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臧文仲)은 큰 거북을 보관하되 기둥머리 두공에는 산 모양을 조각하고 들보 위 동자기둥에는 수초를 그렸으니,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
갑골문자가 발견된 큰 거북 등껍질
앞서 두 사람이나 그 얻기 어렵다는 공자의 칭찬을 받은 상황에 대해 공부하였다. 이쯤 되면 혼쭐이 나는 사람이 등장할 타이밍이 되었다. 장문중(臧文仲)이라는 자가 이번 장에서 공자에게 죽비를 맞는 주인공 되시겠다.
장문중(臧文仲)은 공자의 나라였던 노(魯) 나라의 대부로 장손씨(臧孫氏)이고, 그 이름은 진(辰)이며, 자가 문중(文仲)이고, 장손달(臧孫達)의 손자였다. 정경(正卿)을 지냈고, 장공(莊公)과 민공(閔公), 희공(僖公), 문공(文公) 등 4명의 임금을 섬겼다. 장공 28년 노나라에 큰 기근이 들었는데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옥기(玉器)를 주고 곡식을 청해 제나라 군주의 마음을 움직여 옥기도 돌려받고 곡식도 공급받았다. 일찍이 진(晉)나라 사람들에게 권해 위성공(衛成公)을 석방하도록 했다.
공자(孔子)가 태어나기 60년 앞선 사람 앞서 훌륭함으로 평가를 받았던 이들과 비슷한 연배에 활동했던 인물로, <논어>에서 공자에게 비난을 받는 대부 삼환(三桓)들의 세력이 커지기 전에 오랫동안 노나라를 다스렸던 인물이다. 이렇게 보면, 그가 특별히 욕먹을만한 일이 없었을 것 같지만, 우리는 이미 앞서 공자가 그에게는 ‘三不仁(세 가지 인하지 않은 것)’과 ‘三不知(세 가지 제대로 알지 못한 것)’가 있다고 지적받은 부분을 주석을 통해 공부한 바 있다.
이번 장에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그가 잘못했기에 지적을 받게 되었는지 주자의 해설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거북 등껍질을 보관해두는 방을 만들면서 기둥머리 두공에는 산 모양을 새기고, 들보 위 동자기둥에는 수초를 그려 넣은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장문중을 지혜롭다고 여겼다. 공자께서, ‘그가 인간의 도의를 힘쓰지 않고, 귀신에게 아첨하고 친압함이 이와 같았으니, 어떻게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춘추전>에 쓸데없는 기물을 만들었다는 내용은 곧 이를 가리킨 것이다.”
중국은 고대에 점을 칠 때 거북의 등껍질을 사용하였다. 노나라의 대부였던 장문중이 채 나라에서 가져온 큰 거북 껍데기를 보관하여 소장할 시설을 꾸미는데 아주 화려하게 치장한 사실에 대해 당시의 사람들이 지혜롭다고 했다는 기록에 대해 공자가 정신 나간 짓을 했다고 일갈을 날리는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공자는 민간신앙에 의지하고 귀신을 모시는 따위의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해 상당히 엄중한 철퇴를 가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아예 언급도 하지 말라 하였다.
그런데 현대의 학자들이 그 이유를, 조선시대 성리학으로 잘못 갑옷을 입힌 유교를 가지고 해석하여, 유교 이외의 것을 말하는 것에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불교와 도교까지 싸잡아, 마치 한국의 기독교가 다른 종교를 결단코 종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독단처럼 해석하는 우를 범하는 것을 상당히 자주 접한다. 불편하다. 잘못된 해석을 해놓고서는 제대로 된 해석인 양 구는 이들이 공부하는 자 행세를 하며 떠드는 것을 지켜보는 것처럼 불편한 것이 없고, 그것을 심지어 책에 써서 사실인 양 겁 없이 떠들고 다니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그 무모한 용감함이 심히 거슬린다.
절대 아니다, 그런 거.
전에도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공자는 불교나 도교에 대해 공격한 적도 없고, 이단이라고 비난한 적도 없다. 공자가 괴력난신에 대해서 심하게 경계하고 화를 불같이 내며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여겨야 할 것들이 귀신을 섬기고 귀신에게 비는 따위의 행동이 어리석기 그지없는 미개한 짓임에 한탄을 하였기 때문이다.
