들도 많지 않아요.”
갑작스럽게 자기 조직 내의 경찰들이 법률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커밍아웃은 살짝 발검 무적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굽히고 나오는 자를 탓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요. 있을 수 있죠.”
“그러다 보니 교수님 입장에서 보시면 눈높이가 전혀 맞지 않아서 답답하고 갑갑하실 수도 있으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금 아마, 충분히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가구요.”
“네.”
“지금 그런 부분 때문에 약간 우려가 드시는 것 같기도 해요.”
“아니요. 팀장님 우려가 되는 게 아니구요. 서 팀장님, 말씀 끊어서 죄송한데, 서 팀장님이 제 입장이라면 이게 한 시간 동안 자기가 범인과 공범도 아닌데 공범의 이름을 불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고 응 나는 아무 말도 못 해, 라는 독립투사 코스프레를 그래도 소위 순경부터 진급시험 어렵게 봐서 경위까지 올라왔다고 하는 작자가 할 행동입니까?”
“......”
“이게 지금 서 팀장님이 설명하신 것처럼 단순히 말을 좀 어눌하게 설명을 못하고 법률적인 상식이 부족한 사람이 하는 행동이라고 이해하기에는 너무 이상하고 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뭔가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여서 스무스하게 넘어간다 싶었는데 팀장의 페이스가 다시 말렸다.
“심지어 최 경위가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합디다. ‘지금 수사결과에 대한 결론을 낼 수는 없죠.’ 나는 수사결과를 물은 적이 없어요. 그런데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다는 건 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비리 경찰로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자백 아닙니까?”
“으음.”
바보같이 그렇게까지 술술 속내를 말했던 부하의 어리석음이 서 팀장의 다음 대답을 틀어막아버렸다.
“아니, 자기가 그렇게 얘기하는 순간, 임 경위라는 비리 경찰이 그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잘못 처리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 아닙니까? 아까 서 팀장님이 대답하신 것과 같이 비리 경찰이 직접 작성한 수사결과 통지서에 문건에 그 한 장 분량도 안 되는 그 문건에 내용이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을 작성한 증거물이 버젓이 있는데 그걸 부인하면서 그 사람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
“그러니까 이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징계하지 않고 이 사안을 그냥 넘어가고 덮어주려면 자기가 이 전화에서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고 충분히 인식한 사람처럼 굴더라 이겁니다.”
“...”
“그러면 지금 팀장님이 완곡하게 설명한 단순한 우려 정도가 아니라 그걸 서로 말의 오해가 있어 5분 10분 정도 실랑이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아는 두 사람이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서 절대 대답하거나 의견을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는 그 상황을 한 시간이 넘게 지속했다는 건, 그렇게 버티는 건...”
“네.”
“그래서 제가 오죽하면 달랬어요. 문제의 핵심은 지금 이해하신 것처럼 종로경찰서에서 처음 초동 수사부터 잘못한 것이 인정되었다면 그 사람을 주의조치를 하든 경고조치를 하든 징계를 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 봐라, 내가 절도죄로 고소를 했는데 이 사람은 살인을 하지 않았으니 무죄다, 라면서 풀어준다면 그게 잘못이라는 걸 경찰이 인지했다면...”
“네.”
“절도죄에 대한 사안을 입건하고 수사하고 처벌해야 할 거 아니냐! 그 일을 바로잡을 수 있는 부서가 바로 수사이의제기팀 아니냐!라고 말한 거예요.”
“흐음.”
앞서 팀장이 말한 것처럼 반론의 여지가 한올도 없어 비집고 변명이라고 붙일 여지가 없는 논박이었다.
“그런데 그걸 하지 않고 심지어 진실을 은폐하고 덮으려 했으니 임 경위라는 비리 수사관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그게 핵심이다. 그런데 나는 그 핵심을 물은 것도 아니고 앞에 있었던 일. 즉, 자신이 직접 아무런 과오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작성한 그 수사결과 통지서에 대한 내용만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증거의 사실관계 여부를 파악했느냐고 물은 것뿐이다. 그렇게 얘기가 된 거예요. 이게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한 시간을 넘게 질질 끌고 싸우고 그럴 일입니까?”
“네.”
“그게 논리적 모순이고 잘못된 문건이 아니라는 말이냐? 백번 양보해서 좀 실수를 했나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삼자인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정도로 얘기하는 것도 못하겠냐? 그랬더니 숨만 쉬고 대답을 안 하면서 한 시간 넘게 그 짓을 반복합디다.”
“네.”
“오죽 내가 답답했으면 이거는 니가 독립투사도 아니고 내가 일본 순사도 아닌데 이게 지금 뭐 하자는 짓이냐! 라면서 따지기까지 했어요. 니 상관이 누구냐! 당신 상관에게 전화를 해서 이게 정말로 당신이 입을 다물고 답변을 못하겠다고 버틸만한 일인지 내가 물어보겠다.라고 했더니 팀장의 이름도 알려줄 수 없고, 전화번호도 알려줄 수 없으니 직접 알아내고 정보공개를 해서든 직접 연락을 하라고 합디다. 이게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뭐 하자는 짓이랍니까?”
“에휴!”
서 팀장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탄이 새어 나왔다. 아무리 잘 알고 있는 부하의 언행이었지만 정작 이렇게 제삼자를 통해 지적을 당하니 자신도 모르게 그 상황이 눈앞에 선하게 떠올라 탄식 말고는 아무런 변명거리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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