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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Nov 18. 2021

4대 천사는 무슨 기준으로 정해졌을까?

4대 천사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1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474


제9 계급 엔젤즈 (ANGELS, 천사, 天使)

이것이 천사의 계급의 가장 아래 단계로, 인간에 가까운 계급 되시겠다. 엔젤을 나타내는 히브리어는 마라크로 이는 '사자'를 의미한다. 산스크리스트어로는 앙게레스(힌두교의 반신반인의 성선 리스)로 이 신의 영(靈) 혹은 하늘의 영(靈)이 페르시아어로 ‘밀사’를 의미하는 앙가로스가 되어 그리스에서는 앙게로스로서 나타난다. 이와 같은 경로로 전능의 신과 인간, 영원과 시간 우주 사이를 중재하는 자라는 현대의 천사의 개념에 드디어 도달하게 된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천사의 이름과 관련된 초기의 최대 근거는 히브리의 선조 에녹의 3종 연대기이다. 위전(僞傳)이라고 비난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에녹서>는 천사에 관련된 세부사항의 보고(寶庫)이기 때문에 천사에 대한 흥미가 정점을 이루었던 13세기에는 에녹을 위시한 수많은 위전(僞傳)의 저작이 유행했었다.


(완전한 형태의 <에녹서>는 18세기에 이디오피아 교회에 보존되어 있는 원본이 발견될 때까지 실제로는 사람 눈에 띄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중세에는 에녹이 비교적 적게 잡은 수백의 천사가 카발리스트(카발라-중세부터 근세에 걸쳐 퍼진 유대교 신비주의)의 언어를 믿는다면 301,655,722명에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구품 천사 천사(天使)

 

일반적인 천사. 개인을 보호하고 인도한다. 가장 많은 개체수를 지니고 있다. 심지어는 하느님이 숨 쉴 때마다 내쉬는 숨결에서 무수하게 만들어진다는 견해도 있을 정도.

 


 

4대 천사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종류와 계급을 가진 천사들은 당연히 가지고 있는 능력도 하는 일도 달랐다고 전한다. 누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할까?


대표적인 천사라고 한다면, 3대 천사, 4대 천사로 많이 언급되는 천사들이 있는데, 3대 천사는 정통 성서에서 인정한 천사로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을 꼽으며, 4대 천사는 유대인들이 4방위에 천사들을 연결시키고자 또 한 명의 천사 우리엘을 3대 천사에 추가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4대 천사에는 어떤 천사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➀ 미카엘

<미카엘 대천사의 검>, 마리아 즈보랄스카

먼저 미카엘은 헤브라이어로 ‘누가 하나님과 같은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단어의 의미 자체는 ‘하나님과 닮은 자’, ‘하나님과 동등한 자’란 뜻으로 해석되며, 하늘나라에서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에게 맞서 싸울 당시 그가 외쳤던 말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그만큼 그가 천사 중에서도 위대한 존재라는 뜻이며, 최고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천사들의 우두머리인 대천사 가운데 한 명으로, (죽음의 악마인 사마엘과 대립하는) 죽음의 천사이자, 천상 군대의 지휘관으로 보고 있다. 그의 이름은,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 <유다서>에 등장한다. <다니엘서>와 <유다서>를 보면 미카엘은 분명 ‘군장 중 한 명’(다니 10,13), ‘천사장’(유다 1,9)이라 표현되어 있다.

대천사 가브리엘의 도움을 받아 페르시아의 수호천사 도비엘과 다투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또 이스라엘 민족의 영웅이었던 모세의 시체를 놓고 악마와 싸울 때도 그는 천사를 대표하는 천사장으로 등장한다.(다니 10,21; 12,1)


천사 미카엘이 등장하는 성경구절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바사국 군이 이십일 일 동안 나를 막았으므로 내가 거기 바사국 왕들과 함께 머물러 있더니 군장 중 하나 미카엘이 와서 나를 도와주므로

