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청 수사 심의와 감찰의 실상 - 19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314
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게 경찰청 본청에 최 경위 이름 대고 그 부서 묻고 책임자 묻고 서 경감의 이름과 연락처 받아서 연락했는데 바로 연락이 안 되고 오늘 이렇게 어렵게 연락이 된 겁니다.”
“아, 그러셨군요. 제가 바로바로 연락을 받지 못해서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구요.”
“아니 통화가 바빠서 안된 건 이해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서 최 경위의 어제 그 언행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 친구가 시골 낙도에서 순경이 된 지 얼마 안 되는 친구라서 법률도 아무것도 모르고 일처리가 미숙하고 법률상식도 부족하고 말도 어눌하게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렇게 대강 변명하고 넘어가기에는 서울청의 중앙부서에 해당하는 감찰부서에서 일하는 그래도 경위나 되었다는 자의 행태치고는 조금 심한 것 아닌가요?”
“아, 일단은....”
뭐라고 대꾸를 해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는 연이은 공격에 서 경감이 말을 더듬으며 일단 정신을 챙겼다.
“제가 말씀을 좀 드려도 될까요?”
“네. 경청하도록 하지요.”
“네네네네. 일단 교수님 말씀은 서두에 어떤 내용인지 너무 알기 쉽고 명료하게 파악이 되었습니다. 너무 깔끔하고 명료하게 설명해주셔서. 그리고 또 어떤 불편함을 겪으시는가에 대해 제가 또 기록을 한번 더 샅샅이 살펴보긴 하겠지만 설명하신 내용이 너무 명료하고 명확해서 이해는 모두 했습니다.”
“예.”
“제가 뭐 같은 팀장이라 제 직원이라고 편드는 건 아니구요. 일단은 수사부서다 보니까 수사 쪽에서는 나름 실력 있고 성실한 친구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이 최 경위라는 친구도 그중의 한 명이구요. 그런데 아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이 제가 그러니까 사람을 겪기 전에는 그게 그러니까 단편적인 걸로 보잖아요.”
발검 무적은 그가 갑작스럽게 말을 더듬으며 무슨 말인지 앞뒤 헷갈리게 말하는 모습에 이제 그가 되지도 않는 변명을 만들어내려는구나 하는 것을 직감했다.
“예를 들어 교수님처럼 논리적이거나 다른 분야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냥 뭐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도 있고 그렇잖아요. 길게 말하지 않으셔도 들어보면 아 이 분이 그냥 일반인이 아니시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는데, 여기서 그냥 수사하는 최 경위 같은 친구들이 그런 걸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인가 생각해보면 사실 그 정도까지는 못 되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렇게 제가 다 직접 겪어봐야 아는 직원들이에요. 그래서 아마 그런 부분들 때문에 불편하셨을 수는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제가 아는 선에서는 성실한 직원이고 다만 잘못된 것은 그렇게 교수님이 느끼실 정도였다면 직원이 잘못한 거죠, 그것은. 그런 부족한 부분까지 민원을 하는 사람이 알아줘야 할 부분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조금 당부드리고 싶은 부분은, 지금 여러 가지로 그 런 부분들이 우려된다고 의견을 주시는 거잖아요?”
“그렇죠. 아니 누구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네. 당연한 겁니다.”
“이 사람이 덮으려고 그런다고 딱 보이잖아요. 지금 서 팀장님도 스스럼없이 그렇게 말씀하시잖아요. 말씀이 맞고 서류는 제가 못 봤지만 교수님의 설명이 맞다면 그 문건은 모순투성이에 논리적인 오류가 담겨 있는 공문서가 맞겠네요. 그 정도는 대답할 수 있는 거잖아요. 증거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제 주장에 대해서 알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버젓이 공문서로 작성되어 있는 증거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물은 것뿐인데. 동의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네네.”
“심지어 그 사람은 수사 담당자고 두 달 전에 전화해서 자기가 배당받았다고 알려왔던 자이고, 그래서 내가 사안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난 뒤에 반드시 유선 통화로 결론을 내기 전에 통화를 좀 해야겠다, 까지 말한 건데요. 그 문건을 접하지 못해서요, 라는 구차한 변명까지 튀어나왔습니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서 비리 경찰을 잡아낼 거라고 잘못을 바로잡을 거라고 믿을 수 있단 말입니까?”
“네. 틀린 말씀 하나 없으십니다.”
팀장은 선선히 꼬리를 접었다. 경찰간부가 되면서 자신이 경찰 조직에서 배운 것,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상관에게 어쭙잖게 변명하려고 들었다가는 초전박살이 나버리고 만다는 학습으로 인한 경험치가 지금 그가 취해야 할 최선의 태도를 일러주고 있었다.