지극히 간단하고 합리적인 이유였다. 특히나 위정자들이 귀신에게 의지하는 짓 따위를 함으로써 피해를 입고 제대로 챙김을 받지 못하는 것은 백성이고 민중이니 그런 짓을 절대 하지 말라고 경계하고 비난한 것이다.
그런데 그 점을 치는 물건을 보관하는 건물을 천자(天子)나 제후(諸侯) 또는 종묘를 꾸미는 건축기법을 사용하여 장엄하고 화려하게 지었으니 그것이야말로 대부로서 섬겨야 할 군주에 대한 예도를 어긴 것이라 일갈을 날린 것이다.
여담이긴 하지만, 도대체 거북 등껍질로 무슨 점을 어떻게 쳤는지 영문을 모를 일반인들을 위해 잠시 그 방식을 설명하자면, 거북의 등껍질을 불에 구워 종횡으로 갈라진 형상을 보고 조짐을 알 수 있는 것을 ‘복(卜)’이라 하였는데, 이러한 풍습에서 유래하여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고대 사람들이 앞으로 다가올 길흉화복을 미리 알기 위해서 ‘거북의 껍데기’를 불에 구워서 그 조짐을 알려고 하는 것을 통칭하는 것으로 ‘복(卜)’이라는 글자를 풀어쓴다. 이후에는 조짐(징조)을 미리 알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복(卜)’이라고 하였는데, 벌레와 새의 울음소리는 ‘명복(鳴卜)’이라고 하였다.
문제는 이것들이 문명이 발달하기 전, 상(商) 나라 때에나 유행했던 점복의 풍습인데, 공자의 입장에서는 이제 그런 것에 의지할 때가 아님에도 그것을 종묘보다 더 화려하게 꾸며 보관했다는 기록을 보고서 한탄한 것이다.
그래서 장자(張橫渠)가 이 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기둥에 산 모양을 새기고 동자기둥에 수초를 새겨 거북 등껍질을 보관하는 방을 만든 것과 ‘원거(爰居)’라는 새에게 제사한 의의는 모두 지혜롭지 못함에 귀결됨이 당연하다.”
장문중(臧文仲)이 위의 내용뿐만 아니라 ‘원거(爰居)’라는 새에게 제사한 일까지 있다고 언급한 것은 모두 같은 이치이다. 이 내용은 <<國語>>의 <魯語>에 자세히 나오는 내용으로, “海鳥를 爰居라 한다. 원거가 노나라 동문 밖에 사흘 동안 머무니, 장문중이 國人을 시켜 제사 지내게 했다.”라고 한 기록이 전하는데, 그 주석에 “장문중(臧文仲)이 그 새를 신으로 여긴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두 민간신앙과 미신에 의거하여 그것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 백성들에게도 본보기가 되지 않을뿐더러 모시는 군주에게도 할 도리가 아니니 결코 지혜롭다고 할 수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사실, 이 장에서 장문중(臧文仲)은 미신을 숭상한 것으로 공자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그가 혹평을 들은 사실은, 당시 현인으로 추앙받던 유하혜(柳下惠)의 현명함을 알면서도 조정에 추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리도둑놈’이라는 욕까지 먹은 일이다.
앞서 살펴봤던, 자산과 안영에 대해서 훌륭함을 평가하는 것과 극명한 차이가 나는 것은 단순히 그가 벌인 위에서 보았던 한 두 가지 때문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사람들이 장문중(臧文仲)을 현명하다고 보았다는 기록을 보고, 마지막 문장에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라는 문구를 넣어 당시의 사람들은 물론, 그렇게 잘못 판단했던 이들에게 동시에 죽비를 내려치는 특유의 가르침에 다름 아니다.
이 일이 과연 수천 년 전의 미개한 시대였기 때문에 나온 일이었을까?
굳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검찰의 수장까지 지냈다는 자가, 손바닥에 왕자를 쓰면 대통령이 될 거라는 말에 그것이 방송 카메라에 걸려 변명하는 해프닝을 겪고, 오방색을 써야 아무 탈 없이 대통령을 지속할 수 있다는 말에 모든 행사마다 그놈의 오방색을 갖추려고 했던 정신나간 정치인들이 작금의 우리 시대에는 없었느냔 말이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실수였다고,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치자.