                                               <다니엘서> 10장 13절


오직 내가 먼저 진리의 글에 기록된 것으로 네게 보이리라 나를 도와서 그들을 대적하는 자는 너희 군 미카엘뿐이니라

                                              <다니엘서> 10장 21절


그때에 네 민족을 호위하는 대군 미카엘이 일어날 것이요 또 환난이 있으리니 이는 개국 이래로 그때까지 없던 환난일 것이며 그때에 네 백성 중 무릇 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얻을 것이라

                                                <다니엘서> 12장 1절


천사장 미카엘이 모세의 시체에 대하여 마귀와 다투어 변론할 때에 감히 훼방하는 판결을 쓰지 못하고 다만 말하되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 하였거늘

                                                       <유다서> 1장 9절


특히, <요한계시록>에는 그가 하는 일이 단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그때, 하늘에서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그의 부하들을 대항해 싸움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용과 그의 부하들은 싸움에 패하여 하늘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큰 용은 마귀 혹은 사탄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오래된 뱀이었습니다. 그 용은 온 세상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자였습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은 땅으로 내동댕이쳐졌습니다. 그때, 나는 하늘에서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제야 나타났다. 하나님 앞에서 밤낮으로 우리 형제들을 고소하던 자가 이제야 쫓겨났구나.

                                         <요한계시록> 12장 7~10


여기에서 미카엘은 악마군단과의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방에 서서 악마를 퇴치하는 천사 군단의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볼 때 미카엘은 분명 천군 천사들 중에 대장격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미카엘의 인기는 중세를 거치면서 실제 사람들 사이에 더욱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천사장 미카엘이 인간 세상에 강림하여 여러 가지 기적을 행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가 기적을 행하는 장면을 본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미카엘이 신성시되어 그의 이름이 붙여진 교회, 사원, 대성당, 수도원 등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예로, 몽생 미셸 수도원이 있다.


미카엘이 이처럼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스타급 천사가 된 것은 아마도 사탄이 하나님에게 반기를 들었을 때, 직접 천사 군대를 이끌고 이를 물리친 공적에 통쾌함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사탄이 일으킨 반란군과 이에 맞서는 미카엘 군단의 전투 이야기는 밀턴의 <실낙원>에 세밀한 부분까지 잘 묘사되어 있다.(<실낙원>이 판타지 문학을 능가하는 재미를 갖추고 있음을 요즘 젊은이들일 읽어보지도 않고 고리타분한 고전으로 치부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실락원>의 삽화

미카엘은 이때 황금색으로 빛나는 검을 휘둘러 사탄을 물리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미카엘과 사탄(루시퍼)은 쌍둥이 형제였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미카엘과 사탄은 그 외모도 똑같았기 때문에 누구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한다. 그런데 이런 형제가 서로 피 흘리는 결투를 벌이는 운명에 놓인 것이다.


어쨌든 미카엘은 사탄을 물리치는 최고의 공로를 세움으로써 최고 천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미카엘이 천사들 중에 최고라는 주장은 비단 기독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그는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에도 등장하며, 역시 이곳에서도 최고의 천사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교와 기독교에서 묘사되는 미카엘의 모습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기독교에서 미카엘의 모습은 대체로 아름다운 금발을 펄럭이는 꽃미남으로 그려져 있으며, 등에는 금빛 또는 하얀색의 날개가 달려있다. 거기에, 갑옷을 입고 손에는 창이나 검이 들려 있어 영락없는 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탄과 싸우는 미카엘의 모습>, 라파엘로(1518)

반면 이슬람교에서 그리고 있는 미카엘의 모습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이슬람교에서 미카엘은 ‘미카일’이라 불리며,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의 머리를 덮고 있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는 엄청난 수의 얼굴과 입이 달려 있다고 전하여, 마치 메두사급의 괴물과 같은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미카엘은 분명 사탄이 가장 무서워하는 천사이며, 아직까지 가장 위대한 천사로 인정받고 있는 천사의 대장임에 틀림없다.

