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101

서울 경찰청 수사 심의와 감찰의 실상 - 20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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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여보세요...”


어제의 건방지기 그지없던 최 경위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처음 전화를 걸어 모르는 길을 묻는 순진한 시골 총각 같은 목소리로 쭈뼛거리며 그가 발검 무적을 찾았다.


“좀 혼났어요?”


발검 무적이 쑥 하고 질문을 먼저 던졌다.


“팀장님과 교수님 통화내용 듣고서 전화드리는데요.”


겸연쩍은 상황을 얼른 지우고 싶었던 탓인지 그가 말이 쉼 없이 빨라지며 얼른 전화를 끊고 싶어 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내 말부터... 좀 혼나셨냐고...”


그의 마음과는 달리 발검 무적은 천천히 느리지만 서로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묵직하지만 예리하게 폐부를 후벼 파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네네.”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 얼른 입안으로 쑥 집어넣는 다람쥐처럼 그가 답했다.


“아, 혼나기는 하셨구나!”


천천히 그렇지만 말에 굵직한 뼈가 있는 것을 느끼라는 듯 발검 무적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제 제 의도와는 다르게 불손하게 대해드려서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준비되었던 멘트였지만 자존심이 구겨져서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던 그 말을 얼른 뱉어버리듯이 최 경위가 빠르게 쏟아냈다.


“그 제가... 오늘...”


“잠깐만요!”


“네?”


오늘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미션을 달성한 후에 얼른 빠질 생각으로 전화했다는 티를 팍팍 내며 최 경위가 말을 이어나가려는 찰나, 다시 발검 무적이 그의 말을 막았다.


“자아, 오늘도 계속 실랑이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내가 먼저 말을 할까요?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먼저 하고 나서 내 얘기를 들을래요?”


“제가 이제 좀 통화를 길게 할 수 없어서요.”


짜여진 상황대로 그는 그 겸연쩍은 통화를 길게 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최 경위는 사과 전화를 하라고 팀장에게 들었던 것에서 발검 무적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그 본질을 놓치고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쪽으로 다시 삽을 들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아, 네.”


“제가 또 나가봐야 해서요.”


“오케이. 그러면 나도 1분만 쓸게요.”


“네네. 말씀하십시오.”


굴욕적이긴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탓하는 말이 나오면 그저 죄송하다는 말을 던지고 전화를 끊을 태세를 갖춘 최 경위가 흔쾌히 말을 하라며 발검 무적의 멘트를 기다렸다.


“어저께 한 시간 넘게 본인이 버텼던 질문에 대해서 내가 서 팀장에게 바로 물어봤었어요.”


“예예.”


“그랬더니 서 팀장이 하는 말이, 너무 죄송하다고 그게 대답 못할 것도 아니고...”


“네네.”


“그 따위 행동을 해서 굳이 의심을 산 것도 내가 불쾌한 것도 다 이해를 한데요.”


“네.”


“백배사죄드린다고 자신이 먼저 사과를 하고 담당자인 최 경위에게 다시 전화를 하게 해서 나한테 백배사죄를 하게 전화드리도록 한다고 하더라구요.”


“네.”


“그러면 이제 시간이 없다니까 내가 짧게 할게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가 최 경위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검 무적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어제 한 시간 넘게 버티고 독립투사 코스프레를 하면서 대답을 거부했던 내용 있잖아요. 나는 오늘 그 대답을 꼭 듣고 확인을 하고 넘어가야겠어요.”


“......”


“본인의 서류에 결재 도장을 찍는 상관인 서 팀장한테는 이미 들었으니까요.”


“네.”


“만약에 본인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수사를 했는데 그 사람이 수사과오가 있다, 아니, 이제 에둘러 표현할 필요도 없겠네요. 본인이 지금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비리 경찰 임 조사관이라는 자가 작성한 공식 문건인 수사결과 통지서에...”


“네.”


“뒤의 결론에는 수사 의율 적용을 잘못한 과오가 인정된다고 해서 구두경고니 뭐니 징계했다고까지 언급이 되어 있는데,”


“네.”


“그 문건의 시작하는 문장에,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결과 수사상 과오는 발견되지 않았기에 사건을 종결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단 말이죠. 그건 논리적 오류이거나 자기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증거인 게 맞는 거죠?”


“네. 그게...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고작 나온 대답이 그거였다.


“다행입니다. 아니 이렇게 하면 되는 걸 어제 왜 그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고 그랬던 겁니까?”


“......”


“결국 내가 말한 것처럼 경찰청 본청에 연락해서 본인의 부서와 팀장의 이름 그리고 연락처까지 확인해서 이렇게 최 경위가 뻘쭘한 상황이 되어서 머리 조아리며 백배사죄하고 원래 대답하지 않으려고 버텼던 그 내용까지 대답하면서 이렇게까지 왔어야 할 일인가요?”


발검 무적이 정말로 한심하다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가며 최 경위에게 물었다.


“......”


“왜 그렇게까지 했느냐니까요?”


“으음, 죄송합니다만, 제가 외근도 있고 지금 정신이 없이 나가봐야 해서요...”


할 말이 없으니 바로 자신이 나가봐야 한다는 말로 그 상황을 모면하는 것 말고 최 경위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없었다.


