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Brandy) 이야기 – 8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345
프랑스 남서부 아르마냑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브랜디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반드시 단식 증류 두 번을 거칠 것이 규정된 코냑과는 다르게 증류 방식에 대한 제한이 없고, 대부분 연속 증류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증류를 시작한 지역의 원조는 사실 아르마냑(Armagnac)이었다. 꼬냑보다 역사가 150년가량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인지도면에서는 이후 마케팅의 이유여서였는지 꼬냑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꼬냑 지역은 해안을 끼고 있어 완성된 술을 수출하기 용이한 지형적 유리함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르마냑은 내륙 지방이라 수출보다는 내수 시장 유통 비중이 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높은 인지도와 중국인들의 사재기로 가격이 하늘로 치솟는 꼬냑과 다르게 가격대가 크게 부담되지 않은 편이라 오리지널 프랑스의 브랜디를 거품 없는 가격으로 만나기에는 오히려 더 적합하다는 것이 브랜디 마니아들만의 비밀 아닌 비밀, 되시겠다.
이미 장사가 된다고 판단되어 대기업들의 손이 가닿지 않은 곳이 없는 꼬냑과 다르게 대부분 중소규모 업체들 위주로 판매자가 형성되어 있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중소기업이라고는 했지만 대대로 아르마냑 지역의 농부들이 자신들이 재배한 포도와 임대한 증류기로 직접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아르마냑 또한 꼬냑처럼 AOC 사무국인 BNIA(Bureau National Interprofessionel de l'Armagnac)가 있는데, 꼬냑보다 상대적으로 규정이 훨씬 자유롭기 때문에 맛의 편차가 큰 것이 맹점이다. 물론 ‘아르마냑’이라는 이름을 걸고 출시하는 제품들이니만큼 다들 기본적인 퀄리티는 보장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꼽는 유명한 증류소와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가 꽤 큰 편이다.
흔히 꼬냑에 비해 다소 남성적이고 느끼한 맛이 난다고 하지만, 가볍고 산뜻한 꽃향을 선호하는 꼬냑(특히 카뮤)의 맛과 향에 비해 아르마냑이 좀 더 묵직하고 거친 건자두와 건포도의 향이 강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꼬냑의 나긋나긋함에 익숙한 이들이 그렇게 표현하는 것뿐이다.
연속식 증류기를 대개 한 번만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증류기에서 나온 오드비 원액의 도수가 다소 낮은 편이라 장기 숙성이 힘든 경우가 많지만, 원액의 복잡 미묘한 향이 좀 더 잘 드러난다는 특성도 있다. 이 때문에 원액의 품질에 자신이 있는 업체들은 미숙성 오드비 자체로 출시하여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꼬냑과는 달리 와인처럼 빈티지가 있다는 것도 아르마냑의 큰 특징이다. 꼬냑처럼 여러 연식의 원액을 블렌딩해 VSOP, XO 하는 식으로도 많이 판매되기도 하지만, 단일 연식의 원액으로만 이루어진 빈티지도 구할 수 있으며, 증류를 한 번만 한다는 특성상 와인처럼 같은 회사 제품이어도 각 연식마다 맛도 조금씩 차이 나기 때문에 와인 쪽에 익숙한 이들은 와인의 방식으로 맛있는 연식을 찾아 마시는 정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르마냑 지역은 세 군데의 지역으로(Bas-Armagnac, Ténarèze, Haut-Armagnac)으로 나뉘는데, 이 중 바아르마냑(Bas-Armagnac)산 브랜디가 가장 역사가 길고 맛에 대한 평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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