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의 여유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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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탐색이다. 결혼은 정복이다. 이혼은 심판이다.
-헬렌 호우런드-
당신은 꿈을 간직하고 있으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대단하다는 찬사를 받아도 될 자격이 있습니다.
요즘같이 삭막한 시대에 꿈을 간직하고 있다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바로 당신의 그런 꿈에 대해 얘길 해볼까 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아주 어린 시절(일부러 지금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그런 어린 시절) 가지고 있던 꿈에 대해서 아직도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생각하고 있던 그 꿈들에 대한 기억이 이제까지 당신을 먹여 살린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당신은 먹고살기에 정신이 없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나는 그런 한가로운 생각을 할 정신도 없이 헐떡거리며 살아왔노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왜 그렇게 헐떡거리며 살아오셨습니까?
살기 위해 헐떡거렸다는 것은 너무도 당신을 허탈하게 만들고 말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밀려가며 마지못해 자신도 모르는 채 같이 달리고 있더라···,하는 대답은 당신도 싫을 것입니다. 당신은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고 그렇게 사느라고 당신이 어린 시절 품었던 그 맑고 아름다운 꿈들을 잊고 말았습니까?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내몰고 말았습니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꿈의 원래 모습은 풍선이었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거나 가스로 부풀어 오르는 풍선이 아닌 사람들의 생각이 가지고 있는 풍선이었습니다. 그 풍선은 처음엔 아주 작고 부풀어 오를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안개 같은 바닥에 깔려 있을 뿐입니다. 그 당시 풍선은 흑백사진처럼 아무런 색깔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말을 배우고 글을 배우면서 생각이 넓혀져 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꿈이라는 풍선을 조금씩 불어갑니다.
그렇게 바람이 차기 시작한 풍선들은 천천히 그 크기를 키우며 크기에 비례해서 조금씩 하늘로 떠올라 안개가 깔린 바닥 위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사람마다 풍선의 수가 다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과정과 속도를 밟게 됩니다. 그런 풍선이 그들의 키와 비슷해질 무렵 저마다 다른 모양의 풍선이 생겨나고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갖게 됩니다. 아주 영롱한 분홍색, 하얗고 뽀얀 투명한 안개 같은 색 등등.
그러다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하고 있던 풍선과는 다른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자의에 의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뜻에 의해서이기가 쉽습니다. 대통령이나 아름다운 엄마가 되는 꿈을 먹던 풍선은 잠시 그 성장을 멈추고 맙니다. 그 대신 의대를 가야 하고 법대를 가야 하고 컴퓨터 공학을 해야 하는 주변의 생각들이 먼지로 변해 풍선 위로 쌓이게 됩니다.
먼지는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그 먼지가 보일지라도 별로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키가 풍선보다 훨씬 높아져 가면서 보이지 않는 먼지 속으로 풍선이 가려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엔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같아서 이상해집니다. 그중에서 아직도 풍선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기 위해 무릎을 굽혀야 하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안개 위에 있어 자기가 넘어져있다는 오해를 여러 사람들에게 듣게 됩니다. 넘어져있다는 오해는 자주 듣다 보면 실제로 넘어져있는 자신의 환영이 보이게 되고 실제로 넘어지고 맙니다. 잘못되면 영영 앉은뱅이가 되고 맙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역시 그들 자신은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안개를 걷어내고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만들어진 고무공을 잡으려고 합니다. 그것이 이미 공장에서 만들어진 딱딱해서 공기가 차있지 않아 한번 찌그러지면 다시 제모양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 고무공을 잡고 싶어 하진 않습니다. 그렇게 싸우고 손을 내밀어 고무공을 잡더라도 잡는 순간 찌그러져 버리고 서로 잡고 있는 공들이 모두 똑같다는 것에 불만을 터트리고 잡아보니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발치의 먼지에 뒤덮은 풍선이 영롱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공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쥐고 있는 불만스러운 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며 부러워할 수 있도록 돈으로 산 페인트로 색깔을 칠하고 아름다워 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가진 자신의 모습이 그래 보이고 싶다는 욕망에 끊임없이 치장을 합니다. 고무공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그것을 부러워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얻고 싶어 하고, 그것과 비슷한 모양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비슷한 다른 것들을 주워 가장 비슷하게 꾸며놓고 고무공이라고 다른 이들이 여겨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그들이 경쟁하고 있는 동안 먼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풍선들은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고 그 색깔도 차차 잃어가고 그 바람도 빠져버리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힘이 없고 쓰러져 갈 때쯤이 되어서야 자신의 쓰러진 옆에 보이는, 먼지 속의 빛바랜 풍선을 보고선 깨닫습니다.
‘고무공보다 더 좋고 더 예쁘고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었는데 내가 언제부터 그걸 잊고 있었지? 내가 왜 이렇게 힘이 없고 풍선을 더 떠오르게 할 수 없을 때에 그것을 깨닫게 되었지?’
그렇게 그들은 힘이 없어지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풍선과 같이 먼지 속으로 잠들고 맙니다.
이것은 만화 속의 한 장면도 아니고, 동화의 한 구절도 아닙니다.
그저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그려보게 된 실제 모습의 스케치입니다.
제가 그렇게 그림을 잘 그린 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스케치를 보면서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됩니까? 아직도 당신의 손에 역한 냄새가 나는 페인트를 묻혀가며 고무공을 꾸며나가지는 않습니까? 모두 똑같은 공을 가지고 똑같은 색깔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이 그렇게 살아가는 의미는 죽는 그 순간에도 발견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꿈을 다시 돌아보고 그 위의 먼지를 불고 털 생각도 시간도 없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쯤 다시 돌이켜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당신의 풍선은 지금 어디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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