“오케이. 알겠습니다. 본인 할 일 하세요.”


“저기, 팀장님께서 사건에 대해서 더 관심 갖고 챙기신다고 말씀까지 하셨으니까요? 진행 여부 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된 건가요?”


“그럼, 선생님. 그 저기 지문 민원내용에 대해서 저기 그러니까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당황스러워하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빨리 모면하고 전화를 끊으려는 최 경위의 안간 노력이 엉킨 말투에 고스란히 배어 나왔다.


“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신나서 전화를 막 끊고 도망가려는 최 경위를 발검 무적이 다시 잡아챘다.


“뭐가 언제라구요?”


“네? 저는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고 한 것뿐인데요?”


뭐가 또 잘못되었는가 싶어 최 경위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다시 되물었다.


“저기 어제 본인 말에 의하면 사안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전화를 줬다고 하지 않았었던가요?”


“네?”


그러고 보니 자기가 어제 한 시간을 넘게 버티면서 계속 이야기했던 내용이 그제서야 최 경위도 생각이 떠올랐다.


“오늘은 바빠서 그렇다 치더라도 그 사안에 대해서 확인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거예요?”


사실 최 경위가 전화했던 것은 발검 무적, 즉 민원인의 동태를 파악해서 사건을 뭉개는 정도를 파악하려 했음이지 대단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거나 어떤 궁금한 점이 있어서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할 정도로 최 경위는 어리석지 않았다.


“아! 예. 그거요. 제가 외근 나갔다가 와서요. 선생님 말씀, 내용, 다 해서 그거 다시 한번 검토 좀 해보구요.”


“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언제쯤이냐고요.”


뻔한 말이었지만 그가 얼마나 엉성하게 사건을 덮으려고 들었는지 그리고 잔머리를 굴렸는지 파악한 발검 무적은 그를 그리 쉽게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제가 외근을 나갔다가 그 일이 언제 끝날 지를 몰라서요.”


도망가려다가 제대로 덜미를 잡힌 최 경위는 난생처음 그런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처럼 말을 더듬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니까 언제 전화를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끊어야 맞잖아요. 내가 오늘 당장 전화를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발검 무적이 그의 엉성한 거짓말과 서툰 연기에 어이가 없어하며 물었다.


“아니. 그렇잖아요? 어제 나한테 뭔가 중요한 사안을 파악하기 위해서 전화를 했다는 식으로 계속해서 떠들었었잖아요. 그런데 정작 지금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사과하고 일을 제대로 하겠습니다,라고 전화를 끊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그게, 그러니까.... 으음...”


“사건을 맡은 담당자잖아요. 그러면 오늘 바쁘면 언제까지 어떻게 전화를 하겠다고 얘기를 하는 게 맞잖아요.”


“아, 그럼, 내일까지 연락을 드릴게요.”


대단한 내용도 없이 그저 말을 돌리려고 했던 말에 끝까지 덜미를 잡힐 것은 생각도 못했던 터였는지 최 경위가 당황해서 내일 전화하겠다고 말을 돌렸다.


“알겠습니다. 그럽시다, 그럼.”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다음 날 그에게서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의 결과를 그저 문서로 툭 통보하듯이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블랙 코미디 같은 상황이 지나고 나서도 그들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결과라고 보내온 수사결과 통지서는 다음과 같았다.


해당 수사관이 다소 공문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부분이 과오라고 볼 수는 없으며 그 과오가 사건을 잘못 처리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없으며....


그들이 보낸 수사결과 통지서를 김 교수와 함께 정리하는 사건 파일에 올리며 발검 무적은 어이가 없었다. 김 교수의 사건이 이전에 만났던 이 비리 경찰 임 조사관이라는 자를 포함하여 서울경찰청의 감찰계와 수사 심의계의 그 수많은 경찰들 중에서 양심을 가지고서 잘못을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그것을 바로잡겠다고 바른 목소리를 내는 자는 어쩌면 단 한 명도 없었다.


발검 무적은 문득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자신이나 김 교수가 학교에만 있었던 탓에 혹시나 직업병처럼 아집에 사로잡혀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상식에 두 사람이 오히려 삐뚤어진 사고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불안감까지 다시 되짚어볼 지경으로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경찰들이 그것도 경찰청 본청이나 서울청의 감찰계나 수사 심의계라고 하면 나름 사무 수사직 중에서도 노른자위에 해당하여 출세를 지향하는 그 집단에서는 나름 요령 있고 요령이 좋은 이들이라고 하는 자들이 모인 곳이고 승진한 곳이라고 했는데, 그러한 사실을 감안해본다면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환상까지 머리를 어지럽히는 듯했다.


조직을 보호하겠다는 걸까?


자기 조직의 엄중하고 공정해야 할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들의 잘못을 눈감아주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정말로 조직을 보호하는 것이라 그들은 여기는 걸까? 혹시 그 안에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그들이 다시 왕따가 되고 그들의 타깃이 된다는 두려움이 있어서일까? 그렇다면 조직을 바로 잡고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이들은 경찰 조직에는 한 명도 없는 걸까?


돌고 돌아 똑같은 질문과 하나의 의문으로 귀결되는 고민은 끝이 없이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런 짓을 하는 것일까?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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