“두 달 전에 이미 배당받았다고 그렇게 통화까지 한 사람이 이제 와서 전화해서 그런 태도를 보이다니요.”
“그런데, 저희가 이게 아마 조금 민원 부분에 대해 전체적으로 빨리 처리가 안되었을 거예요.”
“아니요. 팀장님이 오해하셨네요. 제 말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에 대해서 문제를 삼자는 게 아닙니다.”
“예.”
“자기가 두 달 전에 배당받은 것이 맞고, 이 사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를 하고 연락을 드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대응이 나왔다는 부분을 지적하는 겁니다.”
“네.”
“그래서 최 경위 측에서 먼저 종로경찰서 사건을 언급하면서 어떤 징계를 받았다고 하는 것이냐 등등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묻겠다고 전화를 한 거예요. 그런데, 이 얘기가 나오자마자 한다는 말이 뜬금없이 ‘그 임 조사관이라는 사람이 작성한 수사결과 통지서를 제가 못 본 것 같기도 하고’이딴 소리를 해댄 겁니다. 그 문건에 나온 징계에 대해서 묻던 사람이 말입니다.”
“흐음.”
얘기가 길어질수록 서 팀장의 입지는 좁아갈 뿐이고, 이 정도의 인물이라는 걸 알았으면 알아서 기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어쭙잖은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하며 최 경위에 대한 짜증이 확 하고 한꺼번에 올라오는 듯했다.
“우리 수사기법에 취조의 매뉴얼도 있고, 범죄심리학도 수업과정을 통해서 배우셨을 텐데, 어제 최 경위가 보여준 행태는 수사를 얼마나 잘하는 성실한 수사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뭔가 이 사안에 대해서 우리 식구를 최대한 죄를 벌하지 않으면서 덮을 방법을 찾으려는 안간힘을 쓰는 것이 너무도 여실하고 단순 무식하게 드러나더라구요. 자기가 뭔가 이 상황에서 말을 잘못했다가 인정해버리면 빼도박도 못하고 이 사실을 인정해버리는 게 되어버린다는 잔머리를 굴리는 행태를 계속 보였다는 겁니다. 끝까지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안쓰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제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그런데 제가 어제 마지막 통화에서 ‘당신의 상관에게 그럼 직접 물어보겠습니다.’라고 했을 때는 지금 서 팀장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학식으로나 말이 같은 수준이지 팀장님의 지위는 다르구나 싶습니다. 상황판단도 빠르시고 사람 파악도 빠르시고 그래서 제가 신뢰가 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그런데 지금 서 팀장님이 저에게 약속을 해주셨어요. 제가 팀장이고 담당은 아니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 꼼꼼히 살피겠다고. 책임지고 보겠다고 약속을 해주셨어요. 맞지요?”
“예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따위 행태를 최 경위를 제가 어떻게 신뢰를 합니까?”
“아, 그 부분은요, 교수님. 요쯤에서 제가 실례되지만 한번 설명을 드리면서요. 제가 일단 교수님 말씀하시는 진의에 대해서는 오해 없이 명확하게 다 파악을 충분히 했구요.”
“예.”
“여기 자리가 지금 10일까지 특별 공직기간 점검기간이라 외근을 많이 해서 통화가 길게 어려운 점이 있어요. 그래서 통화를 효율적으로 이제 마치는 차원에서 말씀하시는 건 최 경위 감찰관이 신뢰가 안 간다면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만족하실까요?”
“서 팀장님이 이 사안을 직접 맡아주실 수는 있습니까?”
발검 무적이 서 팀장의 제안에 노타임으로 바로 제안을 던졌다.
“죄송한데 제가 위치상 제가 직접 수사를 하지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관리만 하시는군요.”
“마음 같아서는 제가 직접 그냥 처리해드리고 싶은데 만약에 제가 가능하다면 제가 해야 하는 것도 맞아요. 그래야 더 신뢰도 가시고 그러실 테니까요.”
“네.”
“그런데 저희 내부 사정상 제가 일일이 나열하면서 설명드리기 곤란한 부분이 있어서요.”
“네. 이해했습니다.”
“그럼 백번 양보해서요.”
“예.”
