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접고 물리학으로 전향하여 일본 최초 노벨상을 수상하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방법과 다르게 풀었기 때문이야.”
대학 3학년이 되어 이론을 할지 실험을 할지 정해야 하는 시기가 되자 또다시 방황했다. 나는 원래 실험을 싫어하지 않았다. 2학년 때는 키무라 키이치와 함께 여름방학 중에도 매일 나와 실험을 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것은 무엇보다 오래전에 돌아가신 나카무라 기사부로 선생님이 매우 친절하게 실험을 지도해주셨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나의 서툶이 나타났다.
그것은 유리 세공이었다. 발로 풀무를 움직여 가스버너의 불을 조절했다. 양손으로 유리관을 불에 대고 있으면 곧 붉게 변하며 말랑말랑해졌다. 적당한 때에 이것을 마음먹은 형태대로 굽히려고 하면, 갑자기 구불구불해져 버렸다. 급히 불에서 떼어내면, 이번에는 금방 딱딱해져서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 무리해서 굽히려고 하면 뚝 부러져버렸다. 결과가 아주 나빴다. 주위를 둘러보면 친구들이 재미있는 듯 여러 가지 형태를 만들고 있었다. 이것이 실험 물리학자가 되기를 단념한 직접적인 동기였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당시 인기를 누리고 있던 원자 물리학의 실험에는 진공기술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원래 너의 친구를 강사로 초빙하려고 했는데, 형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채용한 것이니 분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