몽 생 미셸(Mont Saint Michel)

신비와 전설로 가득한 바다 위의 성, 몽  미셸은 708년 대천사장 미카엘이 오베르 대주교의 꿈속에 나타나 ‘몽통브Mont Tombe(몽생미셸의 옛 지명)에 기도 대를 세우고 예배당을 지어라’고 명령했다고 전해온다. 대주교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를 계속 미루었다. 이에 화가 난 미카엘은 세 번째 꿈에 나타나 손가락으로 강한 빛을 쏘아 오베르의 머리에 구멍을 내버렸다.


이에 깨달음을 얻은 오베르 대주교는 몽통브에 올랐다. 미카엘이 지목한 장소를 찾아내는 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가 지목한 곳에만 이슬이 맺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주교는 숲이 내려다보이는 높이 80m의 큰 바위 위에 서둘러 기도 대를 세우고, 이탈리아의 몽테 가르가노(Monte Gargano)에서 화강암을 가져와서 예배당을 지었다.

몽생미셸은 바로 이곳에 있게 한 ‘신의 전령’ 미카엘의 프랑스어식 발음인 미셸에서 기원하였다. 전설 같은 이야기지만 아브랑쉬의 박물관에는 구멍 난 오베르 대주교의 해골이 아직도 전시되어 있다.

 

➁ 가브리엘

가브리엘은 계시(啓示)의 일을 맡은 천사로 하나님을 모시는 시종이라고 한다.(루가 1:19) 

라틴어로 ‘하나님의 사람’을 뜻한다.


<구약성서>에서 가브리엘은 다니엘서에 두 차례 등장해 다니엘의 꿈을 해석해준다.(다니엘 8:6, 9:21) 다니엘은 가브리엘이 빨리 날았다고 말하는데, 이는 날개가 달린 천사라는 의미를 부각한 것이다. 가브리엘은 예수의 탄생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누가복음에서 가브리엘은 늙은 사제 사가랴가 향을 피우고 있는 성전에 직접 나타난다.


거기서 가브리엘은 사가랴에게 그의 늙은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것이며, 장차 그 아들이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라고 말한다. 사가랴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가브리엘"이라는 천사의 말을 의심했기 때문에 천사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그를 벙어리로 만들었다. 늙은 부부의 아이는 자라서 세례자 요한이 된다.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수태를 알리는 장면>,보티첼리(1489년)

가브리엘이 고지한 또 다른 탄생은 아버지가 아예 없다는 점에서 기적의 성격이 더 강하다.


가브리엘은 나사렛에 가서 동정녀 마리아에게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을 낳으리라고 예고한다. 마리아는 남자와 동침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당혹스러워하지만 천사는 그런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누가복음> 1:35


또한 훗날 헤롯의 박해가 다가오는 것을 요셉에게 미리 알려주어 이집트로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미카엘의 경우처럼, 그리스도교도와 유대교도는 천사 가브리엘에 얽힌 많은 전설을 만들어냈다.


미카엘이 태양의 움직임을 인도하고 가브리엘이 달의 움직임을 인도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가브리엘이 시나이 산(시내 산)의 돌에 십계명을 썼다는 설도 있다.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예수를 잉태하리라고 고지했다는 것을 토대로, 베들레헴 인근의 양치기들에게 예수의 탄생을 알린 이도 가브리엘이라는 전설이 생겨났다. 또한 모세의 시신을 아무런 표시가 없는 무덤에 묻은 이가 가브리엘이라는 전설도 있다.