“이렇게 서 팀장님과 직접 연결까지 되었으니까 직접 수사까지는 못하시더라도 사안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인지를 하셨으니 이 사안은 직접 챙기고 결론을 문건으로 무책임하게 찍어서 휙 던지고 그러기 전에 전화를 시간을 내서라도 팀장님이 직접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라는 약속까지는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그러면 제가 중간에 제가 직접 전화를 드릴게요. 이 경과에 대해서는 따로 전화도 드리고 제가 교수님에게 두 가지 옵션에 대해 제안을 드릴게요. 하나는 제가 직접 조사를 못하니까 원안대로 최 경위가 사건을 그대로 맡아서 제대로 수사를 하는지 확실하게 감독해드리기로 한다. 또 한 가지는....”
“기피신청?”
발검 무적이 먼저 그의 의도를 읽고서 말했다.
“네. 어차피 잃어버린 신뢰에 대해서 최 경위의 언행이나 태도가 괘씸하시고 믿기 어렵다면 저희 부서의 다른 감찰관으로 제가 바꿔 드리는 것까지도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나름 교수님이 노여워하셨던 것을 풀어드리고 사죄드린다는 의미에서 그 방법도 나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니요. 지금 팀장님이 솔직하게 얘기해주셔서 그 행간의 의미까지 읽었습니다. 그 몇 안 되는 팀 내에서 감찰관을 바꿔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걸 저도 알고 팀장님도 잘 알고 있으니까 행정적으로 번거롭게 담당자 하나 바뀐다고 큰 차이 없으니까 직접 서 팀장님이 챙겨주시고 피드백 콜도 주신다고 약속해주셨으니 그대로 진행하는 걸로 하지요.”
“예. 그렇게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전화 끊기 전에 마지막으로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서 팀장님도 이미 모두 파악하시고 이해하셨으니까 최 경위를 통해서 정중한 사과의 전화와 함께 제대로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신다는 약속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네. 그러면 믿고 연락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채 한 시간이 되지 않아 문제의 최 경위에게서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2332
재발행의 형태로 오늘까지 소설을 연재한 것이 벌써 100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직도 2022년에 매거진의 형태로 연재했던 소설을 기록으로 박제하고자 연재 브런치북으로 정리하며 올리고 있었습니다. 결말에 언급하겠지만 사건은 그렇게 흐지부지 썩은 경찰과 검찰에 의해 뭉개져버리고 만 상태이고, 일은 더욱 꼬이고 꼬여 경찰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덮었다고 득의양양해하며 키득거린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새롭게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는 분들과의 만남도 있었지만, 소설(?)처럼 정의가 이기고 악당들이 벌을 받는 극적인 결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체와 연결이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대표되시는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교수님 혼자서 2년이 넘도록 이 싸움을 이렇게 해오셨다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2022년 대한민국의 서울 한복판에서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관심을 갖고 사안을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은 다시 여당이 되었지만, 윤정부때의 바로 이전 여당이던 시절의 행안위 위원장까지 맡고 있던 문제의 경찰서가 소재한 지역구 의원실에서는, 지역구 사무실의 보좌관이라는 자가 민원전화를 넣은 아이 엄마에게 경찰을 모함하는 사람이라며 저를 ‘정신병자’라고 대놓고 비난하며 사건의 은폐를 도왔습니다. (참고로 그 보좌진은 어느 사이엔가 짤렸더군요.)
소방관 출신에 정의를 수호한답시고 그렇게 인지도를 올리고 싶어 하던 초선의 국회의원실에서는 그 의원의 상관 출신이라는 소방관 출신의 보좌관이 알아보겠다고 하고는 꼬리를 말고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한국 최고의 로펌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강남에서 밀리고 자기 고향인 제주도에 가서 기어코 당선되어 뱃지를 단 의원실에도 공유가 되고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런 피드백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침마다 음모론을 떠들며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껄껄거리며 DJ를 하는 털보 파마머리에게 지인 찬스로 연통을 넣었더니 ‘지금은 경찰이 약자 역할을 맡아주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비리나 부정이 터지면 파란당이 정치적으로 곤란해’라고 답이 돌아왔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이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자신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두꺼운 300페이지짜리 소설책으로 이미 4권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이게 이렇게까지 커질 사건이고 비화될 비리인가 싶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언급된 것처럼 처음 법대로 공정하게 상식적으로 처리되었다면 잘못한 자가 처벌받고 끝날 아무렇지도 않은 일을, 덮어주고 은폐하고 왜곡하기 시작하면서 눈덩이처럼 잘못이 산불 번지듯 번져나가 버렸습니다.
매일같이 글을 올리는 것또한 치성이라면 그것도 치성일진데 100일을 채워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음에 그리고 3년이 지나 지금 다시 글을 정련하여 올리면서도 가슴을 치며 쓸어내려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스르륵 하며 일이 풀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