정말로 그들이 그러하다면, 이 나라에 그득한 빨간 깃발을 내건 점친다고 대놓고 광고하는 집들은 다 무엇이며, 상담 전화로 ARS 전화비용을 받으며 점복을 한다고 얼굴을 화장하고 광고 문구에 인터넷 배너에 도배질을 하는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재미로 본다고? 그냥 심심하니까? 불안한데 그저 플래시보 효과를 가져볼까 하고 그런다고?
아, 정말 제정신으로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그럴 정신이 있으면 책 한 줄 더 읽고, 공부를 해서 그 텅 빈 머리를 좀 채우는 것이 어떤가?
당신이 그따위로 나이브하게 사는데, 제대로 된 점복을 공부하지도 않은 사기꾼들이 인쇄소에 부탁하여 찍어낸 부적이 당신의 꿈을 이뤄지고 당신이 당한 횡액을 막아준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정말로 그렇다면 그 많은 점쟁이들과 무당들을 모아 한반도 통일에 그 정신력과 점복의 힘을 왜 국가차원에서 지원하지 않을까?
인터넷에 판매중인 점집용 부적 그리기 세트
말해봐야 입만 아픈 일이다.
내가 직접 보지 않은 것은 믿지 않는 주의라, 초심리학 공부에 한참 빠져 있을 때, 전국 도량터의 도사와 용하다는 무당들을 모두 찾아다니며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물론 내 지적 호기심을 채우겠다는 치기 어린 과정에서 나온 자료조사이고 인터뷰이긴 했으나, 그들 중에 적지 않은 인간들은 사기 전과가 있는 꾼들이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언제나 마지막엔 돈 얘기를 꺼내는 것으로 이야기를 귀결하는 자들이었다.
입만 열면 모 대통령을 점지한 것이 자신이라고 하였고, 지금도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들이 선거 때만 되면 굿을 하자고 자신을 찾는다며 인증샷까지 내미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정신 나간 자들에게 정말로 당신의 안위가 포함된 국정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정말로 바람난 당신의 남편이, 새벽에 목욕재계하고 닭을 막 잡아서 기도드리고 그 피로 한 땀 한 땀 그려내는 부적도 아니고 을지로 인쇄소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그 부적을, 남편의 속옷 안에 같이 꿰매 넣는 것만으로 갑자기 바람기가 휙 하고 사라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느냔 말이다.
당신에게 돈을 뜯겠다고 이혼소송을 하자며 꼬드기며 어떤 결과든 수임료와 성공보수를 뜯어내겠다는 하이에나 심보와의 차이는 합법이냐 불법이냐 과학이냐 비과학적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내가 보기엔 흰색 하이에나냐 검은색 하이에나냐의 오십보백보의 모양새이다. 당신에게 스스로 판단할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냥 아무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모르면 공부하고, 자신이 없으면 수양을 통해 자신감을 키워야지. 왜 사기꾼을 찾아가나?
사기꾼들의 목적은 늘 그렇지만 단 하나, 당신의 돈뿐이다. 그런 점에서는 정치꾼들과 똑같다.
당신이 당신의 정신줄을 제대로 꽉 잡고 있지 않으면, 결국 당신의 재산을 부적으로 굿으로 홀딱 빼앗아내려는 것처럼 정치꾼들이 당신의 알량한 그 1표를 위해 이래저래 혹세무민하여 더 높은 지위에 오르려 하는 것은, 당신이 낸 세금을, 당신을 마음대로 속일 수 있고 누를 수 있는 권력을 얻기 위함인 것을 왜 아직도 모르고 끌려다니냔 말이다.
발설지옥; 혀를 뽑아 그 위를 소가 갈게 한다.
차라리 점쟁이와 무당에게 쓸데없는 돈을 쓰느니 제대로 못 먹고 못 입는 우리나라의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그 돈을 기부하라.
실제로 귀신을 보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자를 직접 찾아보겠다고 발로 뛰었던 입장에서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게 일러주마. 정말로 그런 이들이 있긴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갖춘 이들은 결코 돈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더라. 그들은 그것이 얼마나 무섭고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것을 돈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않더라. 그래서 수많은 가짜 속의 진짜는 드물고 드물어 결코 당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정치꾼들도 똑같다.
정말로 당신을, 국민을, 민중을, 나라를 위하는 자들은 지금까지 그들이 살아온 발자취로 말하지 그 세 치 혀로 포장하지 아니한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미디어가, 당신들이, 우리가, 하늘이 다 알고 있는데, 누굴 속일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