가브리엘은 이처럼 하나님의 뜻을 ‘예언’이나 ‘계시’에 의해 사람들에게 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러한 그의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잔 다르크가 이단으로 몰려 심판을 받게 되었을 때 되시겠다. 이때 그녀는 자신이 이런 일을 행한 것은 오직 가브리엘 천사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함으로써 가브리엘이 계시의 천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브리엘이 맡은 임무가 비단 이런 계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모세가 죽었을 때 그를 매장하는 임무를 맡기도 했으며, <요한계시록>에서는 ‘최후의 심판 때 나팔을 불 천사’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가브리엘은 아라비아에 전해오는 신화에도 등장하는데,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태초에 하나님이 사람을 흙으로 만들 때 네 가지 색깔의 흙이 필요했다. 이에 하나님은 가브리엘을 시켜 땅의 흙을 가져오도록 했다. 이에 가브리엘이 땅으로 가서 흙을 달라고 하자 땅이 말하기를 “절대 줄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만들어지면 분명 나를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가브리엘은 할 수 없이 빈손으로 하나님에게 돌아갔다. 하나님은 다음으로 미카엘을 보냈으나 그 역시 마찬가지로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하나님은 죽음의 천사를 땅으로 보냈고, 죽음의 천사가 강제로 가져온 흙으로 인간이 만들어졌다. 결국 인간은 죽음의 천사 덕분에 만들어졌기에 죽음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자료에서는, 가브리엘의 여성적인 성품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기독교 성화에 그려지는 가브리엘의 모습은 거의 여성에 가까운 중성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브리엘은 정말로 여자 천사였던 걸까? 전술한 바와 같이, 사실 유대교나 기독교에서 천사의 존재는 인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성별의 구별이 없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인간의 기준으로, 천사들에게조차 자꾸 성별을 구별하려 들려하였고, 가브리엘이 기록의 성향으로 보건대,

여자 천사였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하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성서에 가브리엘이 여자였다는 기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단지 그의 행적이나 그것에서 보이는 성향을 바탕으로 추측만 할 뿐이다.


가장 큰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이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왼쪽 편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유럽에서는 주인의 왼편에 여자가 서는 것이 관례였기에 이런 주장들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마리아 앞에 나타났을 때 마리아가 침착할 수 있었던 것도 가브리엘의 모습이 여자였기 때문일 것이라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달기도 한다. 어쨌든 가브리엘의 성별은 차치하더라도 여성적 성향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왼편을 보좌하고 있는 것에 대해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즉, 그가 미카엘에 이어 넘버 투에 해당하는 천사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왼편을 보좌하고 있지 않았겠냐는 추론이다. 실제로 그는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미카엘 못지않게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천사이다. 기독교와 정통 구약성서에서도 이름이 등장하는 천사로는 미카엘과 더불어 가브리엘이 유일할 정도이다.

가브리엘 천사의 계시를 받고 있는 무함마드 모습

이슬람교에서 가브리엘의 지위는 어쩌면 기독교에서의 미카엘보다 한 수 위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은 알라신이 직접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기록하게 한 것이 아니라 중간에 가브리엘을 통하여 알라신의 말을 기록하게 했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무함마드에게 신의 계시를 전달하는 ‘신실한 신령’으로도 불린다. 즉, 가브리엘은 무함마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하는 데 있어 알라신의 모든 핵심적인 중계 역할을 담당한 천사였던 것이다.

무함마드가 처음 명상 중에 알라를 만났을 때의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무함마드가 마흔 살이 될 무렵 그는 동굴에 들어가 명상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밝고 거대한 빛이 무함마드를 덮치는 바람에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이때 가브리엘이 나타나 무함마드를 깨워주었다. 그리고 거칠게 무함마드의 목을 쥐어 잡고는 기이한 문자가 적힌 천을 펼쳐 보이며 읽게 했다. 그러나 당시 무함마드는 글도 읽지 못하는 무식쟁이여서 가브리엘이 대신 읽어주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코란>이다. 이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무함마드가 직접 알라신을 대면한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 이후로도 가브리엘은 늘 무함마드에게 나타나 알라신의 계시를 전해 주었고, 그 계시를 받아 무함마드는 이슬람교를 창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외에도 가브리엘은 존 밀턴(John Milton)의 <실낙원(Paradise Lost)>에서 미카엘을 도와 사탄과 반란 천사들을 물리치는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또한 가브리엘은 이탈리아 시인 토르카토 타소(Torquato Tasso)가 제1차 십자군을 소재로 쓴 서사시 <해방된 예루살렘 (Gerusalemme liberata)>에도 등장한다.


가브리엘은 수많은 회화 작품에서 동정녀 마리아에게 아기 예수를 잉태하리라고 고지하는 역할로 나온다. 가톨릭에서는 이것을 수태고지라고 부른다. 그래서인지 전통적으로 가브리엘은 집배원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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